이 기사는 2024년 11월 01일 08: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다날이 350억원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하며 신사업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해외 서비스 투자와 인수합병(M&A)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포부다. 하지만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선다. 그동안 다날의 신사업은 성장을 위한 발판이 아니라 족쇄 역할을 해왔다.전자결제지급대행(PG) 기업인 다날은 상반기말 기준 15개의 종속기업을 두고 있다. 음원 제작·유통부터 커피 프랜차이즈, 로봇 카페, 암호화폐, 전자상거래, 투자조합, 소프트웨어(SW) 개발, 모바일 앱, 배달대행 등 분야도 다양하다.
일찌감치 사업 영역을 확장해 왔지만 성과를 거두진 못했다. 연결·별도 재무제표를 비교하면 일목요연하다. 다날이 연결 재무제표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연결 순이익이 별도 순이익보다 높았던 것은 2021년이 유일하다. 그리고 2021년은 자본잠식 위기에 직면했던 계열사 다날엔터테인먼트가 2012년 두나무에 투자하며 보유했던 지분을 매각한 해다. 사실상 16년 동안 다날의 종속기업은 이익을 내지 못했다.
상반기말 기준 다날이 지분을 보유한 공동기업이나 관계기업 15개사 중 취득원가보다 장부금액이 높은 곳은 2곳뿐이다. 그마저도 약 1억3000만원 수준이다. 반면 350억원을 투자한 배달대행 플랫폼 만나코퍼레이션의 지분 장부금액은 145억원으로, 약 205억원의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손대는 곳마다 손실을 보다 보니 '마이너스의 손'이라는 불명예스러운 평가를 받고 있다. 창업주인 박성찬 회장은 지난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인 백현숙 대표가 지휘봉을 쥐고 쇄신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문제는 환경이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다날은 2022년, 2023년 연결 기준 333억원, 40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창사 이래 최대 적자를 2년 연속 갱신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49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현금 사정도 나빠졌다. 올해 상반기말 현금성자산은 576억원으로 줄었다. 7월과 10월 사채권자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풋옵션 행사로 166억원의 현금 유출이 이뤄지기도 했다. 여기에 더해 회생절차를 개시한 티몬의 채무보증 200억원에서도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350억원의 CB 발행으로 급한 불은 껐다. 하지만 성장의 발목을 잡는 종속기업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다날의 지난 행보를 봤을 때 신사업의 부진을 신사업으로 메운다는 전략은 설득력을 얻기 힘들다.
다행인 것은 다날이 비결제 부문 계열사의 매각을 검토 중이라는 점이다. 신사업 역시 본업인 결제 분야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야말로 성장의 족쇄가 아닌 발판이 될 신사업일지 불안과 기대를 함께 안고 지켜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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