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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밸류업 점검]합병으로 더 후해진 '배당 인심'올해부터 업황 저하 따른 '무배당' 없어...2026년 중장기계획 발표 예고

정명섭 기자공개 2024-11-06 09:17:57

이 기사는 2024년 11월 05일 07: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이노베이션이 SK E&S와 합병한 이후 공을 들일 비재무지표는 주주환원률이다. SK이노베이션은 SK E&S를 품는 과정에서 지분율 희석이 불가피한 자사 주주들을 달래기 위해 이전보다 진일보한 주주환원책을 제시해야만 했다.

실제로 SK이노베이션은 배당이 후한 SK E&S와 합병하면서 덩달아 배당 인심이 후해지는 그림이다. SK E&S의 안정적인 현금창출력이 업황에 정유·석유화학 업황에 따라 요동치는 SK이노베이션의 실적 변동성을 잡아주면서 이전보다 안정적으로 배당에 나설 수 있게 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업황 따라 요동친 배당정책

지난 10년간 SK이노베이션의 주주환원율은 업황에 따라 요동치는 모습을 보였다. SK이노베이션은 2015년 결산 배당으로 사상 최고 수준인 주당 4800원을 책정했다. 주당 배당금 3200원에 특별 배당금 1600원이 더해졌다. 당시 주주환원율은 55%였다.

근간에는 역대 두 번째로 높았던 실적이 있었다. SK이노베이션의 2015년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8조3599억원, 1조9803억원이었다.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성적표였다. 글로벌 석유제품 수요 증가와 정제마진 호조로 수익성이 크게 올랐다. 직전 해인 2014년에 적자를 기록해 배당금이 '제로(0)'였던 것과 대조적이다. 당시 SK이노베이션이 연간 적자를 기록한 건 37년 만이었다.


2017년에는 처음 중간배당에 나서기도 했다. 당시 SK그룹이 전사적으로 계열사들의 주주친화 정책을 장려할 때다. SK그룹은 계열사 배당성향을 30%로 높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고 SK이노베이션도 이에 맞춰 고배당 정책을 유지했다. SK이노베이션의 주당 배당금은 8000원까지 올랐다.

SK이노베이션이 2017년에 배당금 지급에 쓴 현금은 7456억원, 2018년 7083억원(주당배당금 8000원), 2019년 2647억원(주당배당금 3000원)이다. 2017년과 2018년 연결기준 배당성향은 각각 34.9%, 41.7%다. 2019년엔 실적이 악화하면서 배당금 총액은 축소됐지만 배당성향이 402.4%로 급등했다. 2017년과 2018년 SK이노베이션의 주주환원율은 각각 35%, 43%였다. 2019년에는 지배주주 당기순이익이 마이너스(-)로 전환해 배당금 지급에도 배당성향과 주주환원율이 기재되지 못했다.

코로나19가 불어닥친 2020년 SK이노베이션은 2조4203억원의 영업손실을 내 배당을 실시하지 못했다. 정유사업에서만 2조2228억원의 손실이 났다. 사업 전환을 위해 배터리 분야 투자도 점차 늘려야 하는 점을 고려해 기타 현금지출도 최소화해야만 했다.

2021년 이후에도 비슷한 기조가 이어졌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사업 신규 설비 투자에 대규모 지출이 이어지면서 그해 무배당을 검토했으나 주주환원 역행을 우려한 이사회의 반대로 처음 현물 배당에 나서기로 했다. 당시 SK이노베이션 주주들은 주당 자기주식 0.011주를 받았다. 총 1956억원 규모였다.

2022년에도 자기주식 현물배당(1주당 0.034주)으로 5433억원을 썼고 작년에는 7936억원 규모의 자기주식 소각으로 배당금 지급을 대신했다. 아 자기주식은 2018년과 2020년에 매입한 물량(1조5000억원 규모)의 일부다.

◇'무배당' 더 이상 없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와 내년에 최소 주당 배당금을 2000원으로 정했다. SK이노베이션은 합병 이후 수익구조가 더 탄탄해지려면 최소 2년의 시간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주당 배당금 2000원은 이전 수준과 비교했을 때 높지 않은(무배당 제외) 수준이다. 다만 최소한의 주당 배당금을 설정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전처럼 정유업황 저하로 인한 무배당은 더이상 없음을 뜻하기 때문이다.

지난 1일 SK이노베이션은 SK E&S와 합병을 완료해 올 4분기부터 실적이 합산 발표될 예정이다. E&S의 전력 LNG사업은 지난 8월 폭염과 9월 늦더위 지속으로 역대 최대 수요를 경신했다. 도시가스 사업 부문도 연료전지 등 신사업 발굴 등으로 하반기 견조한 실적이 예상되고 있다. 올 겨울 한파가 예상되는 점도 호재다.

E&S는 내년 3분기 호주 바로사 가스전에서 저가 LNG를 확보하기 시작하면 원가 경쟁력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이익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올 3분기 첫 분기 흑자를 달성한 SK온도 내년에 현대차, 포드 합작법인(JV)이 각각 가동한다.

SK이노베이션의 다음 중장기 주주환원책이 발표될 시기는 2026년이다. 우선 큰 틀에서 2027년 이후 '주주환원율 35% 이상 지향'이라는 목표는 설정했다. 35%라는 숫자는 지난 10년간 주주환원율 중 최소한의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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