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풍향계]미래에셋증권, 강성범 IB 헤드 유임…'안정성' 방점주용국 IB2부문 대표, 부사장 승진 두각
안윤해 기자공개 2024-11-20 07:24:47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3일 09: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래에셋증권이 올해 투자은행(IB)부문 인사에서 변화 속 안정을 택했다. 인사 폭에 큰 변화를 준 자산관리(WM) 부문과 달리 투자은행(IB) 부문은 인사 규모를 최소화해 조직의 안정과 회복을 꾀하려는 분위기가 포착됐다.올해 미래에셋증권 IB부문은 인력 이탈과 해외 부동산 부실, 고려아연 관련 딜 등 어수선한 분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이에 그룹차원에서는 쇄신보다 리스크관리 등 조직의 안정화를 위해 사업부문의 리더십을 유지하는 인사를 고수한 것으로 파악된다. 동시에 각 부문대표의 인사가 유임과 승진으로 이뤄지면서 그간의 성과를 인정과 함께 재차 힘을 실어주는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강성범 부사장 유임…주용국 IB2부문 대표 부사장 승진
미래에셋그룹은 지난 11일 임원 승진 인사와 조직 개편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그룹은 전문경영인 1.0 시대를 맞아 경영 성과의 안정성과 조직의 역동성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미래에셋증권은 WM 부문 내 연금사업과 글로벌 사업을 강화한 반면, IB부문은 안정성에 무게를 둔 인사를 단행했다.
12일 IB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 IB부문은 강성범 부사장(IB1부문 대표)과 주용국 전무(IB2부문 대표)가 각각 자리를 지켰다. 강성범 부사장(IB1부문 대표)은 유임했으며, 주용국 IB2부문 대표는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세대교체보다 기존의 부문 대표들의 임기 연장을 통해 조직을 안정화하는 전략을 택한 셈이다.
올해 미래에셋증권 IB부문은 우리투자증권으로의 인력 이탈이 이어졌다. IB부문에서만 최소 5명 이상의 인원이 회사를 떠났다. 양완규 전 대체투자금융 부문대표와 이형락 전 대체투자본부장이 이동했다.
커버리지 비즈니스의 핵심이었던 박현주 전 CM본부장도 우투로 자리를 옮겼다. 이밖에 기업금융2본부에 속해있던 팀장·부장급 인력 2명도 옮겨갔다. 이에 회사는 사내 공모와 외부 인력 충원을 통해 빈자리를 채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IB사업 부문은 아직 해결해야하는 리스크들이 남아있는 만큼 승진 인사가 적은 편에 속했다. 이번 IB1부문 내 인사는 김회붕 IPO2팀 수석과 이제은 M&A팀 수석의 이사대우 승진 뿐이었다. 특히 IB1부문은 고려아연 공개매수 및 유상증자 관련해 금융당국으로부터 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으로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IB2부문 역시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이번 인사에서 IB2부문은 주 대표와 송승우 글로벌대체투자금융2팀 이사대우를 제외한 임원 인사는 없었다. IB2부문은 주요 비즈니스인 부동산금융 규모 축소에 따라 조직도 슬림화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래에셋증권은 국내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투자에서 고전을 겪고 있다. 회사는 올해 프랑스 마중가타워 관련 130억원과 헤외 상업용 부동산 관련 손실만 850억원을 인식했다. 작년부터는 3700억원의 해외부동산 손실을 반영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증권의 이번 인사 기조는 실적을 보면 알 수 있다"며 "IB부문의 수익성이 저하된 만큼 꾸준히 성장하는 WM에 집중될 수 밖에 없는 인사였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 1조 클럽 목전...IB 사업 성과 인정 평가도
미래에셋증권의 IB부문은 이번 인사에서 인적 쇄신이나 문책성 인사가 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그간의 사업 성과를 인정받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조직이 안정을 꾀할 수 있도록 다시 기회를 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래에셋증권의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14.2% 증가한 3708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9146억원으로 연말 1조클럽 입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그 중 미래에셋증권의 IB 수수료 수익은 54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7% 증가했다.
특히 기업공개(IPO) 대표주관 부문이 돋보였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IPO파트에서 최강자 자리에 오른데 이어 올해 3분기까지 선두자리를 유지해왔다. 부동산 시장 침체 장기화로 부동산 PF 관련 투자가 위축된 반면 IPO 부문에서 다수의 딜을 성사시킨 데 따른 것이다.
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3분기까지 대표주관 건수 10건, 시장 점유율 12% 이상을 유지했다. 전진건설로봇, 산일전기 등 굵직한 딜부터 현대힘스 등의 알짜 딜까지 전방위로 맡았다.
아울러 부동산 PF 사업에 대한 신용규모를 줄이고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등 리스크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회사의 PF 신용규모는 3분기까지 4000억원대 수준으로 자기자본의 5%를 하회하고 있다. 지난해 말 9696억원 대비 절반 이상을 줄였다.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PF뿐만 아니라 IB사업부문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IB 사업이 실적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기 때문에 단기 성과가 안좋다고 해서 인사를 통해 매번 쇄신을 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희일비하는 사업이 아닌 만큼 유임과 승진 인사를 통해 성과를 인정해주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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