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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한국증권, 지분매각 잭팟…증권사 잔치 속 진짜 승자과거 15만9000주 주당 65만원 수준 매입…공개매수가 경쟁 뒤에도 폭등세

양정우 기자공개 2024-11-20 07:26:08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3일 07: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우군으로 분류됐던 한국투자증권이 고려아연의 지분 전량을 매각했다. 과거 15만9000주 가량을 주당 65만원 수준에 매입했던 만큼 대규모 투자 차익을 거둔 것으로 파악된다.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쩐의 전쟁으로 거듭나면서 증권업계가 최대 수혜를 누린 것으로 관측된다. 그간 전면에 나서지 않았던 한국증권은 이번 지분 매각으로 숨겨진 승자로 부상하고 있다.

◇고려아연 우호 세력 한국증권…대규모 차익 확보 무게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증권은 최근 보유하고 있던 고려아연 보통주 15만8861주를 전량 매각했다. 매각 시기는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가 끝난 10월 23일 이후인 것으로 알려져있다.

한국증권이 고려아연의 우호 세력으로서 지분 투자에 나선 건 2022년 11월 말로 확인된다. 전략적 제휴 내지 투자 목적으로 취득한 주식은 총 15만8861주다. 주당 65만원 대에 인수하면서 총 1045억원 가량을 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분 매입 이후 고려아연의 주가는 한동안 투자 단가를 밑돌았다.

하지만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측과 최윤범 회장측의 경영권 분쟁이 불거지면서 이례적 잭팟의 기회를 얻었다. 최 회장측은 자사주 공개매수에서 MBK 연합측의 공개매수가(주당 66만원→ 75만원 → 83만원)보다 높은 89만원을 제시했다. 상대방의 공개매수를 저지하기 위한 시도였다.

공개매수가 상향 경쟁이 붙으면서 증시에서도 고려아연의 주가가 치솟았다. 여기에 양측의 공개매수가 끝난 뒤에도 재차 폭등하기 시작했다. 공개매수전이 압도적 승자 없이 막을 내리면서 어느 한쪽도 의결권 있는 주식의 과반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승자의 저주가 우려될 정도로 파상공세를 벌인 가운데 고려아연의 주가는 최고 154만원까지 껑충 뛰었다.

고려아연 주가 추이. 출처:네이버

한국증권의 처분 단가는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 다만 이례적 수익 창출의 기회에서 매도를 단행했을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최 회장측에 서있던 우군 세력으로서 지분 매각이라는 결단을 내린 건 처분하지 않을 경우 배임 리스크가 불거질 수 있다는 점까지 감안됐기 때문이다.

만일 공개매수 마감 뒤에 처분을 시작했다면 100만원 안팎부터 최고 150만원 사이에서 전량 매각에 성공할 수 있었다. 이 구간으로 평균 단가를 가정할 경우 1589억원에서 2383억원 가량을 확보하는 게 가능했다. 많게는 투자금의 2배에 가까운 금액을 회수하는 기회였던 셈이다.

◇한국증권, 예상밖 소극적 스탠스…숨겨진 승자, 실리 챙겼다

그간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서 한국증권은 예상보다 소극적 스탠스를 유지했다. 최 회장측의 우호군인 건 분명했으나 고려아연측의 자금줄로서 총대를 메지 않았다. 공개매수 사무를 주관하지도 않았고 직접 대출에 나서지도 않았다.

한국증권이 참여한 건 최 회장측의 백기사인 베인캐피탈(트로이카드라이브인베스트먼트)이 대항 공개매수를 위해 대출을 받는 브릿지론이었다. 자기자금 약 859억원과 한국증권에서 차입하는 약 3437억원을 투입해 고려아연 지분 약 2.5%의 공개매수에 나섰다. 여기에 별도로 2000억원의 고려아연 기업어음도 인수했다.

MBK 연합측에서 활약한 NH투자증권에 크게 미치지 못한 행보다. 우선 NH증권은 공개매수 사무 취급사를 맡았고 MBK파트너스에 1조5000억원 수준의 공개매수 자금을 연 5.7% 금리로 제공했다. 이자수익과 공개매수 수수료, 자문료 등을 포함하면 대규모 수익이 예고돼있다.

한 증권사 고위 임원은 "업계에서 가장 큰 의문은 최 회장측과 오랫동안 긴밀하게 소통해온 한국증권이 적극적으로 참전하지 않은 대목"이라며 "NH증권측에서도 한국증권이 총대를 멜 것으로 예상했으나 베인캐피탈의 브릿지론에만 관여했다"고 말했다. 이어 "주가 폭등이 예상됐던 시점에 우호군보다 차익 실현에 무게를 실었을 것"이라며 "공개매수 후 타이밍에 전량 매각했다면 NH증권을 훌쩍 뛰어넘는 수익을 챙겼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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