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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 풍향계]발해인프라 IPO 속행...KB증권 해외 세일즈 파워 '입증'1600억 공모 시동, 주관 1위 발판…상장시장 한파, 중소형 딜도 철회 릴레이

양정우 기자공개 2024-11-20 07:28:08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9일 07: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1호 토종 공모 인프라 펀드인 KB발해인프라투융자회사(발해인프라)가 기관 수요예측을 마무리하면서 일반 청약에 돌입했다. 연말 케이뱅크의 기업공개(IPO) 철회를 비롯해 상장 시장에 한파가 불어닥쳤지만 증시 입성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

발해인프라의 상장은 KB증권이 올해 주관 순위 선두로 올라서려면 반드시 성사돼야 하는 딜이다. 일단 IPO 시장이 얼어붙은 시기에 수요예측이라는 첫 번째 고비를 넘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발해인프라가 상장한 후 MNC솔루션까지 연내 증시에 오르면 KB증권이 막판 역전에 성공할 것으로 관측된다.

◇발해인프라 공모 속행, 혹한기 속 선전…해외 세일즈 두각, 외국기관 잇단 주문

KB자산운용은 발해인프라의 공모가를 8400원으로 확정했다. 지난 8일부터 3영업일간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 예측을 진행한 결과 경쟁률이 3.99 대 1을 기록했다. 현재 18일부터 19일까지 일반 청약에 나서고 있다.

물론 발해인프라는 당초 계획보다 공모 볼륨을 줄이는 결정을 내렸다. 인프라 펀드의 공모가는 고정돼 있지만 공모금액을 2000억원에서 1600억원으로, 예상 시가총액 역시 1조700억원에서 1조300억원으로 각각 줄였다. 모집 주식 수를 약 2381만주에서 1905만주로 20% 줄인 결과다.

하지만 수백원 대 공모에 나선 중소형 IPO도 줄줄이 철회하는 와중에 1600억원의 공모에 나서는 게 준수한 성적표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무엇보다 국내 기관의 투자심리가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외국 기관에서 우호적 반응이 이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뜻밖에도 수백억원 대의 물량 주문이 이어지면서 KB증권의 해외 세일즈 역량이 제몫을 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IPO 본부장은 "연말 중도 포기를 선택한 IPO가 쏟아지고 있다"며 "씨케이솔루션, 에이스엔지니어링, 동방메디컬, 다원메닥스, 에스엠랩 등이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발해인프라도 불안하다는 시각이 주를 이뤘는데 뜻밖에도 증시 입성을 시도할 수 있는 수준으로 수요예측이 마무리됐다"며 "내년 하우스마다 빅딜를 앞두고 있는데 고무적 결과"라고 덧붙였다.

발해인프라는 아무래도 일반적 IPO와는 투자 포인트가 다른 공모주다. 유료 도로와 터널, 철도 등 사회기반시설(SOC)에 주요 투자하는 펀드로서 대구-부산간고속도로 등 연간 약 1억800만 대의 차량이 이용하는 유료도로 자산에 투자해 운용 수익을 배당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기준 예상 배당률은 7%가 넘는다. 이 때문에 단타를 노리는 투자자 대신 해외 롱펀드 등이 유입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연말 IPO 주관순위 경쟁 '치열'…한국증권 1위, KB증권 막판 역전 시도

연말에 다가설수록 IPO 시장의 주관순위 경쟁도 치열하다. 지난 15일 기준 IPO 주관 1위는 한국투자증권(6646억원)이다. 그 뒤를 미래에셋증권(5990억원), NH투자증권(4833억원), KB증권(4129억원) 등이 잇고 있다.

상반기까지 KB증권은 IPO 주관실적에서 선두권을 유지해왔다. HD현대마린솔루션이라는 올해 랜드마크 딜을 주관한 덕이다. 하지만 하반기 공모에 나섰던 케이뱅크가 상장을 내년 초로 미루면서 추격을 허용했다. 그럼에도 KB증권 내부에서는 아직까지 1위로 한 해 실적을 마무리할 수 있다는 기대를 갖고 있다.

무엇보다 발해인프라와 MNC솔루션이 연내 상장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두 IPO의 경우 각각 2000억원 안팎의 공모를 단행할 것으로 분석됐다. 만일 총 4000억원의 실적을 추가하면 막판 선두 탈환이 가능했다. 발해인프라는 공모규모를 1600억원으로 줄였지만 MNC솔루션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아직 미지수다. 두 딜로 3500억원 안팎의 실적만 거둬도 1위에 올라설 가능성이 높다.

MNC솔루션은 KB증권이 단독으로 대표 주관을 맡은 조단위 기업이다. 몸값으로 최소 1조원 이상이 기대돼온 건 글로벌 전쟁 여파로 국내 방산 섹터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K-방산의 주역인 K9 자주포 등에 탑재되는 구동, 안정화 시스템 등을 생산하고 있다. IPO 시장의 침체로 공모규모를 당초 계획보다 줄일 수 있어도 상장 자체는 높은 투자 매력 덕에 무난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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