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interview]"탄탄한 위상 한국물 발행사, 변수는 무역전쟁"톰 조이스 MUFG증권 수석 전략가
뉴욕(미국)=이정완 기자/ 안정문 기자공개 2024-11-15 20:04:02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5일 07: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톰 조이스 MUFG증권 수석 전략가는 월스트리트에서도 거물로 꼽히는 자본시장 전문가다. '매그니피센트(Magnificent) 7'으로 불리는 미국 대형 테크 기업 CEO나 CFO(최고재무책임자)가 직접 그에게서 시장 전망을 들을 정도다. 핵심 한국물 발행사도 이따금 그에게 조언을 구한다.톰 조이스 수석 전략가는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복귀로 인해 불확실성이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간 시장이 보여준 회복탄력성에 주목했다. 한국물 발행사도 마찬가지다. 트럼프 재집권으로 심화될 미국과 중국 간 무역갈등이란 변수를 제외하면 지금껏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쌓은 탄탄한 위상을 이어갈 것이란 분석이다.
◇시장은 이미 트럼프 예상…'회복탄력성' 믿는다
톰 조이스 수석 전략가(사진)는 글로벌 IB(투자은행)업계에서 30년 넘는 경력을 쌓은 인물이다. 미국 홀리 크로스 칼리지에서 정치학을 전공하고 미국 노스웨스턴 켈로그 경영대학원에서 MBA 학위를 받았다. 지금은 미국 뉴욕에 위치한 MUFG증권에서 글로벌 자본시장을 총괄하는 전략가로 활동하고 있다.
우선 시장 관심이 가장 큰 금리 향방부터 물었다. 트럼프의 대선 승리 직후 미국 국채금리는 가파르게 상승했다. 이미 시장금리는 지난 9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빅컷'을 단행했을 때부터 급격히 오르기 시작했다. 톰 조이스 수석 전략가는 이 때부터 시장이 트럼프 당선을 예상했다고 평했다.
그는 "지난 9월 연준이 기준금리를 50bp 인하할 무렵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은 고점을 찍고 내려가던 때였다"며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변동성이 어느 정도 선반영됐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공약처럼 통화 정책에 적극적으로 개입할지 여부에 대해선 생각보다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톰 조이스 수석 전략가는 "트럼프의 정치적 수사법(Rhetoric)과 별개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법적 장치로 인해 독립성이 보장될 것이라고 다시 한번 확인했다”면서도 "정책 전환으로 재정수지가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로 인해 대선 전 예상보단 금리 인하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관세 인상 같은 보호 무역주의로 인해 강달러는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톰 조이스 수석 전략가는 "중국과 유럽 국가가 미국으로부터 고립되는 현상이 심화되면서 지금과 같은 강달러 현상이 유지될 수 있다"며 "다른 주요 국가 중앙은행이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금리를 인하하면 내년 2~3분기에는 강달러가 점진적으로 약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톰 조이스 수석 전략가는 글로벌 자본시장의 회복탄력성(Resilience)에 주목했다. 그간 시장이 외부 충격을 흡수해 흔들리지 않는 능력을 보였다는 의미다.
그는 "최근 상황을 살펴보면 제2차 세계대전 이래 가장 큰 무역전쟁, 지난 세기 이래 가장 큰 팬데믹, 70년 만에 유럽 최대 규모 지상전, 40년 만에 가장 높은 인플레이션율 등 굵직한 사건 투성이"라며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자본시장은 미국 주식 시장의 기록적 활황, 꾸준한 크레딧 스프레드 감소, 오일 가격 하락 등 유례없는 호황을 이어갔다"고 강조했다.
◇한국물 발행사, 변동성 확대에 '소통만이 살길'
우리 기업도 이 같은 변동성 확대에 대비하기 위해 톰 조이스 수석 전략가에게 자문을 구하고 있다. 한국물 발행사는 우리나라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국 대선 이후 달라질 조달 여건에 대해 주로 묻는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한국 조달 기업은 무역전쟁으로 인한 잠재적 리스크에 특히 주목하고 있다”며 “급변하는 정치적·지정학적 리스크를 알리며 최신 시장 흐름을 한국 고객에게 전달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톰 조이스 수석 전략가는 무역전쟁이 한국 경제성장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2017년과 2019년 약 1%포인트 차이의 유의미한 성장률 감소를 겪었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되면 이런 일이 재발할 수 있다.
그래서 강조한 게 선제적인 방어다. 톰 조이스 수석 전략가는 "외화 조달 기업은 트럼프 신정부 취임 이후 발생할 역풍(Headwind)을 미리 인지해 내년 이후를 충분히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여긴다"며 "그럼에도 한국물 발행사는 그동안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투자자 기반을 다지고 우수한 신용 인지도를 확보한 만큼 도전을 잘 극복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내년부터는 2020년대 초반 저금리 시절에 발행한 차환 물량이 대거 도래한다. 올해 406억달러였던 한국물 상환 물량은 내년 468억달러, 2026년에는 556억달러까지 증가한다. 외화채 발행을 적극적으로 준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톰 조이스 수석 전략가는 "내년 대규모 차환 수요로 인해 발행 시점과 투자 수요를 선점하려는 경쟁이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발 정책 피벗(Pivot)으로 커질 변동성을 피하기 위해 일찌감치 조달에 나서는 전략을 고려할 만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물이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이미 확고한 지위를 누리고 있지만 앞으로 다가올 거시경제 환경 변화를 고려했을 때 적극적으로 투자자와 소통하고 사전에 수요를 확인하려는 노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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