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증권 대주주 적격성 심사 시나리오]'심사 지연' 전망, 매도자 한양학원 우협 변경 가능성은④한양산업개발·한양대병원 매각 대금 절실, 차순위 협상자 LF도 유력 대안
남준우 기자/ 안정문 기자공개 2024-11-19 08:14:23
[편집자주]
KCGI는 올 9월 한양증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된 후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준비 중이다. PEF를 통한 직접 인수나 별도의 특수목적법인(SPC)을 세워 인수하는 방법 등을 두고 아직 고심하고 있다. 다만 후순위 출자자로 참여한 OK금융이 최근 국정 감사에서 대부업 관련 지적을 받으며 적격성 문제가 발생했다. OK금융이 대부업을 빠른 시일 내에 정리하지 못하면 어떤 방식을 선택하든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더벨에서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앞둔 KCGI가 펼칠 수 있는 시나리오들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5일 11: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OK금융의 대주주 적격성 문제가 도마 위에 떠오르면서 KCGI의 한양증권 인수전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매도자인 한양학원 입장에서는 조금이라도 빨리 매각 대금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한양산업개발과 한양대병원 경영난을 매각 자금으로 헤쳐나가야 한다.일부 시장 관계자들은 차순위 협상자였던 LF에게 기회가 돌아갈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미 자금 증빙까지 끝낸 만큼 빠르게 협상이 가능하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서도 크게 걸릴 부분이 없다는 평가다.
◇한양학원, 연내 매각대금 수령 희망
KCGI는 지난 9월19일 학교법인 한양학원, 백남관광, 에이치비디씨 등과 한양증권 지분에 대한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했다. 이들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 29.59%를 약 2204억원에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협상은 자금난에 몰린 대주주 한양학원이 급히 자금을 융통하기 위해 이뤄진 딜이다. 한양학원은 현재 산하 건설사인 한양산업개발의 다수 사업장에서 발생한 1000억원 상당의 채무를 갚아야 한다.
한양대병원도 마찬가지다. 한양학원은 지난 4월 이사회에서 전공의 파업에 따른 운영자금 확보를 목적으로 마이너스 대출을 포함해 한양대 서울병원에 300억원, 구리병원에 200억원의 기채 신청(의료법인이 금융권 대출을 받을 때 주무부처 허가를 의무화한 것) 안을 승인하기도 했다.
우협 선정 당시 한양학원 측은 연내까지 매각대금을 수령하기를 희망한다는 의사를 KCGI 측에 전달했다. 다만 우협 선정부터 시간이 지체되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도마 위로 떠올랐다. 당초 계획은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직후 심사를 받는 것이었다.
다만 주요 우군으로 확보한 OK금융의 대부업 관련 적격성 문제가 도마 위로 오르면서 대주주 적격성 심사 역시 난항이 예상된다. KCGI는 이번 인수전을 위해 OK금융과 메리츠증권을 우군으로 확보했다.
14일 제출된 3분기말 보고서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은 이번 딜을 위해 인수금융 540억원, 에퀴티(Equity) 500억원을 지원한다. 각각 조건부대출약정, 조건부증권인수약정 항목으로 기입되어 있다. 정확한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OK금융은 자회사 오케이넥스트를 활용해 후순위 출자자로서 1000억~1200억원을 에퀴티로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자금 증빙 마친 LF, 대주주 적격성 심사도 문제없어
OK금융은 과거 이베스트투자증권 M&A 등 꾸준히 증권업 진출에 관심을 드러내왔었다. 다만 최근 금융위원회로부터 대부업 정리 관련 충족명령을 받으면서 적격성 관련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저축은행 진출을 앞두고 OK금융은 대부업을 모두 정리하며 오케이저축은행 인수를 금융당국으로부터 허가받았다. 다만 최윤 회장 동생 최호씨가 운영하고 있는 대부업체 두 곳이 문제로 떠올랐다. 연내까지 이를 정리하지 않으면 10% 이상 보유 주식에 대한 의결권 행사가 제한된다.
이에 일각에서는 한양학원이 우협 선정을 취소하고 차순위 협상자였던 LF를 노리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LF는 우협 선정 과정에서 한양증권 인수에 진심을 드러내며 2400억원이 넘는 금액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는 주가순자산비율(PBR) 1.7배를 적용한 가격으로 시장 예상치였던 PBR 1배를 크게 웃돈 수준이었다. LF가 높은 금액을 쓰면서 KCGI도 높은 금액을 쓸 수밖에 없었다. KCGI는 이후 SPA를 맺는 과정에서 금액을 일부 할인해 계약했다.
게다가 LF는 우협 선정 당시 뒤늦게 투자확약서(LOC)를 확보했던 KCGI와 달리 자금 증빙까지 마친 상태였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 대상으로도 적합하다. 적격성 심사에서 '일반법인' 대주주로 분류된다. 이 경우 일단 △출자금 네 배 이상의 자기자본 보유 △부채비율 200% 이하라는 허들을 넘어야 한다. LF의 경우 이 요건은 모두 충족한 상태다.
한 시장 관계자는 "OK금융이라는 너무 큰 변수가 떠오른 상황에서 자금을 빠르게 융통해야하는 한양학원의 고민이 깊어졌을 것"이라며 "LF가 여전히 관심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라면 지금이라도 재협상에 나서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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