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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 풍향계]'긴박했던' 삼성전자 자기주식 매입, 선택된 IB는 누구삼성·한투·미래·KB·신한 1차 초청…수수료 5bp선, 관계 위한 '서비스' 차원 분석도

윤진현 기자공개 2024-11-20 09:41:12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9일 15: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10조원 규모의 자기주식 취득 및 소각 계획을 밝혔다. IB 업계에서는 긴박한 상황에서 내부 의사 결정이 오갔다고 입을 모은다. 삼성증권을 비롯한 '단골' 증권사에 7년여 만에 위탁 업무를 맡기며 계획을 공식화했다.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신한투자증권, KB증권이 내년 2월까지 진행되는 3조원 규모의 자기주식 취득을 전담한다. 다만 딜의 규모와 전례를 고려할 때 교보증권과 하나증권 등 과거 업무 맡던 하우스가 합류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앞선 2017년 마지막 자기주식 매입 당시에도 증권사를 나눠 배정하는 형태를 취했다.

물론 IB 하우스들에 있어 자기주식 매입은 수수료 수익을 위해서라기 보단 서비스 차원이 크다. 수수료율이 약 5bp 내외의 작업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와의 굳건한 관계를 유지하고자 위탁중개업을 이어가는 형태다.

◇10조 규모 자기주식 취득 이례적…위탁 주관사도 '눈길'

삼성전자가 오는 2025년 2월 17일까지 보통주 5014만여주와 우선주 691만여주를 매입하겠다고 지난 18일 밝혔다. 취득 예정액은 보통주 5만3500원, 우선주 4만5900원을 기준으로 각각 2조6927억원, 3173억원 등 총 3조원이다. 삼성전자가 당초 밝힌 자기주식 매입 규모는 총 10조원이다.

IB 업계에는 삼성전자의 주가 변동성이 커지다 4만원대로 내려앉자 내부 의사 결정도 다소 긴박하게 진행됐다고 알려졌다. 자기주식 매입을 위해 이사회 차원에서 움직였단 후문이다. 증권사와의 논의도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대신 과거 자기주식 소각 당시 단골 주관사단에 러브콜을 보냈다. 이번 자기주식 취득 업무의 위탁 업무는 삼성그룹 계열 증권사인 삼성증권을 필두로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신한투자증권, KB증권이 맡는다.

IB 업계 관계자는 "사전 논의를 진행하진 않았고 위탁 중개업무 제안을 받는 형태였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자기주식 매입 과정을 과거에도 다수 진행했던 만큼 해당 증권사들이 제안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단골 위탁중개 증권사 중 빠진 하우스는 교보증권과 하나증권이 꼽힌다. 이번 자기주식 매입 규모(총 10조원)와 과거 기조를 볼 때 향후 초청 가능성도 열려있다. 삼성전자는 2015년과 2017년 각각 11조원, 9조원 규모로 자기주식을 매입한 경험이 있다. 2024년의 경우 금액만으로는 역대 두 번째 규모다.
출처: 삼성전자

◇마지막 자기주식 매입 당시 증권사 중 5곳 '기회'…향후 초청 가능성도

실제로 마지막 자기주식 매입 시기인 2017년~2018년 당시 위탁증권사 대부분이 초청됐다. 삼성전자는 대규모 매수액을 고려해 3개월씩 네 번에 걸쳐 자기주식 취득을 진행한 바 있다. 이때 위탁 투자 중개업자도 조금씩 변주를 줬다.

자기주식 취득안을 최초로 공시할 당시에는 총 7곳의 증권사를 기용할 계획을 밝혔다. 삼성증권, 교보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애셋증권, KB증권, 하나증권, 신한투자증권 등이 그 예다.

이후 정정 공시를 통해 4차에 걸친 자기주식 취득 동안 5곳의 위탁중개업자만을 선정하는 방향을 세웠다. △삼성 △교보 △한투 △미래는 매번 초청하되, △KB △하나 △신한 중 한 곳을 추가로 기용하는 형태다.
출처: 삼성전자
물론 IB 하우스에게 자기주식 매입은 수수료 수익이 큰 딜은 아니다. 업계에 알려진 수수료율은 약 5bp 정도로 알려졌다. 또한 이 업무를 투자은행(IB) 일원이 진행하진 않고, 세일즈 파트에서 전담하는 구조로 이뤄진다.

그럼에도 IB 하우스의 입장에선 미래를 위한 대비를 위해 적극 수임하는 형태를 취한다. 향후 자기주식 매입 업무를 도맡은 기업들과의 협업 가능성도 전무하진 않기 때문이다. 영업보다는 서비스 차원이 크다는 IB들의 전언을 뒷받침하는 지점이다.

또다른 IB 업계 관계자는 "자기주식 매입은 IB들의 주된 업무가 아닌 법인 영업 인력에게 연결해준다"면서도 "향후 관계 형성을 위한 매개 딜로도 여겨지기 때문에 주선 작업에 공을 들이는 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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