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11월 26일 07: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H그룹의 대양금속 적대적 인수합병(M&A)은 지난 7월부터 시작됐다. 지분을 꾸준히 매입하는 한편 임시주주총회를 바라보며 분주하게 의결권을 확보했다. 대양금속 경영진도 차분하게 대응을 준비했다.임시주주총회가 가까워지자 시장에서는 누가 의결권을 얼만큼 확보했다, 특별결의까지는 힘들 수 있다, 이미 한쪽으로 기울었다 등 다양한 이야기가 오갔다. 그 배경에는 양측 모두 소위 '페어플레이'를 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임시주주총회라는 링 위에서 룰을 기반으로 치열하게 맞붙는 그림을 상상했고 승자와 패자가 나뉘어 결과에 승복하는 모습을 기대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사실상 룰 없는 길거리 싸움에 가까웠다.
대양금속 측은 일방적으로 KH그룹 측의 의결권을 제한했다. 그 과정에서 석연치 않은 점도 분명 존재했다. KH그룹이 납득할 만한 이유를 제시하지 않은 채 의결권을 자체적으로 제한했다.
의안에 대한 표결도 제대로 진행하지 않았다. 결국 10시간 지연 끝에 가까스로 열린 임시주주총회는 소란 속에서 약 15분 만에 종료됐다.
KH그룹은 날치기 임시주주총회라며 종료 직후 바로 같은 장소에서 자체적으로 임시주주총회를 진행했다. 이 역시 정확한 의결권 검수나 의안 표결이 이뤄지지 않았다. 양측 모두 스스로 입맛에 맞는 임시주주총회를 진행한 셈이다.
임시주주총회가 찝찝하게 끝난 상황에서 양측은 분쟁 무대를 옮겼다. 2차전은 등기소에서 발발했다.
대양금속 측과 KH그룹 측이 각기 다른 임시주주총회 결과를 바탕으로 등기소에 등기를 신청했다. KH그룹 측의 등기가 우선적으로 접수되면서 등기 상으로 KH그룹 측 인사들이 대양금속의 이사회에 진입했다.
양측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소위 '잡기술'을 동원하며 공격과 방어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일단 저지르고 본 상황이다. 결국 서로 법적 절차 진행을 예고하며 최종 판단은 법정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소액주주들은 답답한 상황이다. 정확한 정보를 확인하기 힘들 뿐만 아니라 분쟁이 장기화되며 기업에 생채기만 늘어가고 있다. 특히 양측 모두 기본을 지키지 않는 행태를 보면 대양금속의 경영을 누가 담당하더라도 밝은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
대양금속을 지키려는 측과 뺏으려는 측 모두 최소한의 상식선에서 행동해야 한다. '페어플레이' 정신을 망각한다면 대양금속은 차지할 수 있어도 주주들과 시장의 신뢰는 얻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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