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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CEO 성과평가]현대트랜시스, 노무리스크에 잠식된 역대급 실적⑦'여수동→백철승' CEO 교체…최대실적 목전, 생산성 지켜낼까

고설봉 기자공개 2024-11-28 16:22:57

[편집자주]

현대차그룹은 창립 이래 최고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올해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서 확고한 톱3 지위를 굳히는 한편 미래차 시장을 주도할 톱티어로 주목받았다. 실적과 재무, 브랜드 평판 등 모든 면에서 글로벌 리더로 도약했다.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올해 성과평가와 보상도 역대급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더 큰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선 성과를 정확히 평가하고 그에 대한 보상체계를 명확히 하는 일이 중요하다. 더벨은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거둔 성과를 측정하고 내부 보상체계에 근거해 CEO들의 성과를 평가한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6일 07: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현대차그룹 대표이사(CEO) 인사에서 현대트랜시스는 CEO 교체를 맞았다. 여수동 현대트랜시스 사장이 물러나고 후임으로 백철승 사업 추진 담당 부사장이 선임됐다. 오랫동안 이어진 노사 리스크 여파로 인사 혁신의 대상이 된 것으로 평가된다.

실적과 재무건전성 등 경영성과 측면에서도 현대트랜시스는 높은 점수를 받기에 부족한 측면이 많았다. 수년째 정체된 효율성과 수익성이 재무구조 부담으로 이어지면서 CEO 성과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 것으로 해석된다.

백철승 현대트랜시스 대표(오른쪽)가 지난 2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50회 국가품질경영대회에서 한덕수 국무총리로부터 대통령 표창을 받고 있다. *출처=현대트랜시스.

◇그룹 내 체급 크지만…아쉬운 내실경영

현대트랜시스는 현대차그룹 내 핵심 부품 계열사다. 현대차·기아에 들어가는 승용및 상용 변속기를 하루 1만5000개씩 생산한다. 시트도 생산하는데 계열사 외 다양한 부품사들의 품질과 기술 수준을 끌어올리는 기준 역할을 하고 있다.

체급으로 보면 현대트랜시스는 현대차그룹 계열사 가운데 여섯번째 지위에 올라서 있다. 연 매출 12조원 수준으로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현대제철에 이어 외형이 큰 계열사로 자리매김했다.

현대트랜시스는 2020년 이후 매년 사상 최대 실적기록을 경신 중이다. 2022년 매출 10조원을 돌파한 이후 2023년 11조6940억원으로 외형을 한층 더 키웠다. 올 3분기 누적 매출은 9조553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9.36% 성장했다.


그러나 수익성 측면에선 현대트랜시스는 그룹사 내에서 저조한 성과를 보인다. 연간 영업이익률과 순익률은 1%대에 머물러 있다. 다만 수익성 한계가 분명한 상황이다. 현대차와 기아 외에 매출처가 사실상 부재한 상황에서 완성차 이익률을 높이기 위해 부품사 이익률을 일부 제한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럼에도 올해 현대트랜시스는 일부 수익성을 높이며 선전했다. 영업이익률은 2019년 2.24%를 기점으로 2020년 0.78%로 최저치를 찍은 뒤 2023년 1.0%를 거쳐 올 3분기 누적 2.15%로 개선됐다. 순이익률 역시 2019년 1.7%를 기점으로 2020년 마이너스(-)로 떨어졌지만 2023년 0.83%로 개선된 뒤 올 3분기 누적 1.19%로 상승했다.

현대트랜시스는 직무, 직급, 근속기간, 회사기여도, 인재육성 등을 고려한 내부기준에 따라 CEO를 성과평과해 급여를 지급한다. 더불어 임원보수지급기준(성과 인센티브)을 기초로 경영실적, 성과 및 기여도, 대내외 경영환경 등 고려해 상여를 지급한다. 정성평가에 기반해 정량평가 지표로 실적을 중요시 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올해 여수동 사장의 성과평가는 정량평가 기준에선 3분기 말까지 예년에 비해 저조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매출이 성장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 등 수익성도 지속 개선됐기 때문이다.


◇노조 리스크에 물거품된 최대실적 경신

현대트랜시스는 4분기를 시작하며 악재를 만났다. 10월 초 대규모 파업이 시작되며 생산성이 크게 저하됐기 때문이다. 현대트랜시스 노조는 지난해 영업이익(1169억원)의 두 배가 넘는 2300억원을 성과급으로 요구하며 지난달 8일부터 파업을 시작했다. 현대트랜시스 노조는 지난 11일 파업을 멈추고 현장에 복귀하기는 했지만 불씨는 남았다.

약 한달여간 이어진 생산중단으로 현대트랜시스는 올해 연간 매출 신기록 달성이 사실상 좌절된 것으로 보인다. 파업이 종료됐지만 그동안 가동되지 못했던 라인을 재가동하는데 수일이 더 걸렸던 만큼 분기 중 절반 가량 공장을 세웠기 때문이다.

이에 따른 생산성과 효율성 저하도 문제로 지적된다. 매출이 발생하지 않았지만 공장 유지 및 관리와 관리·지원조직 운영으로 매출원가와 판관비 지출이 지속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현대트랜시스는 매출원가율 95.1%, 판관비율 3.9%를 각각 기록했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원가율 94.08%, 판관비율 3.77%로 낮추며 경영성과를 끌어올렸지만 4분기가 시작되자마자 벌어진 노조 파업으로 생산성과 효율성 제고 노력이 모두 물거품이 됐다.


여전히 리스크는 잔존한다. 임단협이 타결되지 않은채 노조가 일단 현업에 복귀하면서 불씨를 남겼다. 임단협이 종료되지 않아 언제든 파업이 다시 발생할 가능성도 크다. 노조는 새 CEO가 선임된만큼 노사협의를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자는 입장이다. 협상 결과에 따라 파업 연장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신임 백 대표는 시작부터 무거운 발걸음을 떼고 있다. 우선 노사 협상을 마무리하고 경영 안정화를 이뤄야한다. 현재 현대트랜시스는 대표이사 교체를 계기로 집중교섭의 기존 입장을 선회했다. 백 대표가 상황을 파악하고 협상을 구상하기 위한 시간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백 대표는 올해 개선세를 보여왔던 생산성과 효율성을 마지막까지 최대한 끌어올려야 하는 미션을 부여받았다. 현대차그룹 전체적으로 사상 최대 실적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올해 핵심 부품사인 현대트랜시스의 실적도 개선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지나 19일 백 대표는 임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현대트랜시스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수익성 최우선의 내실 경영에 집중하겠다"며 “손익 기반의 질적 성장, 리스크 관리 강화, 미래지향적 사업 전환을 통해 어떠한 경영 환경 변화에도 흔들림 없이 성장할 수 있는 내부 역량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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