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풍향계]김성환 취임 첫해, 한국증권 'IPO 1위' 꿰찰까연말까지 KB증권과 주관 경쟁…MNC솔루션 흥행 여부 관건
양정우 기자공개 2024-11-28 07:22:11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6일 16: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공개(IPO) 시장의 전통 강자인 한국투자증권이 김성환 사장의 취임 첫 해에 국내 주관순위 1위를 꿰찰 수 있을까. 공교롭게도 KB증권이 주관하는 MNC솔루션 IPO의 결과에 따라 최종 순위가 결정될 전망이다.한국증권은 커버리지 영역에서도 실속을 거둬온 대형 증권사이지만 유독 IPO 파트에 대한 애착이 강한 하우스다. 현재 공석인 IB그룹장 자리도 다른 증권사와 다르게 IPO 본부 출신이 바통을 이어온 특징을 갖고 있다.
◇한국증권 11월 말 'IPO 1위'…KB증권, 막판 추격전 '사력'
더벨플러스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26일 기준 올해 IPO 주관실적으로 6646억원을 확보했다. 국내 IPO 시장의 대표적 경쟁사인 미래에셋증권(5990억원)과 KB증권(5089억원), NH투자증권(4833억원) 등이 그 뒤를 쫓고 있다.
한국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의 주관실적 격차는 불과 600억원 가량이다. 본래 미래에셋증권은 LS이링크 IPO를 토대로 막판 역전을 노렸으나 연내 상장은 사실상 어려워진 여건이다. 이 때문에 막판까지 주관 선두의 경합을 벌일 증권사로는 KB증권이 꼽히고 있다. 이 증권사는 HD현대마린솔루션 IPO를 완수하면서 상반기 실적 1위를 고수해오다가 하반기 들어 추격을 허용했다.
올해 최종 선두를 좌우할 IPO는 바로 KB증권이 주관하는 MNC솔루션 딜이다. 'K-방산' 러브콜 덕에 1조원 수준의 상장 밸류가 점쳐졌으나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7563억~8820억원(희망 공모가 밴드 8만~9만3300원)으로 책정됐다. 공모 규모는 2400억~2799억원이다. KB증권이 단독 주관을 맡은 만큼 모든 실적을 단번에 거머쥘 수 있다.
한국증권도 바이오 대어인 오름테라퓨틱을 필두로 파인메딕스, 아이지넷 등의 공모를 연내 소화할 예정이다. 오름테라퓨틱의 공모 규모도 희망 밴드 하단 기준 900억원으로 작지 않으나 MNC솔루션 IPO엔 견주기 어렵다. KB증권도 아이에스티이, 삼양엔씨켐 등의 공모가 대기 중이어서 MNC솔루션이 IPO를 완주한다면 막판 1위로 한 해를 매듭지을 가능성이 높다.
아직까지 IPO 주관순위가 확정되지 않은 터라 증권사마다 마지막 딜까지 공모 세일즈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 오름테라퓨틱은 이미 기관 수요예측을 벌이고 있고 MNC솔루션도 이날부터 수요예측 일정에 돌입했다. 한국증권 입장에서는 일단 오름테라퓨틱의 공모를 안정적으로 마무리한 뒤 MNC솔루션의 수요예측 결과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IB그룹장 공석 속 실적 선방…김성환 임기 첫해 성과 '장미빛'
만일 한국증권이 IPO 선두를 차지한다면 김성환 사장의 임기 첫 해에 주관실적 1위를 차지하는 성과를 얻는다. 그간 국내 IPO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전통 강자는 한국증권과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등이다. 근래 들어 KB증권이 최상위권으로 도약했고 삼성증권이 다크호스로 부상했다. 이 가운데 IPO에 가장 애착을 갖는 하우스가 바로 한국증권이다.
NH증권과 KB증권도 IPO에 힘을 쏟고 있으나 IB 헤드로 불리는 인사는 어디까지나 커버리지 출신이 주를 이뤘다.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 역시 IPO 한 우물만 판 인력이 IB 전체 파트를 총괄하는 수장 자리에 오른 사례가 많지 않다. 하지만 한국증권은 IPO와 커버리지 본부를 모두 이끄는 IB그룹장으로 IPO 파트 출신(정일문 부회장, 배영규 전무 등)이 임명돼왔다.
현재 한국증권의 IB그룹장 자리는 공석이다. 이 때문에 그간 김 사장이 직접 IB 조직 본부장과 머리를 맞대면서 구체적으로 업무에 관여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연초엔 IB 헤드의 공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으나 오히려 IPO 파트가 주관순위 1위에 도전할 수 있는 실적을 거둬온 것이다.
한 증권사 임원은 "하우스마다 주관실적에 대한 핵심성과지표(KPI)의 포인트가 다르다"면서도 "한국증권이 김 사장의 취임 첫 해 IPO 선두의 결실을 얻으면 의미가 남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름테라퓨틱과 MNC솔루션은 모두 알짜 기업인 게 분명하지만 각각 현재 섹터의 투심 흐름엔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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