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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note]'실속 없는' IB 수수료 경쟁

안윤해 기자공개 2024-12-06 07:44:32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4일 08: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업계에서도 최소한의 이해관계가 있는데 수수료를 아예 안받겠다는거죠, 황당합니다."

얼마전 만난 IB업계 관계자는 증권사 하우스 간 수수료 경쟁에 대해 이같은 불만을 토로했다. 최근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리츠의 회사채 발행 수수료 이야기다.

해당 딜은 HUG가 보증하는 4곳의 리츠가 총 4900억원을 모집하는 건이다. 뉴스테이허브제1호리츠와 제2호리츠의 트랜치(만기구조)는 2년물로 각각 450억원, 1150억원을 발행한다. 제3호리츠와 민간임대허브제4호리츠는 3년물로 각각 2700억원, 600억원을 시장에 내놓는다.

앞서 IB 업계에서는 HUG 리츠의 회사채 주관사 선정 당시 NH투자증권이 '100만원'의 수수료를 제시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리츠 4곳 모집총액(4900억원)의 0.02bp도 안되는 업계 최저 수준이었다.

통상 특수채 수수료는 1~10bp, 회사채는 20bp 수준에서 정해진다. 0.02bp는 업계 평균치와 하우스간 경쟁을 고려해도 과도하게 낮은 수수료로 책정된 셈이었다. NH증권은 HUG의 입찰제안요청서(RFP)에 제시된 수수료율에 따라 울며 겨자먹기로 최저 수준인 100만원의 수수료를 써냈다.

전일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NH증권은 리츠 1~4호의 개별 인수 수수료로 각각 9만2000원, 23만5000원, 55만1000원, 12만2000원 등 총 91만7200원을 받기로 했다.

당초 입찰에 뛰어들었던 4~5곳의 증권사들은 NH증권이 제시한 제로 수준의 수수료 벽을 넘지 못하면서 경쟁에서 밀렸다. 일부 하우스는 주관 입찰 자체를 포기한 것으로도 전해진다.

대체로 인수 수수료는 증권사 IB에 대한 예우로 여겨진다. 하지만 갑(甲)을 자처하는 발행사들은 낮은 보수를 책정하고 주관사에 대한 예우를 박하게 하고 있다. IB업계는 하우스 간 경쟁이 치열해지자 스스로를 낮추는 방식으로 주관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갑(甲)인 발행사들에게는 손해볼 일 없는 장사로 마다할 이유가 없다. 증권사들도 이같은 출혈 경쟁이 IB업계의 공멸로 이어진다는 점을 알면서도 뾰족한 답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이런 현상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결국 하우스 간 실속 없는 경쟁으로 변질될 수 밖에 없다. 을(乙)끼리의 싸움에 승자는 없다. 결국 출혈 경쟁을 끊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제 살 깎기식 과당경쟁의 고리를 끊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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