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이사회 평가]이사회 활동 고득점 HJ중공업, 평가 부재는 아쉬움정보접근성·참여도에서 높은 점수 획득
이지은 기자공개 2024-12-09 08:22:30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5일 10:02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J중공업( 한진중공업)은 건설업과 조선업을 영위하는 중형 조선사다. 부진한 실적에 몇년째 현금 배당을 지급하기 어려웠다. 올해 들어선 잇따라 수주 성과를 내고 미래 먹거리인 선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에 나서는 등 수익성 개선에 공을 들이고 있다.THE CFO는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해 사업보고서와 올해 발표된 반기보고서 등이 기준이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공통 지표로 이사회 구성과 활동을 평가한 결과 HJ중공업은 255점 만점에 125점을 받았다.
◇아쉬운 경영성과 점수…수주 효과는 기대
경영성과의 평균 점수는 1.4점이었다. 지난해 기준 매출성장률 20.91%를 기록하면서 고득점을 올리긴 했지만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경영성과 항목 전반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았다. 실적 악화로 현금 배당 또한 몇 년째 중지된 상태태다.
컨테이너선 발주가 늘어나고 있는 점은 호재로 거론된다. 실제로 올해 수주 성과를 내면서 수익성 개선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달 HJ중공업은 유럽 선주사와 6067억원 규모의 7900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친환경 컨테이너선 4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지난 6월 다른 유럽 선주사로부터 수주한 친환경 컨테이너선 4척과 유사한 선형으로 알려져 있다. 계약금액 규모는 1조2000억원 수준이다.
주가도 이에 반응했다. 2000원대 수준을 유지하던 주가는 수주 소식이 전해진 이후 4000원 후반대까지 급상승했다. 조선주는 역사적으로 잔고의 성장이 주가를 견인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다만 중국이 올해 4월부터 10월말까지 209척(261만TEU)을 수주하는 등 국내(32척, 35만TEU)보다 더 많은 수주량을 확보한 점은 관전포인트다.
◇이사회 참여도·정보접근성 '고득점', 평가개선 프로세스는 '미흡'
HJ중공업은 참여도 부문, 정보접근성 부문 등 2개 부문에서 모두 가장 높은 평균 점수인 3.3점을 받았다.
다만 총점 기준으로는 참여도 부문이 26점으로 가장 높았다. 지난 1년간 이사회가 총 17회 개최되는 등 정기적으로 개최됐다. 건설·조선 안전 및 보건 계획안 승인, 인천북항 항만구역 데이터센터 개발사업 참여 등 사업 관련 안건 뿐만 아니라 인천북항 항만부지 일부 등 유형자산 처분이나 동서울터미널 담보부대출 연장 등 금융 관련 안건도 다뤄졌다.
이사회 구성원들 또한 연간 출석률이 90% 이상으로 성실하게 참석하고 있다. 김용헌 사외이사를 제외한 나머지 이사진들은 90% 이상의 출석률을 기록하고 있다. 3차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열리는 등 사외이사 후보 풀(Pool)에 대한 관리 활동 또한 정기적으로 수행되고 있다.
정보접근성 부문에서도 고득점을 얻었다. HJ중공업은 공시와 기업지배구조보고서 등을 통해 이사회와 개별 이사의 활동 내역을 공개하고 있다.
물론 사외이사 후보 추천 경로를 공개하지 않아 일부 감점이 적용되긴 했다. 그러나 이사회 관련 내용을 상세히 기재한 데 높은 점수가 부여됐다. 이사회 의안에 대해 모든 이사회 구성원들이 찬성만 하는 모습이 연출되는 점 또한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평가개선 프로세스 부문에서는 14점을 받았다. 물론 이사회 구성원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바가 없고 KCGS로부터 ESG 등급을 B등급으로 인정받은 것이 점수를 끌어올리긴 했다.
그러나 이사회 활동에 대한 평가가 수행되지 않고 있는 점이 점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평가 활동 자체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평가 내용 공개 여부에 대한 항목이나 평가 결과에 근거를 둔 개선안 마련 여부를 묻는 항목에서 점수를 얻기 어려웠다.
HJ중공업의 이사회 구성 부문은 총 25점을 받았다. BSM(Board Skills Matrix)을 만들어 이사들의 경력과 전문성을 관리하고 있는 데 5점이 부여됐지만 이사진 구성의 다양성이나 작은 이사회 규모에 일부 감점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위원회와 ESG위원회를 제외하곤, 이사회 내 위원회 위원장 또한 사내이사들이 맡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홍문기 대표이사 사장(건설부문 대표이사)이 경영관리위원회 위원장을, 유상철 대표이사 부사장(조선부문 대표이사)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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