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인사 풍향계]'신사업' 사활건 SKC, CEO·CFO가 자회사 직접 진두지휘⑤박원철 앱솔릭스·유지한 ISC 대표 겸임...유리기판·말레이 동박공장 기대주
정명섭 기자공개 2024-12-09 08:15:26
[편집자주]
SK그룹은 올 초부터 고강도 리밸런싱 절차를 밟으며 급변하는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경영환경을 구축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리밸런싱의 방점이 될 수 있는 정기 임원인사도 임박한 상황이다. SK그룹은 위기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실적'과 '리밸런싱 성과'에 기반한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더벨은 올해 말 인사를 조망하고 2025년 SK그룹을 이끌어갈 후보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5일 17: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C는 주력 사업이 적자를 기록한 2024년을 뒤로하고 새해 반전을 준비하고 있다. 핵심 키워드는 '신사업'이다. 반도체 패키지용 유리기판 등 반도체 소재 사업 성과가 가시화할 전망이다. 박원철 최고경영자(CEO)와 유지한 경영지원본부장(CFO)은 각각 반도체 소재 투자사 대표를 겸임해 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한다는 방침이다.5일 SKC 정기인사의 가장 큰 특징은 박 대표의 앱솔릭스 대표 겸임, 유 본부장의 ISC 공동 대표 겸임이다. 앱솔릭스는 반도체 패키징용 유리기판 투자사로 SKC가 2021년 설립했다. ISC는 반도체 테스트 소켓 투자사로 작년 10월에 인수됐다.
이는 신규 사업의 추진력을 높이기 위한 '경영진의 전진배치'다. 실제로 두 회사는 SKC의 '미래'라고 해도 무방하다. 앱솔릭스는 최근 조지아주 코빙턴에 유리기판 양산 공장을 준공하고 내년 상반기 상업생산을 위해 현재 고객사 인증을 진행하고 있다. 이 공장은 세계 최초의 유리기판 양산 공장이다. 연산 1만2000㎡ 규모다. 향후 7만2000㎡ 규모 이상의 2공장 건설도 추진할 예정이다.
앱솔릭스는 지난 5월 미국 반도체법 보조금(7500만 달러)을 확보한 데 이어 최근에는 현지에서 연구개발(R&D) 보조금 대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유리기판은 기존 플라스틱 기판 대비 표면이 매끄러워 미세한 회로를 구현하기에 용이하고 열과 휘어짐에 강해 반도체 패키지의 데이터 속도와 전력 소모를 개선할 수 있는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AI 반도체 같은 고성능 반도체 소재로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ISC의 경우 내년에 테스트 소켓 수주물량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SKC는 ISC를 통해 연관 기업을 인수합병(M&A)하는 볼트온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반도체 후공정 부문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전략이다. 앱솔릭스와 ISC간 유리기판 러버소켓 공동개발을 추진하는 등의 시너지도 모색할 방침이다.
SKC 입장에선 신사업 성과가 절실하다. 작년부터 주력 사업인 화학뿐 아니라 '캐시카우'였던 배터리용 동박 사업이 모두 적자로 전환한 탓이다. 두 사업 부문이 회사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0%에 달한다.
SKC는 작년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1997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이후 26년 만이다. 올 상반기 SKC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8879억원, 영업손실은 1389억원이다. 매출은 1년 전보다 4.9% 줄었고 적자 규모는 668억원 커졌다. 올 3분기 연결기준 매출 4623억원, 영업손실 620억원이었다.
배터리 소재 부문에선 기대주인 말레이시아 동박 공장이 내년에 실적에 힘을 보탤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내년 상반기면 말레이시아 동박 공장이 상각전영업이익(EBITDA)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중화권 고객사향 동박이 인증을 마쳐 판매량이 늘고 있는 추세다.
다만 배터리 소재 부문의 EBITDA 흑자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정읍 동박 공장의 경우 현재 가동률이 30% 수준에 불과하다. 최근 국내 산업용 전기요금이 9.7% 인상돼 고정비 부담이 더 커졌다.
SKC는 신사업 추진과 별도로 그룹 차원에서 추진 중인 운영효율성 개선(O/I)을 통해 비용 절감, 사업 효율화 등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회사는 지난 3분기 중 O/I 기획실을 신설하고 문병진 사업전략실 임원을 보임했다.
O/I 기획실은 불필요하게 나가는 비용들을 점검하고 기존 사업을 효율화할 수 있는 부분을 발굴해서 실행에 옮기는 부서다. SKC는 O/I 활동의 일환으로 최근 외부 임차 사무실 일부를 줄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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