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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 '인천 개발사업' 자회사 합병 배경은 올해 초 합작에서 단독 사업 구조로 선회…"SPC 아닌 자체 조달이 유리"

안준호 기자공개 2024-12-20 14:42:30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7일 11: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쇼핑이 인천 구월롯데타운 개발 사업 시행 주체였던 자회사 롯데인천타운을 흡수합병한다. 애초 구상과 달리 단독 사업으로 선회하며 직접 자금 조달 및 시행을 추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미 직접 모회사인 롯데쇼핑의 신용보강으로 차환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복잡한 구조를 택할 필요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17일 롯데쇼핑에 따르면 자회사 롯데인천타운을 흡수합병을 추진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롯데인천타운은 롯데쇼핑이 추진 중인 인천 구월동 개발사업을 추진하는 시행 주체다. 2014년 설립 당시 롯데지주와 호텔롯데 등이 주주로 참여했으나 현재는 롯데쇼핑으로 지분이 일원화된 상태다.


구월롯데타운 사업은 인천 구월 농산물 시장 부지를 복합개발하는 사업이다. 연면적 59만8536㎡, 지하 5층~지상 최고 49층, 9개동 규모로 공동주택 999가구와 오피스텔 1314실, 오피스 및 판매시설 등을 조성하는 것이 목표다. 계획 자체는 2015년 시작됐으나 유적 발굴조사 등으로 지연되며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이 시작됐다.

당초 롯데인천타운은 부동산 디벨로퍼인 도담에스테이트와 합작 형태로 사업을 추진했다. 2020년 당시 도담에스테이트 측이 출자한 ‘제이앤디개발’과 공동 개발을 골자로 한 약정을 체결했다. 제이앤디개발 측이 사업부지 가격의 40%에 해당하는 1840억원을 지급하고, 롯데인천타운은 나머지 60% 가량을 부담하는 구조였다.

단 현재 사업은 롯데인천타운 단독 형태로 전환된 상태다. 올해 초 제이앤디개발과의 협약을 해지하고 사업지분 양수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위해 특수목적법인(SPC) 뉴스타케이타운제이차를 거쳐 약 2200억원 가량의 유동화 기업어음(ABCP)을 발행했다. 이후 5월에는 다른 SPC인 엘에스인천제일차를 통해 1480억원 가량을 조달했다.

이 과정에서 모회사 롯데쇼핑은 자금보충약정을 통해 신용보강을 진행했다. 두 SPC가 원리금상환이 불가능할 경우 대신 지급에 나서는 계약이다. 롯데쇼핑이 직접 SPC 지분을 보유하고 있진 않지만, 약정에 따라 실질적 지배력을 갖고 있는 만큼 사업보고서에도 종속기업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미 롯데쇼핑이 부담을 짊어지고 있던 만큼 자회사를 통해 사업을 추진할 이유가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지급보증이 아니면 조달이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굳이 복잡한 구조를 택할 필요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업 지연으로 롯데인천타운은 지속적인 손실을 겪는 중이다. 유의미한 매출액은 없는 가운데 매 분기 수십억원 가량의 순손실을 내고 있다. PF 사업 진행을 위해 조달한 금융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3분기 손실 규모는 약 49억원 가량이다.

모회사 롯데쇼핑 역시 단독 사업 전환을 통해 재무 부담이 늘어난 상태다. 구월동 개발 프로젝트 지분 인수 직후인 지난 1분기 순차입금은 12조원으로 2023년 말(1조1166억원) 대비 급증했다. 차입금 확대로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각각 189.1%, 48.3%로 상승세를 기록했다.

롯데쇼핑 측은 합병 목적을 △자회사 합병을 통한 경영효율화 △자본조달 환경 개선 등으로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경영 효율성이나 자금 조달에 있어 자회사 및 SPC를 통한 것보다는 모회사에서 직접 진행하는 것이 유리하다”며 “그런 측면에서 이뤄진 흡수합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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