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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제약바이오 마켓리뷰]'빵빵채권' 돌아왔지만 연말 혹한기, 루닛·HLB 조달 '톱'[메자닌]작년 대비 발행 규모 38% 증가, 이자율 0% 13건

이기욱 기자공개 2024-12-31 07:21:05

이 기사는 2024년 12월 30일 09:55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4년 제약바이오업계는 메자닌 조달 측면에서 전년 대비 회복세를 보였다. 전환사채(CB)를 비롯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교환사채(EB) 등 다양한 방식의 메자닌 발행 규모가 크게 늘어났다. 표면이자율과 만기보장수익률이 모두 0%인 '빵빵채권'도 늘어나며 전반적으로 시장의 투자 심리가 회복되는 흐름이었다.

하지만 연말 국내 정세불안으로 인해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었고 12월 들어 고금리 채권 발행이 늘어나는 등 자금 조달에 다시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다.

◇루닛, 1715억으로 최대 규모 CB 발행…HLB그룹 계열사 다수 자금 조달

30일 더벨이 집계한 2024년 제약·바이오 기업의 메자닌 발행 규모는 총 1조7723억원이다. 이는 작년 1조2847억원 대비 38% 늘어난 수치다. 총 발행 건수는 106건으로 이 역시 작년 88건 대비 20.5% 늘어났다.

CB가 89건으로 전체 발행의 84%를 차지했다. 금액 역시 1조4870억원으로 전체 83.9%에 해당한다. EB가 9건으로 그 뒤를 이었고 BW도 총 8건을 발행했다. 발행금액은 각각 1605억원, 1248억원을 기록했다.

CB의 경우 발행금액이 작년 1조1381억원에서 30.7% 증가했고 EB와 BW도 각각 205.1%, 32.8%씩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 메자닌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 제약·바이오 기업 수는 79개로 집계됐다. 디엔에이링크가 1월과 6월, 7월, 12월에 각각 CB를 발행하며 가장 많은 발행 회차를 기록했다. 모아라이프플러스와 엔솔바이오사이언스, 엠젠솔루션, 차바이오텍, 텔콘알에프제약 등도 각 3회차씩 발행했다.

가장 많은 금액의 메자닌을 발행한 기업은 루닛이다. 올해 5월 두 차례에 걸쳐 총 1715억원의 CB를 발행했다. 5월 3일 1665억원의 CB를 발행한 후 5월 31일 50억원을 추가로 발행했다.

2위는 차바이오텍으로 총 1503억원을 조달했다. 차바이오텍은 5월 16일 200억원 규모의 BW와 103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했다. 이어 이달 20일에도 1200억원 규모의 EB를 발행했다.


그룹 차원으로는 HLB그룹이 가장 많은 자금을 조달했다. HLB 개별 회사만 따지면 두 차례 총 930억원의 CB를 발행하며 루닛과 차바이오텍 보다 작은 수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HLB글로벌과 HLB생명과학, HLB제넥스, HLB테라퓨틱스 등 계열사의 CB 발행 실적까지 포함할 경우 규모는 2300억원으로 늘어난다. HLB제넥스가 12월 550억원의 CB를 발행하며 HLB 다음으로 많은 자금을 조달했고 HLB생명과학과 HLB테라퓨틱스가 각각 500억원, 260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HLB글로벌도 7월 60억원의 CB를 발행했다.

◇6% 이상 고금리 채권, 12월에만 6건…뷰노, 영구 CB로 자본확충 숨통

시기별로는 2분기에 5379억원으로 가장 많은 발행이 이뤄졌다. 1분기까지만 해도 2882억원에 그치며 작년의 시장 침체 흐름이 이어지는 분위기였지만 2분기들어 투자심리가 일부 회복됐다. 다만 3분기와 4분기에는 4998억원과 4463억원을 기록하며 발행 규모는 조금씩 줄어들었다.

단순 발행 규모뿐만 아니라 발행 조건에서도 투자 심리 회복 양상을 파악할 수 있다.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이 모두 0%인 '빵빵채권'이 다시 시장에 등장하고 있다.

CB나 BW 등 메자닌은 주식과 채권의 중간 성격을 띠는 채권이다. 발행 후 특정 시기가 되면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옵션이 달려 있다. 코스닥 상장사 메자닌 투자는 이자 수익보다 주가 상승에 따른 시세 차익 목적이 큰 경우가 많다.

향후 해당 기업의 주가 전망이 우수하면 이자율 0% 채권에 대한 거래도 이뤄진다. 빵빵채권의 거래 여부는 시장의 투자심리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로 받아들여진다.

작년에는 에스티팜과 유유제약, 한국파마, HLB파나진 정도가 빵빵채권을 발행했으나 올해는 그 수가 13개까지 늘어났다. △모아라이프플러스 △디티앤씨알오 △메타바이오메드 △싸이토젠 △레이 △아이센스 △블루엠텍 △오스테오닉 △국전약품 △선바이오 △대봉엘에스 △큐리언트 △코오롱생명과학 등이 모두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이 0%인 채권을 발행했다.

다만 시장 회복 흐름은 연말 들어 급격히 위축됐다. 12월 들어 많은 수의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의 메자닌을 발행해 투자를 유치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 106건의 메자닌 발행 중 만기이자율 6% 이상 금리에 해당하는 채권은 총 20건으로 집계됐다. 그중 30%에 해당하는 6건이 12월에 몰려서 발행됐다.

세부적으로 차바이오텍이 12월 20일 9%의 가장 높은 만기수익률로 1200억원 EB를 발행했다. 탈콘알에프제약이 12월 12일 8%의 이자율로 두 차례 25억원 EB를 발행했다. 아이큐어도 6%의 이자율로 90억원 CB를 발행했고 비보존홀딩스와 비보존 역시 같은 6%의 이자율로 EB를 발행했다.


그밖에 뷰노의 영구 CB 활용도 눈에 띈다. 뷰노는 2024년 3월과 12월 두 번의 영구 CB를 발행했다. 각각 104억원과 237억원으로 총 341억원 규모다. 만기일은 모두 2054년까지며 연기를 통해 30년을 더 늘릴 수 있다.

영구 CB의 가장 큰 특징은 다른 채권과 달리 회계상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인정된다는 점이다. 뷰노는 최근 수년동안 영업손실이 지속되며 법차손(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 비율 문제에 시달려왔다. 2022년 83.7%였던 뷰노의 법차손 비율은 작년 311%까지 올랐다.

최근 3개년 사업연도 중 2개 사업연도의 법차손이 자기자본의 50%를 초과하게 되면 한국거래소로부터 관리종목에 지정된다.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올해 50% 이하로 법차손 비율을 낮추는 것이 필수적이었고 뷰노는 자본 확충 방안 중 하나로 영구 CB를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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