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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승부수]캐즘 이후를 준비하는 에코프로, '기술·가격' 방점이동채 창업주 경영복귀, 인니 양극재 통합법인·계열사 합병 등 중점과제 선정

김동현 기자공개 2025-01-08 07:16:32

이 기사는 2025년 01월 07일 14: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코프로그룹의 올해 주요 추진 과제로 '기술 리더십' 확보가 선정됐다. 최근 추진 중인 그룹 구조 재편이 그 방안으로 제시됐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기술 확보가 핵심 경쟁력으로 꼽혔는데 지난해 신년사와 다른 점은 경영에 복귀한 이동채 창업주가 직접 핵심 과제와 이행방안을 발표한 것이다.

이 창업주는 지난 2일 오창 본사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환골탈태'를 주제로 신년사를 발표했다. 그는 "우리의 생존법은 가격은 확 낮추고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기술을 확보하는 것뿐"이라며 "경쟁사 대비 가격은 낮고 기술력은 높은 기업만이 미국, 유럽에 진출할 수 있고 세계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기술 리더십에 더해 가격 경쟁력 확보를 또다른 경영 목표로 내세웠다.

지난해 송호준 에코프로 대표(사장) 명의의 신년사와 비교하면 기술·연구개발(R&D) 리더십을 강조했다는 점은 동일하다. 다만 지난해는 기술 리더십의 기반으로 하이니켈, 미드니켈, 리튬인산철(LFP) 등 제품·기술 다변화를 꼽았다면 올해는 △인도네시아 양극재 통합법인 프로젝트 △에코프로이노베이션·에코프로씨엔지 합병 등 그룹 차원의 구조 변화를 이행방안으로 선정했다.

올해 회사의 중점과제로 선정된 그룹 구조 재편은 이동채 창업주의 경영 복귀 후 윤곽이 드러났다. 이 창업주는 지난해 8월 광복절 특별사면 이후 9월 상임고문으로 경영에 복귀했다. 아직 그룹 계열사 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리지 않았지만 외부 기업과의 협업같이 주요한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는 곳에 오너 경영인으로 등장해 결정을 이끌었다.

일례로 에코프로는 인도네시아에 양극재 밸류체인을 구축하기 위해 중국 전구체 제조사인 GEM과 협업하기로 했는데 이 창업주가 직접 GEM의 허개화 회장과 만나 합의를 이끌었다. 인도네시아는 니켈 매장·채굴량 1위의 국가이며 GEM은 이미 현지에서 니켈 제련소를 운영 중이다.
이동채 에코프로 창업주가 지난 2일 오창 에코프로 본사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사진=에코프로)

에코프로뿐 아니라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등 계열사도 지분 투자, 합작사 설립 등을 통해 GEM과 인도네시아에서 협력할 계획이다. 이 창업주는 제련, 전구체, 양극재로 이어지는 인도네시아 밸류체인 완성을 위한 통합법인 합작사를 올해 1분기 내에 설립하겠다는 방침이다.

에코프로 자회사인 에코프로이노베이션과 에코프로씨엔지의 합병도 이 창업주 복귀 직후인 지난해 9월 결정됐다. 에코프로이노베이션과 에코프로씨엔지는 그룹 내에서 각각 리튬 가공 사업과 폐배터리 리사이클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이 역시 리튬 관련 추출·정련 기술을 한 법인으로 모아 사업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동시에 비용은 낮추겠다는 목표 아래 진행된다. 합병 결정 이후 구체적인 합병 방법이나 일정 등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올해 기술·가격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주요 중점 과제 중 하나로 꼽힌 만큼 연내 완료를 목표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에코프로가 그룹 구조 변화를 통해 기술·가격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는 데는 전방산업인 전기차·이차전지 시장의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기) 이후를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1~2년 사이 불어온 캐즘 여파로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등 그룹 계열사들이 지난해 연간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코프로는 지난해 3분기 말 연결기준 193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같은 기간 에코프로비엠(-307억원), 에코프로머티리얼즈(-552억원) 등도 적자전환했다.

이 창업주는 현 위기 상황을 타개하고 본원적 경쟁력을 확보할 방안으로 기술·가격 리더십을 강조한 셈이다. 그는 "지금은 길을 찾지 못하면 생사의 기로에 설 수밖에 없는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이라며 "경영 전 부문에서 환골탈태하지 않으면 생존을 보장받을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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