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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oard League Table]'배터리 라이벌' LG엔솔·삼성SDI, 이사회 점수도 '근접전'[업종]삼성SDI가 2점차로 우위, 배당정책에 갈려…경영성과 점수 '동일'

고진영 기자공개 2025-01-15 08:02:00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Board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4일 10: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차전지업계 라이벌로 꼽히는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이 이사회 운영 점수에서도 근접전을 벌였다. 상장기업 500개를 대상으로 한 이사회 평가에서 아슬아슬한 편차로 삼성SDI가 앞섰다. 대부분의 지표에서 비슷한 점수를 받았지만 배당정책 차이가 승패를 결정지었다.

theBoard가 실시한 '2024 이사회 평가' 결과에 따르면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은 500개 상장사 가운데 17위, 18위를 각각 기록했다. 에너지·화학업종에선 가장 높은 순위다. 삼성SDI가 255점 만점에 184점, LG에너지솔루션이 182점을 기록하면서 근소한 점수차로 순위가 갈렸다.

theBoard는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공동지표를 기준으로 이사회를 평가하고 있다. 두 회사는 대부분의 지표에서 2점 이하의 작은 편차를 보이면서 비슷한 경향성을 나타냈다. 다만 예외적으로 정보접근성의 경우 삼성SDI가 4점을 더 받아 승자를 가른 결정적 요인이 됐다.


구체적으로 삼성SDI의 정보접근성 점수는 35점 만점에 25점, LG에너지솔루션은 21점이다. 정보접근성 지표의 채점항목 7개 중 6개의 점수가 같았다. 유일하게 점수가 달랐던 부분은 ‘주주환원정책을 사전에 충분한 기간을 두고 공시하는지’를 묻는 항목이다. 삼성SDI가 만점을 받은 것과 달리 LG에너지솔루션은 최하점인 1점에 그쳤다.

앞서 삼성SDI는 2022년 3개년(2022~2024년)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해둔 상태다. 3년간 기본 배당금을 1000원으로 설정하고 매년 잉여현금의 5~10%를 추가 지급하기로 했다. 잉여현금이 악화하더라도 최소한의 배당은 보장할 수 있게 했다는 설명이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상장 이후 지금까지 한 번도 배당을 하지 않았다. 상법상 배당 가능한 재원이 없기 때문이다. 회사 측은 “빠르게 성장하는 2차 전지 사업에서 고객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집행이 필수적으로 필요하다 보니 수익성 중심의 성장을 실현하고 있다”며 “안정적 잉여현금흐름이 창출되는 시기에 투자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주주환원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두 회사의 경영성과 점수가 동일하다는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55점이 만점인데 28점에 그쳐 나란히 부진했다. 다만 세부적 항목에선 차이가 있었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공격적 투자정책을 펼치면서 연결 차입금이 2023년 말 10조원을 넘겼고 작년 9월 말엔 17조원에 가가까워졌다. 그만큼 부채비율,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 대비 순차입금 등 재무건전성 항목에서 낮은 평가가 불가피했다. 이와 비교했을 때 삼성SDI는 보수적인 차입정책을 고수해왔다 보니 상대적으로 좋은 점수를 받았다.

반대로 주가순자산비율(PBR)과 영업이익 성장률의 경우 LG에너지솔루션 점수가 더 좋았다. 2023년 말 삼성SDI 영업이익이 1조6334억원으로 전년 대비 9.7%가량 떨어졌지만 LG에너지솔루션은 1조4864억원으로 22.4% 증가했기 때문이다.

또 두 회사의 참여도 점수 역시 40점 만점에 35점으로 같았다. 나머지 지표 가운데 구성 점수는 삼성SDI가 2점 더 많았고, 견제기능과 평가개선 프로세스 점수는 LG에너지솔루션이 각각 2점씩 앞섰다. 엎치락뒤치락하던 점수차를 배당정책이 벌린 셈이다.


이밖에 에너지·화학업계의 나머지 기업들을 보면 업종 내에서 롯데정밀화학(177점)이 3위, SK가스(176점) 4위, SK아이이테크놀로지(172점) 5위, 금호석유(171점) 6위, SK이노베이션(170점) 7위, LG화학(169점)과 SKC(169점) 공동 8위, 지역난방공사(167점) 10위 순으로 상위 10개기업이 채워졌다. 전반적으로 SK그룹 계열이 선전했다.

165점을 받은 OCI는 2점차로 업종 내 10위권에 들지 못했다. 시가총액으로 따지면 상위 10개기업에 속하는 에쓰오일(160점)과 포스코퓨처엠(152점)과 에코프로비엠(184점) 등도 각각 기업가치와 비교해 부진한 점수를 받으면서 각각 14위, 20위, 26위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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