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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대표의 이례적 은행장 소집에 예견된 긴장감 [현장줌人] 이재명 대표 "강요해 무엇을 얻거나 강제하는 자리 아냐"

이재용 기자공개 2025-01-21 12:47:49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0일 17시4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대 은행장(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IBK기업은행)을 소집했다. 야당 대표가 은행장과 공식 간담회를 개최하는 건 이례적이다. 이번 간담회 자체만으로 은행권의 긴장감이 커진 이유다.

이 대표는 무엇을 강제하기 위한 자리가 아님을 강조했지만 직접적으로 은행의 역할을 요청하는 차기 유력 대권 후보의 발언에 압박감은 불가피하다는 게 중론이다. 특히 금리인하 등 무리한 주문이라도 들어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에 방파제 역할 촉구

이 대표는 20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은행권 현장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에는 민주당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조용병 은행연합회장, 6대 은행장 등 은행권 수장들이 참석했다.


간담회는 이 대표가 발언하고 은행장이 받아적는 등 다소 경직된 분위기에서 시작했다. 앞서 간담회 세부 논의 내용이 공개되고 은행권을 상대로 서민 지원을 압박할 것이라는 예상을 염두에 둔 모습이었다.

이 대표는 분위기를 의식하듯 모두발언을 통해 "여러분들에게 강요해서 무엇을 얻어 오거나, 강제하려는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금융기관이 필요로 하는 게 무엇인지 듣고 도움을 주기 위해 마련한 자리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런 설명에도 이 대표의 소집을 두고 서민 지원을 압박하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이 대표는 이날 "어려울 때일수록 도움이 절실하다"며 "금융기관의 기본 역할은 지원 업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사전 배포된 현장간담회 개요도 '민생경제 회복을 위한 은행의 방파제 역할 촉구'임을 명확히 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은행 사회적 역할 확대 △가계·소상공인 원리금 상환부담 완화 △수출입 중소기업 유동성 지원 확대 등이 언급됐다.

◇은행권, 가산금리 인하 압박 불가피

이 대표의 이날 행보를 두고 금융권 안팎에선 관치금융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특히 제1 야당대표로서 민생을 챙기기 위한 상생금융을 요구할 순 있어도 금리에 개입하는 건 지나치다는 지적이 있다.

간담회가 비공개로 진행된 이후 이 대표는 가계와 소상공인의 원리금 상환부담 완화 등을 주문한 것으로 보인다. 사전 계획에서도 사적 채무조정 현황 파악 및 활성화 방안 논의, 민주당 은행법 개정안에 대한 협조 당부 내용 등이 담겼다.

이에 은행장들은 불가피한 가산금리 인하 압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민주당은 은행이 가산금리 세부 항목 공시를 의무화하는 은행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은행의 영업 기밀 유출 우려 등에 한발 물러서 개정안을 재발의한 상태다.

야당이 완화된 개정안을 재발의하고 차기 유력 대권 후보가 지원을 강조하고 나선 만큼 은행권도 한발 물러설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있다. 개정안에는 법정 출연금 중 지급준비금, 예금보험료, 서민금융진흥원 출연금을 대출금리에 전가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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