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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 비전 2030 중간점검]'부진 꼬리표' 리빙사업, 새옷입고 반전 모색⑤현대L&C·지누스 수익성 고전, 올해부터 업황 개선 기대감 증폭

변세영 기자공개 2025-01-24 07:53:41

[편집자주]

현대백화점그룹의 비전 2030이 분수령에 다다랐다. 2030년까지 매출 43조원, 이익 2.2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 달성에 앞서 지주사 행위제한 요건 해소를 대부분 마무리했다. 첫 번째 관문을 넘어서면서 본격적으로 사업 확장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더벨은 2025년을 맞이해 현대백화점그룹의 비전 2030 달성 현황을 살펴보고 향후 과제를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1일 08시1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비전 2030’은 유통과 패션, 리빙이 3대 핵심 포트폴리오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2030년 유통부문 매출액은 29조원, 인테리어를 포함한 리빙부문은 5조원 목표를 내걸었다. 특히 눈여겨 볼 부문이 리빙부문이다. 2023년 리빙부문 3사의 매출액이 3조원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2조원 가까이 늘리겠다는 수치를 제시한 것이다.

리빙사업은 경기 흐름을 많이 타는 게 특징이다. 특히 글로벌과 B2B 비중이 높아 외부 정세 영향도 크게 받는다. 이를 고려하면 그룹차원에서 리빙부문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겠다는 정지선 회장의 의지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등 등극 현대리바트, 현대L&C·지누스 손상차손 리스크

현대백화점그룹 리빙사업은 크게 3개의 축으로 구성되어 있다. 현대L&C, 현대리바트, 지누스다. 2023년 연결기준 매출액은 각각 8405억원, 1조5857억원, 9522억원을 기록했다. 단순 매출을 모두 합하면 약 3조3000억원 수준이다.

가장 효자는 현대리바트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 2012년 현대그린푸드를 앞세워 리바트 지분을 인수하면서 가구사업에 진출했다. 2011년 기준 리바트 매출액은 5211억원, 영업이익은 92억원에 그치는 중견기업이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이후 매년 지속적인 설비 투자를 거치며 약 10년 만에 3배가량 매출 성장을 이뤘다.


2024년을 기점으로는 처음으로 업계 1위 영예를 안았다. 2024년 3분기(누적) 연결기준 현대리바트 매출액은 1조4558억원, 영업이익은 247억원을 기록했다. 현대리바트는 지난해 1분기 한샘을 제치고 처음으로 업계 1위 오른 후 3분기 연속 1위 사업자 지위를 지키고 있다.

반면 종합 건자재 기업 현대L&C와 매트리스 기업 지누스는 그간 수년간 상황이 좋지 못했다. 현대홈쇼핑은 지난 2018년 모건스탠리PE로부터 한화L&C 지분 100%를 약 3700억원에 인수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그룹 최고의 캐시카우인 ‘현대홈쇼핑’을 앞세웠다. 홈쇼핑이 황금알을 낳던 시점으로 매년 연간 1000억원 이상 에비타(EBITDA)를 창출할 만큼 우량했기 때문이다. 현대홈쇼핑은 영업권으로 2400억원을 책정했을 만큼 한화L&C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다만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2018년 연결기준 매출액은 1조265억원에서 2020년 9319억원으로 감소했다. 이듬해부터 다시 외형이 1조원대로 반등했지만 수익성이 여전히 발목을 잡았다. 2021년과 2022년 2년 연속 별도기준 영업적자를 냈을 정도다. 이와 함께 현대홈쇼핑은 2019년 손상차손으로 480억원, 2021년 386억원, 2022년 522억원, 2023년에는 265억원을 인식했다. 이는 현대홈쇼핑 영업외손익에 계상돼 순이익을 잠식하는 주범으로 작용했다.

지누스도 ‘고가 인수’ 족쇄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현대백화점은 2022년 지누스 지분과 경영권을 인수하는 데 9000억원을 투입했다. 그룹 역사상 최대 규모 M&A다. 이 과정에서 영업권 규모만 무려 6449억원에 달했다. 총 투자금액의 3분의2 이상이 경영권 프리미엄으로 책정했다.

문제는 지누스는 코로나를 직격탄으로 맞으면서 인수와 동시에 아픈 손가락으로 전락했다는 점이다. 지누스 매출액은 2021년 1조1238억원에서 2023년 9523억원까지 하락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021년 743억원에서 2023년 183억원으로 2년 만에 75% 이상 감소했다.

◇부진 리빙 계열사 수장 교체, 지누스 3분기 성장률 '괄목'

현대백화점그룹은 2025년 그룹 정기인사를 기점으로 현대L&C와 지누스는 대표이사를 모두 교체하는 ‘초강수’를 두며 분위기 쇄신을 주도하는 모습이다. 현대L&C 대표이사로는 현대그린푸드 푸드서비스사업본부장인 이진원 전무, 기존 현대L&C 대표를 맡던 정백재 전무를 지누스로 이동시키며 리빙사업 재건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이 전무는 재무통, 정 전무는 기획 및 글로벌 전략 전문가다. 두 사람은 이번 인사에서 모두 승진코스를 밟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진급을 통해 힘을 실어줌과 동시에 부진 계열사 반등이라는 임무를 부여받은 셈이다.


긍정적인 건 영업환경이 완연히 좋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누스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까지 빅배스를 끝으로 3분기부터는 전년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하며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내부적으로 매트리스를 빅박스에서 스몰박스 형태로 전환해 물류비를 개선하는 등 내실화를 통한 자구책을 마련한 게 효과를 발휘했다. 이 밖에도 가장 큰 문제로 거론됐던 월마트 등 미국 채널에서 발생한 재고 적체 현상이 어느 정도 해소되며 공장이 100%에 육박할 만큼 풀가동되고 있어 반등 신호탄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 전무 체제에서 현대L&C도 프리미엄 라인에 힘을 주며 수익성 점프를 노릴 것으로 분석된다. 대표적인 게 강화 천연석인 칸스톤 라인이다.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확장사업에서 주요 공용부 마감재로 선정됐고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 등 프리미엄 휴양시설에도 공급하며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최근에는 칸스톤 프리미엄 라인이 올림픽파크포레온 프리미엄 옵션으로 채택되기도 했다. 현대리바트 등 계열사와 협업해 식탁 등 프리미엄 가구를 선보이며 B2C 시장 공략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지누스의 경우 미국 유통사들이 발주를 재개하면서 4월부터 주문이 계속 들어오고 있다"라면서 "작년 3분기부터 개선세가 명확해졌고 올해 본격적으로 숫자가 보여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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