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1월 09일 07: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행동주의 한다는 우리나라 운용사 중에 라이프자산운용이 가장 이해가 안 간다."최근 만난 모 운용사 대표의 말이다. 행동주의 색채를 지닌 다수의 국내 운용사들 중 라이프자산운용의 행동주의는 아무래도 좀 이상해 보인다는 의미다. 그도 그럴 것이 라이프자산운용은 국내 선두격으로 '우호적 행동주의'를 표방한 운용사다. 이해되지 않는다는 말은 '행동주의가 어떻게 우호적일 수 있느냐?'는 의미의 상충성을 지적하는 또다른 표현인 셈이다. 이를테면 '따뜻한 아이스아메리카노'다.
명확히 말하면 라이프운용이 하는 건 행동주의가 아니다. 액티비즘과는 별개의 개념인 '인게이지먼트'다. 투자사가 피투자사에게 무언가 액션을 취한다는 것은 동일하나, 해외에서는 이 두 개념을 완전히 구분지어 부르고 있다. 다만 라이프운용은 창립 과정에서 'ESG 행동주의 운용사', '우호적 행동주의 운용사'라고 스스로를 일컬어 시장의 오해를 만들었다. 인게이지먼트를 번역할 적당한 단어가 없었기 때문이다.
액티비즘과 인게이지먼트는 카테고리 자체가 다르다. 액티비즘이 공격과 쟁취로 요약되는 한 장르라면 인게이지먼트는 헤지펀드 운용 전략 중 하나다. 구체적으로 각종 이벤트에 따른 주식의 가격변동을 포착해 수익을 창출하는 전략인 '이벤트드리븐'의 하위 전략이다. 업계 조사에 따르면 일본에서 운용되는 인게이지먼트 전략 헤지펀드는 70여개에 달한다. 인게이지먼트는 우리에게만 낯선 개념이었을 뿐이다.
액티비즘과 달리 인게이지먼트는 요란하지 않다. 라이프운용은 지난해 내로라 하는 국내 굵직한 상장사의 사업 방향에 개입했다. 마치 컨설팅펌처럼 복잡하게 중복된 사업구조를 정리해 시너지를 낼 수 있게 하는 방안 등을 제안했다. 이를 수용한 기업들은 실제 수익을 올렸다. 다만 액티비즘 운용사가 각종 보도자료를 통해 '우리가 지금 무엇을 하는지'를 알린 것과 달리 라이프운용은 '조용한 그림자'여야만 한다.
라이프운용은 '어떤 활동을 통해 기업 주가를 제고했는지'를 다른 방식으로 입증해내고 있다. 운용자산(AUM)과 실적이다. 2021년 6월 출범 시 1000억원에 불과했던 AUM은 지난해 1조원을 돌파했다. 운용보수가 늘면서 영업수익도 100억원을 넘겼다. 대부분 출자자는 기관이다. 해외 기관의 러브콜도 상당하다. 라이프운용의 인게이지먼트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는 기관의 태도만으로 설명이 충분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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