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닭볶음면 성공기]매운맛 스펙트럼 확장 잰걸음, 넥스트는 '헬스케어'⑥먹거리와 바이오 기술 접목 통한 지속가능성 확보, 오너 3세 미래 준비
정유현 기자공개 2025-01-24 07:55:06
[편집자주]
2012년 4월 13일. 삼양식품의 사사(社史)의 흐름을 바꾼 역작인 '불닭볶음면'이 세상의 빛을 본 날이다. 존폐 위기까지 거론됐던 삼양식품은 국물면이 아닌 '매운맛 볶음면'으로 승부수를 띄웠고 적중했다. '파괴적 혁신'을 통해 전 세계를 호령하는 대표 K푸드 기업으로 자리 잡은 셈이다. 더벨이 불닭볶음면이 글로벌 시장에 안착한 요인을 다각도로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2일 10시1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양식품은 한국의 대표 장수 식품 기업으로 꼽힌다. 창립 60주년을 넘어 100년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분주한 발걸음을 보이고 있다. '불닭볶음면'이 현재의 강력한 성장 엔진으로 활약하고 있지만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2023년 지주사의 사명을 과학기술과 문화 예술을 상징하는 키워드를 담아 '삼양라운드스퀘어'로 바꾼 것도 넥스트 스텝을 내딛기 위한 준비였다. 그룹의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동시에 식품을 넘어 '헬스케어 컴퍼니'로 도약하기 위해 초석을 다지고 있다.
◇핵심 '불닭' 브랜드 키우기 지속, 매운맛 브랜드 포트폴리오 강화
삼양식품이 불닭 브랜드의 의존도를 줄이고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 같은 고민은 올해초 발표된 김정수 삼양라운드스퀘어 부회장의 신년사를 통해서도 엿볼 수 있다.
김 부회장은 올해 전략적 핵심방향으로 '핵심역량 강화', '웰니스&헬스케어', '시너지 기반의 사업 다각화'로 설정했다. 잘하는 것을 더 잘하고, 새로운 것을 시도하면서 미래를 준비하자는 의지가 담겨있다.
삼양식품이 잘하는 것은 역시나 라면 사업이다. 2024년 3분기 말 기준 삼양식품의 사업은 △면 △스낵 △뉴트리션 △소스 및 조미소재 사업 △골판지 사업 및 용역사업으로 나뉜다. 3분기까지 누적 매출(1조2491억원) 중 면 사업에서 1조1469억원의 매출이 발생했다. 전체 매출의 91%에 해당한다. 면 사업부 매출에서 내수 매출 2603억원을 제외하고 9406억원이 해외에서 발생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불닭볶음면의 인기가 지속된 효과다.
핵심 역량 강화 차원에서 불닭 브랜드의 역량을 키우는 작업에 힘을 주고 있다. 120년이 지나도 꾸준히 팔리고 있는 코카콜라, 이금기 굴 소스 등 시간이 흘러도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면서 사랑받는 브랜드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이 작업의 연장선상에서 불닭 브랜드 IP를 활용해 불닭소스 등 제품 카테고리를 확대하고 있다. 소스 사업은 B2C를 넘어 B2B 사업을 키울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불닭볶음면이 장수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브랜드에 스토리 텔링을 입히는 작업이 필수다. 소비자 트렌드에 맞게 제품을 다각화하면서 지속적인 혁신을 추구해야 한다. 삼양라운드스퀘어가 삼양애니를 설립해 콘텐츠를 제작하고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예능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것도 이 같은 작업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글로벌 지역 소비자의 입맛에 맞춰 새로운 맛을 선보이는 것도 같은 방향이다.
불닭볶음면이 안정적인 캐시 카우 역할을 하고 있지만 매출 의존도가 높은 것은 고민거리 일 수 있다. 만약 불닭볶음면의 판매가 정체되거나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했을때 실적 변동성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맵탱' '탱글','맵(MEP)' 등 신규 브랜드를 출시하면서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맵은 국내에 출시된 '맵탱'의 글로벌 브랜드다.
맵과 맵탱은 삼양식품이 불닭볶음면을 넘어서 K푸드 매운맛의 스펙트럼을 확장하기위해 전략적으로 내놓은 브랜드다. 맵은 태국과 일본 지역에 출시됐으며 향후 지역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헬스케어 컴퍼니 도약 이한 예열, 전병우 상무 주도
신규 브랜드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삼양식품의 비전은 헬스케어 컴퍼니다. 먹거리와 바이오 기술의 접목을 통해 창출하는 고부가가치 사업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식품 제조업을 넘어 기능성 헬스케어 식품사로 전환하는 중요한 전환점에 서있다.
현재 웰니스·헬스케어를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삼양라운드힐의 웰니스 센터, 디지털 헬스케어 기반의 정밀분석을 통한 개인별 맞춤 건강개선 서비스 사업 등을 중점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잭앤펄스' 브랜드를 통합해 건강기능식품과 식물성 냉동 간편식 제품을 새롭게 출시했다. 잭앤펄스 브랜드를 통해 식물성 원료를 기반으로 한 건강기능식품, 간편식, 단백질 음료 등을 새롭게 선보이기 위해 예열에 나선 것이다.
최근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마이크로바이옴에 꽂혔다. 헬스바이옴이 개발한 근력 개선 건강기능식품 소재 ‘HB05P’를 함유한 제품의 국내 독점 판권 계약을 체결했다. 협력을 통해 삼양식품만의 헬스케어 사업을 확장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장 건강 강화하는 라면, 간편식 등을 출시하는 것이 예상된다.
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임무는 오너 3세인 전병우 전략총괄(CSO) 상무가 맡고 있다. 김정수 부회장이 불닭볶음면을 통해 삼양식품의 새 부흥기를 주도하고 경영의 키를 쥐고 있다면 전 상무가 신사업을 통해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다. 삼양식품은 작년 5월 헬스케어 BU를 신설하고 전 상무에게 BU장을 맡겼다.
작년 3분기 분기보고서 기준으로 전 상무는 헬스케어 BU장과 불닭브랜드본부장을 겸임했다. 신사업과 본업 모두 들여다 보면서 미래 비전을 설계할 수 있는 임무를 맡겼는데 올해 초 조직 개편을 통해 변화가 있었다.
불닭브랜드본부장은 김남숙 상무가 맡고 신성장브랜드본부가 신설되면서 외부에서 영입한 김선영 본부장이 불닭 외의 브랜드를 총괄한다. 전 상무는 특정 브랜드를 관리하는 것이 아닌 그룹사의 비전을 설정하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담당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양라운드스퀘어 측은 "전병우 상무는 라운드스퀘어의 전략총괄로서 그룹사 전반의 전략과 방향성 등을 총괄하는 역할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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