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레이저 사업' 한화시스템으로 '일원화' 한화에어로 레이저 사업 양수…수십억 미사일 대체하는 레이저 무기 개발 '박차'
허인혜 기자공개 2025-01-31 08:45:38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3일 16시3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시스템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레이저 부문을 인수해 자사 레이저 사업과 합친다. 한화시스템은 사업 통합을 통해 레이저 무기 체계 사업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계획을 세웠다.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레이저 사업은 사실상 매출액이 거의 잡히지 않던 부문이다. 한화시스템이 투자금을 늘릴수록 당분간 회수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한화시스템이 사업 육성을 결정한 이유는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레이저 무기 개발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한화그룹은 미래형 레이저 무기의 경제성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안티드론 분야에서 미사일을 레이저로 대체한다는 목표다. 미사일을 한 발 발사하면 수억~수십억원이 지출되지만 레이저 무기는 1회당 2000원을 쓴다.
◇한화시스템, 110억원에 에어로 레이저 사업 양수
한화시스템은 '특수관계인으로부터 영업양수' 공시를 통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레이저 사업을 인수한다고 밝혔다. 4월 중 인수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한화시스템은 약 110억원에 레이저 사업을 사들인다. 외부 평가기관이 매긴 가치다.
레이저 사업뿐 아니라 관련 계약과 인력, 자산, 특허 등을 모두 이관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레이저 사업 부문 인력은 수십명 규모다. 인력은 개인 동의를 거쳐 한화시스템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한화시스템도 별도로 레이저 사업을 해왔던 만큼 이관된 부문은 기존 사업과 통합한다.
양수에 따라 레이저 사업 관련 매출과 자산 등도 한화시스템으로 옮겨간다. 다만 최근까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레이저 사업 부문의 매출액은 미미해 집계가 어려운 수준이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규모가 크지 않았고 독립된 별도 부문도 아니어서 매출액이나 영업이익 등을 따로 공개하지 않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판교 R&D 캠퍼스 내 레이저 사업 센터를 통해 관련 사업을 영위해 왔다. 사실상 판매보다는 연구개발에 주력해 왔다는 의미다. 화포탄약, 유도무기체계, 항법, 레이저 등 핵심기술의 연구개발을 이어왔다.
한화시스템은 전자광학 관련 업력만 40년을 쌓았다. 1978년 야간투시경 생산이 시작이다. 별도의 전자광학연구소를 두고 감시정찰, 위성 등에 레이저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터렛형 EOIR, 탐지/대응체계(DIRCM, MWS, ASE, APS) 등에 매진 중이다.
◇1000배 비싼 미사일로 드론 막는 현실…'2천원' 천광에 거는 기대
매출이나 규모만 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레이저 사업은 방산 전체에서 극히 일부를 차지한다. 아직 태동기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한화시스템이 레이저 사업을 사들여 합하는 이유가 있다. 투자가 성과로 바뀔 '타이밍'에 도달해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레이저대공무기 블록-1(천광) 개발에 성공했다. 방위사업청과 양산 계약을 체결해 최초 양산을 진행 중이다. 방위사업 수주 건으로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2019년 시작된 프로젝트로 약 871억원의 사업비용을 썼다. 레이저 사업이 이관되면 이 계약도 함께 한화시스템으로 옮긴다.
천광은 국방과학연구소(ADD)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협력해 개발한 무기다. 한화시스템은 천광 프로젝트에서 정밀 조준·추적과 발사통제 분야를 담당해 왔다.
한화시스템은 특히 안티드론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천광도 고출력 레이저를 통해 소형 무인기와 멀티콥터 등을 정밀타격하는 레이저 무기다. 2010년대 중반부터 드론이 전쟁 무기로 쓰이고 있다. 문제는 드론 방어에 천문학적인 비용이 든다는 점이다.
단적인 예로 드론과 드론을 막기 위해 사용하는 미사일의 단가 차이는 1000배에 육박한다. 미사일 1기당 제작 단가는 210만~400만달러다. 시스패로 미사일이 한 발에 약 25억원, SM-2 함대공 미사일이 약 29억원을 쓴다. 천광은 탄약도 쏘지 않고 레이저 광선으로 공격하기 때문에 1발에 약 2000원을 지출한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레이저 무기의 핵심 기술인 정밀 조준과 추격, 발사 통제 등을 한화시스템이 담당해 왔다"며 "중요 지역에 침투하는 불법 드론과 소형 무인기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드론대응 다계층 복합방호체계 사업을 수행해온 만큼 대드론 체계에서 적의 드론을 효과적으로 무력화 시킬 수 있는 기술적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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