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대 그룹 재무 점검]한화 화학·태양광사업, 1년간 이익 8000억 줄었다[한화]①그룹 전체 영업이익 19% 후퇴…방산업이 일부 만회, 외형 증가 '6년째'
고진영 기자공개 2025-02-06 08:10:29
[편집자주]
한국 경제를 이끌어오던 10대 그룹은 작년 각자의 위기를 맞았다. 삼성은 반도체 경쟁력에 대한 위기등이 켜졌고 SK는 배터리 사업의 정상화를 노렸지만 '캐즘'이라는 복병을 맞았다. LG와 롯데, 한화는 화학 시황 부진이라는 악재를 맞이했다. 2025년이 밝았지만 새해의 활력보다는 위기 극복에 대한 간절함이 더 드러나 보이는 배경이다. THE CFO는 10대 그룹 내 핵심 계열사들의 재무 현주소를 조망하고 올해를 관통할 재무 이슈를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03일 08시28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그룹이 방산업 호조에도 불구 주춤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주력이자 간판인 케미칼(화학)사업,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이 집중적으로 키우던 태양광사업이 동시에 적자전환한 탓이다. 두 사업에서 1년간 줄어든 영업이익만 8000억원에 달한다.◇그룹 전반 수익성 악화, 원인은 화학·태양광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한화그룹 비금융사들은 매출 43조8726억원, 영업이익 8607억원을 기록했다. 화학과 화약·방산, 태양광, 도소매, 건설, 레저·서비스, 조선, 기타부문 계열사들의 실적을 합산한 수치이며 조선사업은 한화오션이 편입된 5월 이후를 기준으로 셈했다.
전반적으로 부진한 실적이다.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19% 줄었고, 매출은 13% 늘긴 했지만 기존 사업이 잘됐기 때문이 아니라 한화오션을 인수한 효과가 컸다. 조선부문(한화오션)을 제외하고 계산할 경우 매출은 36조3498억원, 영업이익은 1조123억원으로 축소된다. 2023년 9월 말과 비교해 각각 1%, 22%씩 뒷걸음질한 실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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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화학, 태양광부문의 고전이 두드러진다. 한화그룹 화학사업은 한화솔루션과 한화임팩트 자체사업부문, 합작법인인 한화토탈에너지스(50% 반영), 여천NCC(50% 반영) 등이 담당하고 있다. 2020년 11조원 남짓의 매출을 냈다가 이듬해 15조8000억원으로 점프, 2022년엔 19조4000억원 수준까지 확대됐었다. 하지만 2023년 다시 16조원대로 꺾이더니 지난해도 유의미한 반등은 하지 못했다.
화학부문의 핵심 계열사인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9월 말 매출이 전년 대비 17% 가까이 줄면서 적자로 돌아섰다. 화학사업을 하는 기초소재, 태양광사업을 하는 신재생에너지부문의 외형이 동시에 감소한 탓이다. 한화토탈 역시 중국발 공급이 쏟아져 2년째 영업손해가 계속되고 있다.
태양광부문도 사정이 시원찮긴 마찬가진다. 태양광부문의 주력계열사는 한화에너지와 한화솔루션이다. 한화솔루션이 태양광 셀, 모듈같은 미드스트림을 주력으로 하면서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 개발, 인수 매각 등 다운스트림 사업을 병행하고 있으며 한화에너지는 그룹 내부의 다운스트림을 주로 맡는다.
태양광부문은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이 4조3541억원에 그치면서 전년 동기보다 36%나 줄었다. 영업손익은 1100억원을 손해봐 적자 전환했다. 한화솔루션의 경우 태양광 사업에서 미국 비중이 높아 북미 지역의 수급 변화에 민감히 반응한다. 2023년 상반기 원재료값이 인하되면서 양호한 수익성을 보였지만 하반기엔 미국 내 재고부담이 늘고 판가 인하로 마진이 나빠져 적자를 냈다. 또 지난해는 북미 지역에서 중국의 공급과잉으로 또 판가가 떨어지면서 적자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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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9월 말 기준으로 계산했을 때 한화그룹은 화학부문과 태양광부문에서만 1년간 7841억원의 영업이익이 증발했다. 그룹 전체 영업이익 감소폭이 2000억원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수익성 악화의 근원지가 이 두 사업인 셈이다.
◇부진 만회한 방산업, 조선업도 회복세
다만 화학, 태양광에서 발생한 실적 공백을 방산업이 일부 만회했다. 화약을 포함한 방산부문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한화 글로벌부문, 한화정밀기계, 한화모멘텀 등이 이끈다. 국내 방산 시장에서 선두권을 지키면서 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담당 중이다. 2019년부터 매년 매출이 늘었으며 영업이익률 역시 추세적 우상향을 그리고 있다.
방산무문 매출을 보면 2023년 10조원을 돌파, 지난해는 9월 말 기준 8조267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9%(1조8404억원)가 많은 금액이다. 영업이익 역시 248%(7510억원)가 점프해 1조536억원을 찍었다. 화학과 태양광에서 생긴 감소분을 전부는 아니어도 상당분 만회한 셈이다.
앞으로도 방산업 중심의 현금창출 기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몇년간 수주잔고가 빠르게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3년 전 10조원대에 그쳤던 방산부문 수주잔고는 현재 38조원 수준으로 늘었다. 이중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약 30조원, 한화시스템이 약 7조6000억원을 채우고 있다.
이밖에 한화갤러리아, 한화 글로벌부문 등이 영위하는 도소매업은 2019년 4조9000억원을 웃돌았던 연매출이 현재 3조5000억원 안팎으로 떨어진 상태다. 다만 작년에는 9월 말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5.5% 증가하면서 회복세를 나타냈다.
조선부문 전망도 긍정적이다. 한화오션은 수주잔고에서 저가 물량이 차지하던 자리를 고가 선박이 차츰 대체하면서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9월 말 기준 수주잔고는 27조원 수준으로 GCT(표준화물선환산톤수) 기준 글로벌 3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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