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2월 04일 07시0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껄무새가 이곳저곳에서 우는 시기다. 껄무새는 무엇무엇할 걸이란 후회 표현과 앵무새를 조합한 신조어다. 투자나 중대 기로에서 망설이다 기회를 놓치거나 오답을 고른 뒤 돌아보며 앵무새처럼 ‘그때 이렇게 할 걸’이란 말을 반복하는 사람이나 행태를 가리킨다.최근에 들리는 껄무새의 울음은 대부분 비트코인에 관한 소리다. ‘비트코인 좀 미리 사둘걸’, ‘그때 팔지말고 가지고 있을 걸’ 같은 이야기다. 크립토 윈터 시절 곤두박질 친 비트코인 가치가 1년새 치솟은 탓이다. 일확천금 기회를 날린 이들의 아쉬움이 껄무새의 울음으로 비화됐다.
이런 비트코인 껄무새 현상을 관찰하면 표면의 후회말고 여러 복잡한 일면을 엿볼 수 있다. 여전한 랠리 탑승에 대한 망설임.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초조함. 앞선 것이 뒤섞여 놓지 못하는 관심. 그러면서도 쉽사리 행동하지 못하는 모습 등 여러 상실감과 두려움이 기저에 깔렸다.
이런 껄무새와 그 안에 담긴 감정은 개인 말고도 업계, 국가에도 거의 동일하게 적용된다. 다만 한탄에 대한 표적이 기업이나 업계 자신보다는 정책과 환경이라는게 조금 다르다. 자책보다는 원망과 억울함이나 걱정을 섞은 울음이 대부분이다. ‘해외로 나가서 사업할 걸’ ’규제 확립이라도 빨리 해줬다면 이렇진 않았을 걸‘처럼 말이다.
특히 비트코인의 전략자산화가 진행되고 미국과 중국을 위시한 국외에서 우위와 이득을 쓸어가는 시점이다. 이를 마냥 손놓고 지켜봐야하는 게 국내의 현실이다. 거래소나 커스터디(수탁) 업종을 제외하면 국내에서 제대로 살아남아 자생 중인 가상자산 관련 기업, 스타트업을 찾기 어렵다.
국내 기업이 전무한 비트코인 채굴업은 더 심각하다. 전기세 부담이 있지만 비트코인 채굴은 한 국가 가상자산과 블록체인 산업의 기초다. 유동성 공급과 연관 사업 창출로 업계 전체 풀을 키운다. 이런 중요성과 가능성에도 뒤늦게 도전할 사업자를 찾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루나·테라 사태에 지레 겁먹은 이후 더딘 정책 추진과 전무한 지원 영향이다. 결국 국내 업계는 시장을 키울 중요한 시간을 뭘 해보지도 못하고 허비하고 있다.
하나 중요한 점은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으면 껄무새의 울음은 계속 커진다는 점이다. 현 추세를 보고 가상자산을 조금이라도 알아보기로 한 사람과 아무런 의식 없이 아쉬움만 삼킬 사람이 가질 시야는 분명 다르다. 지금이라도 정책 정비에 속도를 내고 업계 기반을 다질 마중물을 만들지 않는다면 오늘 우는 껄무새는 내년과 내후년에도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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