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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퀀텀점프 2025]ICTK "보안의 시대 불가피, 수출 가능한 국내 유일 보안칩"이정원 대표 "글로벌 메이저와 동일선상에서 경쟁"

성상우 기자공개 2025-02-06 09:50:38

[편집자주]

새해 코스닥 기업은 생존의 시험대에 놓였다. 조달 사정은 위축된지 오래됐고 신사업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옥석이 가려지는 시기, 기업들은 한 해 먹거리에 대한 치열한 고민을 사업계획에 담았다. 새로운 도약대를 찾아 퀀텀점프를 꿈꾸는 기업들의 비전을 현장에서 직접 들어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04일 15시3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보안산업의 매출 구성을 보면 98%가 내수용이고 수출은 2% 언저리다. 사실상 산업 전체가 내수용인 상황인데 우리는 처음부터 해외 시장을 겨냥해 특허 기술을 개발하고 제품을 만들었다. 램버스같은 빅테크들과 파트너십이 계속 이뤄지고 있다는 건 그 성과가 서서히 나오고 있다는 의미가 아닐까.”

아이씨티케이(ICTK) 이정원 대표(사진)의 시선은 확고하게 ‘글로벌’로 향해 있었다. 국내 대기업과의 협업과 프로젝트도 병행하고 있지만 메인 타깃 시장은 확실히 해외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최근 더벨과 만난 이 대표는 글로벌 산업계의 변화 흐름에 대해 설명하는 데 한참을 할애했다. 업종을 막론하고 통신이 연결되는 제품을 생산하는 산업이라면 어디든 보안 칩을 필수적으로 탑재해야 하는 밸류체인 전반의 변화를 콕 짚었다. 변화하는 산업 전체가 ICTK의 잠재 시장이라는 설명이다.

ICTK의 보안칩은 스마트폰과 PC 뿐만 아니라 무선 인터넷망이 연결되는 모든 사물인터넷(IoT) 장치와 모바일 액세서리, 오토모티브 등 분야에 전방위적으로 탑재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대표는 미국 시장의 변화를 먼저 언급했다. 그는 “미국에선 ‘사이버 트러스트 마크(Cyber Trust Mark)’ 제도를 시행했다. 2027년부턴 통신이 되는 제품은 이 마크를 받아야 판매할 수 있다. 사실상 모든 미국인의 IT 장비 사용에 대해 보안 장벽을 쌓겠다는 것”이라며 “국방 분야는 더 적극적이다. 공화당 정권이 들어서면 방위 예산이 50% 가량 증가하는데 상당분이 보안 확보에 쓰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산업 정책 변화들 모두 이 대표에겐 기회요인으로 여겨진다. 모든 통신용 디바이스들이 사이버 트러스트 마크를 받는 과정에서 시장의 상당 비중이 ICTK의 보안 칩을 필요로 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대표가 올해 이후 경영 초점을 품질 기반의 ‘대량 양산 체제’ 구축으로 전환한 배경이기도 하다.

유럽의 배터리법 시행에 따른 배터리 이력 관리 시장 개화도 기대 요인이다. 이 대표는 “배터리 이력 추적을 하려면 장치가 들어가야 되는데 탑재 대상 수량이 최소 수 억개 이상”이라며 “이를 타깃팅한 우리의 1차 제품이 최근에 나왔다. 휴대폰을 비롯해 배터리가 들어가는 모든 디바이스 생산 업체들이 고객사”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방위산업과 미국 통신장비 시장에서도 변혁이 일어날 것으로 봤다. 그는 “글로벌 통신 기지국 장비 시장은 에릭슨·노키아·화웨이 등 몇 개 업체가 과점하고 있는 체제인데 ‘오픈랜’ 이후 각 이동통신사별로 한 업체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지고 전 세계 업체들 간 경쟁 체제로 재편될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미국 내 스타트업들이 비집고 들어갈 수 있는 틈이 생길텐데 다양해진 장비 간 인증 및 보안이 더 중요해지면서 우리 제품을 확장할 수 있는 큰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코스닥 상장을 전후로 ICTK의 위상은 즉시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달려졌다. 단순히 재무적 안정성 확보나 인력 수급의 용이성뿐만 아니라 글로벌 학계나 업계에서 회사의 활동반경이 눈에 띄게 넓어졌다.

이 대표는 “국내외에 걸쳐 협력기관이나 협력 업체들, 학계와 연구소 쪽으로도 접점이 확대됐다”면서 “국내에선 보안 반도체로 상장을 한 업체가 없다보니 주변에서 업계 리더로 받아들여주는 분위기가 조성되기도 했다. 램버스의 몇 안 되는 글로벌 시큐리티 파트너로 우리가 등재된 것도 그 일환”이라고 했다.

실제로 ICTK는 코스닥 상장을 이룬 지난해에 글로벌 빅테크들과의 접점을 크게 늘렸다. 디바이스 액세서리에 탑재되는 인증 칩 공급 계약을 비롯해 고객사 전용 칩에 들어갈 보안 요소 기술 공급 등 다수의 계약이 지난해 맺어졌거나 체결이 유력한 논의 단계다. 거래 상대방이 모두 글로벌 시장에서 이름만 대면 아는 ‘빅테크’ 기업이다.
램버스 홈페이지에 파트너사로 등재된 ICTK

글로벌 메이저 플레이어들과의 굵직한 계약이 잇따라 이뤄지고 있지만 시장에 공개를 못한다는 답답함도 있다.

이 대표는 "보안 업계에선 파트너십과 칩 공급사 등에 대한 보안은 더 철저하게 요구된다"면서 "특정 업체로 우리 보안칩이 공급되는 게 알려지면 그 자체로 해커들에게 힌트가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어떤 제품을 쓰는지 조차 알리지 않는 게 관행이며, 제품의 마킹까지 삭제 후 납품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비즈니스 상 이유뿐만 아니라 해킹 위험으로부터의 안전과 보안상 이유 때문에라도 타 산업 대비 엄격한 비밀유지협약(NDA)이 요구되는 셈이다.

그럼에도 중장기적으론 결국 ICTK 기술의 우수성이 드러나고 글로벌 메이저 업체 곳곳으로 보안 칩이 공급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게 될 것이란 게 이 대표의 확신이다.

그는 “인피니언, NXP, 마이크로칩스 같은 곳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와 동일선상에서 경쟁하고 있는 곳인데 이건 국내 업체로선 전례가 없었던 일”이라며 “보안 반도체 분야에선 ICTK가 국내에서 유일하게 원천기술 기반으로 해외 수출이 가능한 곳이라는 점을 다시 짚고 넘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고객의 신규 제품에 적용되는 특성상 그 리드타임이 소프트웨어에 비해 길지만, 한 번 들어가면 그만큼 안정적이기도 하다. 우리 기술에 대해 믿음을 갖고 기다려주시면 양산 체제 구축과 함께 조만간 큰 실적으로 주주들에게 보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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