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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앤에프 재무 진단]재무라인 강화했지만…투명성 논란 '도마위'모두 포함시 1.8조, 경쟁사들과 다른 기준…재무관리 체계 허점 지적

이호준 기자/ 이영호 기자공개 2025-02-18 08: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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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시장 둔화(캐즘) 충격이 가장 먼저 닿은 곳은 소재 업체들의 곳간이다. 그럼에도 엘앤에프는 수조원을 투입해 양극재 증설과 수직 계열화 투자를 강행해왔다. 최근에는 미국 현지 투자까지 추진하며 확장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적자 확대와 차입 부담 속에서 재무 투명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이 같은 불안 속에서 엘앤에프는 계획한 대규모 투자를 실현할 수 있을까. 더벨이 재무와 사업 전반을 면밀히 분석했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3일 16시3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엘앤에프의 차입금 산정 방식이 도마 위에 올랐다. 금융부채 일부를 제외한 계상으로 총차입금이 실제보다 적은 것처럼 시장에 전달하면서 재무 투명성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엘앤에프는 최근 대규모 설비투자와 코스피 이전 상장 등 여러 재무적 이벤트를 추진했다. 이를 위해 재무최고운영책임자(COO), 최고재무책임자(CFO), 재경부문장을 대거 보강하며 적극적인 자금 조달과 지출 전략을 펼쳤다. 하지만 정보 전달 과정에서 착오를 일으켜 오히려 불신을 키우는 상황이 연출됐다.

◇1.8조원이 1.3조원으로…에코프로 등 대비 차입금 축소 공개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엘앤에프의 차입금 산정 방식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최근 실적 발표와 컨퍼런스콜에서 공개한 차입금이 실제로는 총차입금이 아닌 은행차입금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회사는 금융부채를 공개하면서 EB(교환사채)와 CB(전환사채)를 제외했다. 이를 포함할 경우 전체 차입금은 약 5000억원 증가하게 된다.

실제 엘앤에프는 EB와 CB를 제외한 기준으로 작년 말 전체 차입금을 1조3711억원으로 발표했다. 다만 이를 포함하면 같은 기준에서 차입금은 1조8810억원에 달한다. 작년 말 수치는 발표되지 않았으나 3분기 말 기준으로 EB는 5405억원, CB는 36억원 수준이다.

동종 업계 내 다른 경쟁사들은 EB와 CB를 포함한 방식으로 차입금을 공개하고 있어 엘앤에프와 차이가 더욱 두드러진다. 엘앤에프와 경쟁 관계에 있는 에코프로비엠의 경우, 최근 4200억원 규모의 CB 등을 전체 차입금에 포함해 컨퍼런스콜 등을 진행한 바 있다.

EB와 CB는 주식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지만 끝까지 부채로 남을 수도 있다. IR에서 5000억원 이상의 총차입금 차이를 명확히 설명하지 않으면 기업 입장에선 자금 조달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지다. 그러나 투자자 신뢰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차전지 업계 한 CFO는 “형식적으로 불법은 아니”라며 “어느 정도 포장은 가능하겠지만 회계상 금융부채 산정 기준을 회사가 몰랐을 리 없는 만큼 의도가 개입될 여지가 큰 부분”이라고 말했다.

◇재무 관리 체계의 허점…"부연설명 첨가할 예정"

엘앤에프는 다른 기업들보다 재무적 이벤트가 최근 1~2년에 집중된 경향이 있다. 그만큼 지난해 말 재무제표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컸다. 이런 가운데 이번 IR에서 총차입금 계상 착오가 발생했다. 시기적으로 시장의 의심이 커지는 이유다.

실제 엘앤에프는 재작년에는 2026년까지 연산 40~43만톤(t)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수직 계열화 등에 총 5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실행하기 위해 재무 조직을 대폭 강화했다. 신한금융지주에서 CFO와 IR 임원을 지낸 류승헌 부사장(사진)을 CFO로 영입했다. 기존 CFO였던 박남원 상무에겐 재경부문장을 맡겼다. 또 오너 일가인 허제현 부사장이 재무COO에 오르며 재무 운영을 강화했다.

엘앤에프는 이후 코스피 이전 상장에 성공했고 LS그룹과의 합작법인 'LS-엘앤에프 배터리솔루션(LLBS)' 등을 설립하며 전구체 생산능력도 확대했다. 최근 컨퍼런스콜에서는 미국 내 리튬인산철(LFP) 양극재 현지 생산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 신뢰 확보가 필수적인 상황에서 재무 관리 체계의 허점이 지적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만약 단기적으로 부채 부담을 낮춰 보이려는 의도가 있었다면 이는 시장 평가에도 부정적인 인상과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엘앤에프 측은 "당사 IR팀에서 추후 표현의 오해가 없도록 부연설명을 첨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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