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2월 17일 07시0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또 한 명의 메이저리거가 탄생했다. 행선지는 LA다. 키움 히어로즈의 김혜성은 지난달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다저스 입단을 확정 지었다. 김혜성은 포스팅 시스템을 거쳐 미국에 진출한 한국 프로야구 선수 중 9번째로 메이저리그에 입성하게 됐다.비슷한 시기 바이오 업계에서도 흥미로운 LA발 소식이 들려왔다. LA 소재 신생 바이오 전문 벤처캐피털(VC) 고든엠디글로벌인베스트먼트(이하 고든엠디)가 국내 VC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와 최대 1억5000만달러(약 2165억원)의 공동 펀드를 결성한다는 내용이다.
이들이 조성하는 펀드의 예비 명칭은 'GP-MLB(Major League Biotech Fund)'다. 국내 프로야구 선수들이 미국 MLB(메이저리그 베이스볼)에 진출하는 방식에서 영감을 받은 듯하다. 국내 바이오텍의 미국 진출을 지원하겠다는 의미를 담아 실제 명칭으로 활용하게 됐다.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 중심의 국내 펀드와 고든엠디 중심의 미국 펀드가 각각 1대1 비율로 바이오텍에 공동 투자한다. 가령 공동 펀드가 바이오텍 한 곳에 100억원을 투자하면 국내와 미국 펀드에서 각각 50억원을 출자하는 방식이다.
국내 바이오텍이 해외 펀드 투자를 유치하는 사례는 종종 있었다. 그러나 이번 펀드는 단순한 자금 지원을 넘어 나스닥 상장을 위한 맞춤형 지원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미국 나스닥 상장은 국내 상장과는 다른 접근법이 필요하다. SAB(과학자문위원회)와 BOD(이사회) 구성은 물론 회계 및 법률적 요건을 철저히 갖춰야 한다. 미국 SEC(증권거래위원회) 기준에 맞춘 감사 절차와 계약서를 갖추는 것도 필수다.
미국 현지 펀드와 손을 잡는 만큼 공동 펀드가 투자하는 국내 바이오텍의 미국 진출이 더 용이해질 것으로 기대한다.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포트폴리오 중 제약, 헬스케어가 아닌 신약 개발 기업에만 투자하겠다는 포부도 흥미롭다.
국내 프로야구의 성장을 견인한 계기는 박찬호, 추신수, 류현진 등 한국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다. 이들의 성공이 국내 프로야구 선수들과 야구팬들에게 영감을 주면서 국내 프로야구 시장도 활력을 되찾았다.
국내 바이오 업계에서도 이런 선순환이 시작되길 기대해 본다. 최근 기술성평가를 비롯해 거래소의 심사 기준이 높아지면서 신약 바이오텍이 국내 IPO(기업공개)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이번 시도가 더 의미 있게 다가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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