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2월 24일 08시0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가 걷는 길은 결코 평탄하지 않다. 거대한 자금을 운용하면서도 투자처를 찾기 어려운 현실, 그리고 대중의 따가운 시선이 그 길을 더욱 험난하게 만든다.한 PE 관계자는 "드라이파우더는 쌓이지만 정작 쓸 곳이 없다"며 한탄한다. 한정된 시장 규모로 인해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가 어렵다는 의미다. 이뿐만이 아니다. ‘기업 사냥꾼’이라는 오명 탓에 PE 업계는 유독 엄격한 잣대를 적용받는다. 투자와 회수에만 집중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하지만 국내 PEF 중에서도 유독 다른 길을 걷는 곳이 있다. 바로 SJL파트너스다. 한국 자본으로 움직이면서도 철저히 해외를 무대로 삼는다. SJL파트너스는 국내 PEF들이 마주하는 한계를 우회하는 방식으로 성장하고 있다.
SJL파트너스의 전략은 단순하다. 해외에서 매력적인 타깃 기업을 발굴한 뒤 국내 동종업계 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합병을 성사시킨다. 운용사와 전략적 투자자(SI) 모두가 윈윈(win-win)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든다. PEF 입장에서는 신뢰를 확보할 수 있고, SI 입장에서는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기회를 얻는다. 단순한 투자 그 이상이다. 한국 자본과 해외 기업, 그리고 국내 SI의 삼각 협력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셈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2019년 SJL파트너스가 KCC, 원익그룹과 손잡고 성사시킨 미국 모멘티브 인수 건이 있다. 설립한 지 불과 2년밖에 되지 않은 운용사가 31억 달러 규모의 거래를 이뤄냈다는 점에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물론 임석정 회장을 비롯한 운용역들의 방대한 네트워크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SJL파트너스의 방식은 한국 PEF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는 대안이 될 수 있을까? 경제 발전 속도가 더딘 상황에서 국내 투자만으로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그렇기에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국내 기업과 연계한 새로운 투자 모델을 모색하는 것은 어쩌면 필연적인 흐름일지 모른다.
무엇보다 SJL파트너스의 방식은 기존 PEF들이 겪는 ‘기업 사냥꾼’의 오명을 피할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해외 기업 인수의 주체가 한국 기업이라는 점에서, 단순한 재무적 투자자의 역할을 넘어 한국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한국형 PEF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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