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1세대 생존기]'지배구조 최상단' 엠와이에이치, 경영승계 활용법은③서부티엔디 오너가3세 경영수업 본격화, 증여보다 상속 '무게'
전기룡 기자공개 2025-02-28 08:50:57
[편집자주]
코스닥이 개장한지 30년 가까이 흘렀다. 1세대 기업 가운데 상당수는 상장폐지된지 오래다. 산전수전을 겪으면서도 20여년 넘게 시장에서 살아남은 상장사에는 어떤 내공이 숨어있는 걸까. 더벨이 신년을 맞이해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50위권 내에 포진해 있는 알짜 코스닥 1세대 기업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25일 08시3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부티엔디(서부T&D)의 최대주주는 엠와이에이치(옛 오진관광)다. 승만호 서부T&D 회장이 엠와이에이치의 최대주주인 만큼 사실상 지주회사에 가깝다. 과거 엠와이에이치가 사업회사로서 매출액을 올린 이력이 존재하지만 지금은 보유 주식의 지분법이익을 바탕으로 실적을 올리고 있다.엠와이에이치가 향후 경영승계 과정에서 주효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오너가3세들도 경영수업을 시작한 데다 소량이지만 서부T&D 지분을 보유하기 시작했다. 일각에서는 승 회장이 본인처럼 증여가 아닌 상속을 선택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확고했던 지배구조, 1%대 지분에도 최대주주 자리 유지
서부T&D는 1995년 9월 코스닥의 전신인 장외시장에 등록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이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기 전 이뤄진 상장이기 때문에 초창기 증권신고서를 확인하기 힘들다. 서부T&D가 1999년에 처음 게재한 사업보고서를 바탕으로 초기 주주구성을 살펴보는 정도가 최선이다.
눈에 띄는 부분은 오너일가가 초기 시점부터 지배구조상 확고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점이다. 엠와이에이치를 필두로 승 회장을 포함한 특수관계인들이 유통주식의 약 80%를 보유했던 기록이 있다. 설립 이래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들의 우호지분율이 50% 아래로 떨어진 이력도 전무한 실정이다.
승 회장 체제는 고(故) 승항배 명예회장의 타계 후 본격화됐다. 승 명예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서부T&D 지분 8.44%를 오너일가들이 2006년 분할·상속받았다. 이듬해에는 엠와이에이치의 첫 감사보고서가 공개됐다. 해당 감사보고서에는 승 회장이 엠와이에이치 지분 49.14%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상속 직후 승 회장의 서부T&D 지분율이 1.51%에 머물렀지만 지주회사격인 엠와이에이치를 활용해 '승만호 회장→엠와이에이치→서부T&D→오진교역 등 계열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마련된 셈이다. 지금도 엠와이에이치는 서부T&D의 최대주주(19.09%)로 등재돼 있다. 승 회장도 상속과 장내 매수 등을 통해 2대주주(14.36%) 자리를 꿰찼다.

승 회장 체제 하에 엠와이에이치도 사업회사보다 지주회사 성격이 강해졌다. 엠와이에이치는 오진관광이라는 사명을 사용했을 당시 '전세여객 자동차 운송사업 및 관광알선사업'을 영위했다. 이후 프랜차이즈 '후터스' 사업도 추진한 바 있다. 전사적인 노력에도 흥행에는 실패했다. 그 결과 2022년 이래 엠와이에이치에 계상된 매출액은 '0원'이다.
사업 성과가 전무한 반면 서부T&D 지분에 의거한 지분법이익을 토대로 당기순이익을 기록하고 있다. 승 회장에게 약 180억원을 대여해준 후 얻는 이자수익(약 8억원)도 엠와이에이치의 주요 수익원 중 하나다. 다만 2023년 말 동일한 규모(약 8억원)의 미수수익이 계상된 만큼 이자수익이 제때 입금되지 않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오너가3세, 서부T&D 넘어 엠와이에이치에도 참여
승 회장이 엠와이에이치의 최대주주(49.14%)이자, 서부T&D의 2대주주(14.36%)로 활동한 만큼 이사회 내 영향력도 상당하다.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데다 사내이사로서 13회 연임한 기록이 있다. 변수는 그가 1957년생 68세라는 점이다. 2세경영을 넘어 3세경영을 준비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경영수업은 이미 시작된 상태다. 승 회장의 장남인 승우진 상무가 2019년부터 서부T&D 재무총괄로 근무하고 있다. 1989년생인 승 상무는 옥스퍼드대학교 석사과정을 수료한 인물로 오진교역 대표와 오진엠에이치 사내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지주사격인 엠와이에이치의 감사로도 이름을 올린 상태다.
차남인 승우용 이사도 지난해 서부T&D에 합류했다. 와세다대학을 졸업한 승 이사는 호텔마케팅총괄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컴퓨터 주변기기 매입·매출을 영위하고 있는 나노와이에스 대표로도 등재돼 있다. 서부T&D에 입사한 시점과 맞물려 엠와이에이치의 사내이사직도 겸직하기 시작했다.
경영수업을 받기 시작한 오너가3세들이 지주회사격인 엠와이에이치의 주요 보직을 맡고 있다는 점에 미루어 사실상 경영승계가 본격화됐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오너가3세들이 보유한 서부T&D 지분이 둘 다 0.07%에 불과한 만큼 엠와이에이치 지분을 증여하는 방식으로 경영승계에 나설 수 있다는 의견이다.

시장 관계자는 "승 회장이 생전에 엠와이에이치와 서부T&D 지분을 자식들에게 증여하지 않겠다는 이야기를 자주 하는 편"이라면서 "본인이 부모님으로부터 지분을 상속받은 것처럼 사후에 아들들이 지분을 자연스럽게 나눠가지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부T&D 관계자는 "승 상무와 승 이사 모두 서부T&D에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현재까지는 경영승계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엠와이에이치를 오너가3세들에게 증여하는 방안 역시 내부적으로 고려하지 않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인더스트리
-
- 박진선 샘표 대표 "미국·유럽 등 글로벌 적극 공략"
- [i-point]케이쓰리아이, 말레이시아 첫 실감형 체험관 오픈
- 보령, 김정균 단독대표 전환…장두현 대표 떠난다
- 식품협회장 이효율 임시 체제 "후임 선출에 집중"
- 오하임앤컴퍼니, '레이디가구' 할인 프로모션 진행
- [해외법인 재무분석]삼성SDI 글로벌 '3각' 순손실, 신거점 '스타플러스' 반등 집중
- [i-point]아이티센,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계열사 고른 성장
- [이사회 모니터/현대오토에버]맥킨지 출신 전략통 CFO의 합류
- [이사회 모니터]현대오토에버 김윤구 사장이 영입한 인물 전진배치...기술진으로 무장
- 탑코미디어·탑툰 합병 '본궤도' 안착
전기룡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코스닥 1세대 생존기]'지배구조 최상단' 엠와이에이치, 경영승계 활용법은
- [코스닥 1세대 생존기]'포트폴리오 재편' 서부T&D, 사양산업 정리
- [i-point]'순손실' 인선이엔티, 영업권·무형자산 회계 처리 영향
- [i-point]큐브엔터, (여자)아이들·종속회사 호실적 '견인'
- [코스닥 1세대 생존기]'업종 시프트' 서부T&D, 디벨로퍼 자리매김
- [i-point]큐브엔터, 우리사주조합 대상 유상증자 실시
- [i-point]SAMG엔터, '최강공룡 미니특공대' 첫 방송 시작
- 'APEC 후원' 세라젬, K헬스케어 가전 지원
- [코스닥 신사업 '옥석가리기']'블록체인 진출' 알티캐스트, 비핵심자산 매각 결정
- [세미콘코리아 2025 리뷰]'유리기판 새 먹거리' 와이씨켐, 핵심소재 라인업 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