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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 IPO 전략 점검]알짜 자회사 동국생명과학, 동국제약·오너 모두 웃었다①상장으로 밸류 4배 커져, 실적 확대 예고…동국제약·오너 직간접 지분 61.74%

김성아 기자공개 2025-03-06 10:44:36

[편집자주]

바이오텍의 전유물이라 여겨졌던 기업공개(IPO) 움직임이 전통 제약사에서도 포착되고 있다. 수십년의 역사를 바탕으로 그려낸 안정적인 매출 기반에도 불구하고 제약사들이 자사 또는 자회사 IPO에 나서는 까닭은 무엇일까. 통상 IPO를 단행하는 이유는 용이한 자금조달에 있다. 하지만 보다 본질적인 이유는 각 사의 현황을 들여다봐야 알 수 있다. 더벨은 제약사들이 IPO에 나서는 본질과 그 전략에 대해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05일 07시1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국제약이 최근 조영제 자회사인 동국생명과학을 상장시켰다. 물적 및 인적분할로 스핀오프한 뒤 약 8년만의 일이다. 동국헬스케어홀딩스로 시작되는 그룹 지배구조 하에서 동국제약에 이어 두개의 상장사가 탄생했다.

이번 IPO는 신사업을 위한 자금 조달은 물론 그룹 밸류업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제약 및 조영제 사업에 더해 신약까지 사업을 확장하는 상황에서 상장을 통해 180억원을 조달했다.

기업가치 측면에서는 동국생명과학의 설립 초창기 밸류 대비 4배 몸값이라는 성적을 받아들게 됐다. 또 다른 측면에서는 동국생명과학의 주요 주주로 있는 오너일가의 자금조달 방안으로 활용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상장으로 밸류 4배 확대, 동국제약·홀딩스 등 가치 상승 예고

동국생명과학은 지난달 17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동국제약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탄생한 회사로 설립 8년만에 상장사 지위를 확보하게 됐다.

2017년 동국제약 조영제 사업부를 물적분할하며 설립된 동국생명과학은 조영제 사업 경쟁력을 구심점으로 성장했다. 현재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동국헬스케어홀딩스(전 동국정밀화학)의 제조 부문을 인적분할해 흡수합병하며 덩치를 키우기도 했다.

동국생명과학의 상장은 일단 그룹 밸류업 측면에서 의미를 찾아볼 수 있다. 2017년 설립 초기 동국제약 공시를 보면 장부가 기준 동국생명과학의 밸류는 475억원에 불과했다. 작년 9월 말 상장 직전 몸값은 622억원으로 설립 7년만에 몸값이 소폭 확대되는데 그쳤다.

하지만 상장 직후 시가총액은 1900억원, 설립 초기 밸류 대비 4배 확대된 수준이다. 상장을 통해 시장에서 제대로 된 밸류를 인정받게 된 셈이다. 동국생명과학은 공모수익금으로 177억원을 거머쥐게 됐다. 작년 9월 말 기준 보유 현금이 56억원에 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금보유고를 두배 늘린 셈이다.

상장으로 인한 동국생명과학의 지분가치 상승은 대주주인 모기업 동국제약과 지주사 역할을 하는 동국헬스케어홀딩스의 자산가치 확대로 이어진다. 동국제약은 상장 이후 현재 동국생명과학의 지분 39.5%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동국헬스케어홀딩스 역시 7.55%의 지분을 들고 있다.

동국제약은 동국생명과학을 종속기업으로 편입하고 있고 동국헬스케어홀딩스는 지분법 적용 투자주식으로 인식하고 있다. 직접적인 회계상 장부가 상승은 이뤄지지 않지만 추후 지분 매각 및 담보 활용 여지는 고려해볼 수 있다.

동국생명과학은 이번 상장에서 마련한 자금을 생산설비 확충에 투입한다. 캐파 확장은 곧 매출 증대로 이어질 거란 기대다. 동국생명과학은 작년 9월 말 기준 1000억원 수준이던 매출을 5년 뒤인 2030년 3000억원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영업이익 목표 역시 600억원으로 같은 기간 6배 이상 확대시키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동국생명과학의 매출 증대는 모회사인 동국제약의 연결 실적 확대로 이어진다.

◇동국제약·오너 돈독한 관계 '사모펀드'는 매도 시작

오너일가가 동국생명과학 지분을 펀드 등을 통해 보유하고 있었다는 점도 활용가치 측면에서 들여다 볼 이슈다. 상장이 곧 오너일가의 수혜로도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룹 내 인적 및 물적분할로 탄생한 배경으로 주주구성에 동국제약은 물론 오너일가가 끼어있다.

개인 최대주주는 권기범 동국제약 회장으로 지분율은 11.11%다. 권 회장 이외 오너일가도 주주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지분 7.55%를 갖고 있는 동국헬스케어홀딩스는 권 회장을 비롯한 오너일가가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동국제약이 든든한 대주주 역할을 하기 때문에 권 회장 등 오너가 직접 지분을 소유할 필요가 없다. 개인 지분을 언제든 시장에서 팔 수도 있다는 의미다.

특히 권 회장의 장남이자 후계자로 거론되는 권병훈 동국제약 경영관리본부 책임매니저 역시 3.3%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시가 기준 62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다만 동국제약 관계자는 "오너일가 및 최대주주 등은 동국생명과학 주식 매도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현재 동국생명과학은 코스닥 시장 상장규정에 따라 동국제약과 오너일가, 임원 등 최대주주의 보유 주식에 대해 6개월의 보호예수를 적용했다. 대주주 지분이 시장에 한꺼번에 나와 주가를 떨어뜨리지 못하도록 규제하는 거래소 규정에 따랐다.

하지만 보호예수 기간이 6개월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대주주 지분 매도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다. 비슷한 시기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를 상장한 제일약품의 경우 규정상 의무 보유 기간 1년에 더해 주주가치제고와 책임경영을 이유로 1년을 더 늘린 2년으로 보호예수를 설정했다.

'라이프밸류업사모투자 합자회사'라는 동국생명과학의 10% 이상 주주 역시 오너일가와 연관된 곳으로 상장과 동시에 지분을 팔았다는 점에 주목된다. 상장일부터 지금까지 매도한 주식이 100만주에 달한다. 상장 직후 3개월 내 유통가능한 주식 물량의 18.83% 비중이다.

해당 펀드의 지분 19%를 동국제약이 소유하고 있다. 라이프밸류업을 운용하는 무한책임사원(GP) 디티알파트너스는 오랜 기간 동국제약과 교류해 온 투자사로 오너일가와도 돈독한 관계를 맺고 있다.

동국제약 관계자는 "라이프밸류업은 동국제약이 출자한 펀드는 맞지만 동국제약이 가지고 있는 물량에 대해서는 6개월간 자발적 락업을 걸어둔 상태"라며 "권기범 회장은 라이프밸류업에 대한 지분이 없는 상태며 현재 매도된 주식은 라이프밸류업에 투자한 다른 기관투자가인 것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동국제약과는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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