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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 김병규호 출범]11년 만에 막 내린 권영식 체제 '유종의 미'①2014년부터 경영 맡아, 지난해부터 사임설 파다…쾌속성장 '일등공신'

황선중 기자공개 2025-03-13 09:46:31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0일 10시1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넷마블을 굴지의 대형 게임사로 키운 권영식 각자대표가 11년 만에 경영 지휘봉을 내려놓으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다진 성과가 상당한 인물인데 갑작스럽게 떠나는 결정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일단 최근 넷마블 성장세가 예년만 못해진 상황에서 활력을 되찾기 위한 변화가 아니겠냐는 해석이 나온다. 최근 몇 년 사이 매출이 꺾이기 시작했고 적자를 내는 상황도 겪었기 때문이다.

◇권영식 대표, 11년 만에 대표직 사임

10일 업계에 따르면 넷마블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권영식·김병규 각자대표 체제에서 김병규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2014년 넷마블 출범 이래 줄곧 경영을 책임졌던 권 대표가 11년 만에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는 것이다. 넷마블 전신인 CJ게임즈 대표 시절까지 포함한다면 14년 만의 사임이다.

사실 업계에서는 꽤 오래전부터 권 대표가 사임할 수도 있다는 소문이 지속해 돌았다. 2022년 창사 이래 최대 매출(2조6734억원)이라는 성과를 창출하긴 했지만 출범 이래 첫 적자라는 오점을 남겼고 이듬해인 2023년에는 2년 연속 적자에 매출마저 후퇴하면서 넷마블이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었다.


권 대표 역시 지난해 11월 대한민국게임대상에서 <나혼자만레벨업>으로 대상을 거머쥔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제 게임 인생에서 소원 성취를 다 했다고 생각한다. 얼마나 더 할지는 모르겠지만 더 좋은 게임을 만들기 위해 매진할 생각"이라는 의미심장한 발언까지 남기면서 사임을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커졌다.

물론 지난해 권 대표가 <나혼자만레벨업>이라는 걸출한 게임을 필두로 넷마블을 다시 성장궤도에 안착시키고 흑자 전환까지 이뤄내면서 경영 지휘봉을 계속해서 잡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흘러나오기는 했다. 하지만 이번에 권 대표의 사임과 함께 단독체제로의 전환이 확정되면서 오랜 소문은 끝내 사실로 드러나게 됐다.

◇신속한 '모바일 체제' 전환으로 급성장

비록 권 대표가 경영일선에서 물러난다 해도 그가 남긴 업적은 사라지지 않는다. 넷마블은 권 대표의 경영 아래 찬란한 성장기를 보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2014년 CJ그룹에서 독립해 독자 출범한 순간부터 2017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고 2022년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달성하기까지 권 대표의 손길이 닿지 않은 부분이 없었다.

가장 큰 업적은 뭐니뭐니해도 모바일게임 시장 개화기에 발맞춰 기업체질을 빠르게 모바일게임 중심으로 전환한 것이다. 실제로 모바일게임 시장 태동기였던 2013년 넷마블 매출은 1333억원에 불과했다. 최대 경쟁사로 묶이는 넥슨과 엔씨소프트 당시 매출은 각각 1조6386억원, 7566억원으로 넷마블에 비해 확연하게 체급이 컸다.

이때 권 대표는 모바일게임 시장 잠재력을 내다보고 발 빠르게 움직였다. 다른 게임사가 PC게임과 모바일게임 사이 갈림길에서 고민할 때 모든 역량을 모바일게임에 집중했다. <몬스터길들이기>, <모두의마블>, <세븐나이츠>, <레이븐> 같은 인기 모바일게임을 연속해서 탄생시키면서 모바일게임 시장을 선점했다.


결과적으로 넷마블 매출은 △2013년 1333억원 △2014년 3623억원 △2015년 1조729억원 △2016년 1조5000억원 △2017년 2조4247억원으로 쾌속 성장했다. 넥슨과 엔씨소프트가 양분하던 국내 게임업계 판도를 뒤흔들며 이른바 '3N(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 체제를 구축했다. 권 대표의 선견지명 경영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던 일이다.

더군다나 지난해에는 국내 최고의 게임 시상식인 대한민국게임대상에서 <나혼자만레벨업>으로 대상까지 차지했다. 대상을 받은 것은 2015년 <레이븐> 이후 9년 만의 일이었다. 또한 역성장하던 매출도 다시 성장궤도에 올려놓았다. 불명예스러운 굴레였던 2년 연속 적자까지 끊어내면서 사실상 유종의 미를 거뒀다는 평가다.

향후 권 대표는 회사의 경영전략위원회 의사결정권자로 참여하며 산하 개발사의 게임 개발력 강화에 기여할 예정이다. 자회사 넷마블네오 대표직 역시 계속해서 수행할 방침이다. 다만 넷마블 사내이사 자리에서는 물러난다. 공석이 되는 사내이사 자리에는 도기욱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올라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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