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3월 18일 07시3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홈플러스 법정관리 사태가 상업용부동산 시장도 흔들고 있다. 특히 홈플러스 부동산을 인수한 펀드와 리츠들의 앞날이 불투명하다. 비히클을 만든 운용사는 대책 수립에 바쁘고 투자자들 역시 리스크 현실화를 우려해 익스포저를 파악 중이다.약 1조원 규모 홈플러스 토지와 건물이 펀드와 리츠에 담겨 있는 상태다. 단기적으로는 임대료 수취 불확실성 문제가 크다. 장기적으로는 자산 매각이 어려워져 리파이낸싱 시점에 EOD가 날 가능성이 있다.
여기저기서 볼멘소리를 내지만 MBK파트너스 탓만 할 수는 없다. 십수년 전부터 상업용부동산 시장에서 리테일 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식어갔기 때문이다. 이제는 연간 거래액이 3000억원이 채 되지 않는다. 이마저도 운영이 아닌 개발 목적의 거래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업계는 지금의 사태를 예고편으로 확인하기도 했다. 2018년 MBK파트너스는 리츠 AMC를 직접 세우고 홈플러스리츠를 만들었다. 이듬해에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추진했다. 수요예측 결과 부진으로 다행히(?) 상장은 철회됐다. 시장은 6년 전부터 홈플러스 부동산을 거부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폭탄 돌리기'는 계속됐다. 2019년은 부동산 경기가 최고점을 향해 달려갈 때였다. 입지 좋은 리테일 자산을 매입해 주상복합으로 개발하려는 건설사와 디벨로퍼의 수요가 끊이지 않았다. 2년 뒤 누군가 사줄 것이라는 굳은 믿음이 판단을 흐린 셈이다.
폭탄을 떠넘길 수 없는 상황이 된 지는 오래됐다. 수년전부터 상당수 펀드와 리츠들이 에쿼티 투자자들에게 약속된 배당금을 지급하지 못하고 있었다. 부동산 시장 침체가 시작되자 자산 매각도 안 됐다. 대출 만기만 연장하며 버티는 중이었다.
금리가 떨어지기만을 기다리지 않고 선제적으로 엑시트 플랜을 마련했다면 조금이라도 상황은 달라졌을 것이다. 이제서야 10여곳의 운용사가 모여 대응 방향을 논의 중이라고 한다. 이후의 일들은 폭탄 돌리기 게임에 참여한 결과로 받아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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