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 & Blue]케이피에스, 바이오 '끌고' 배터리 '밀고'알곡바이오·케이비바이오메드 '신약 개발', 배터리솔루션즈 현금확보
김혜란 기자공개 2025-03-25 08:30:57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0일 14시2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코스닥 상장사 케이피에스(KPS)가 오는 28일 주주총회를 기점으로 사명을 '킵스바이오파마(KEEPS BioPharma)'로 바꾼다고 합니다. 전문의약품(ETC) 제조사 한국글로벌제약을 인수합병하고 최근엔 경구용 비만치료제 개발사인 케이비바이오메드 지분 51.90%를 추가로 인수한 뒤 완전한 바이오 기업으로의 변신을 알리는 것인데요.
케이피에스는 원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장비 제조사였는데 2020년 대주주가 둠밈으로 변경되면서 기업의 색깔이 완전히 바뀌고 있습니다. 주가 추이는 어떨까요? 최근 3년간 주가 흐름을 보면 2020년 5월 2만원대까지 치솟았다가 20일 현재 9000원대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최근 3개월여간 5000~6000원대에 갇혀있다가 바이오 사업에 대한 기대감에 올해 들어 주가가 75% 올랐습니다.
앞으로 바이오 분야에서, 또 자회사를 통한 이차전지 사업 등에서 얼마나 회사가 성과를 내는지, 시장에선 어떻게 평가하는지가 기업가치 제고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Industry & Event
케이피에스는 2023년 자동차 납축전지 재활용 회사인 배터리솔루션즈(옛 세기리텍)를 인수했는데요. 배터리솔루션즈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100억원, 110억원이었습니다. 연결재무제표상 실적에 큰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으로 상장에 성공한다면 모회사도 구주매출을 통해 투자재원을 확보할 수 있겠죠.
주력 사업은 역시 제약바이오입니다. 순환기·소화기관용 고지혈증 치료제 등의 ETC 제조사인 한국글로벌제약의 지난해 매출액은 약 370억원, 영업이익 10억원이었다고 합니다. 또 자회사로 빅씽크테라퓨틱스와 알곡바이오(Algok Bio Inc)를 두고 있습니다. 합병법인인 케이피에스는 ETC 제품을 제조해 판매하고, 빅씽크는 해외 신약의 판권을 구매해 국내 임상을 거쳐 판매하며 영업현금흐름을 책임지는 구조입니다.
여기에서 핵심은 항암신약 개발사인 알곡바이오와 경구용 비만치료제 개발사인 케이비바이오메드입니다. 알곡바이오의 대표적인 신약 파이프라인은 난소암을 적응증으로 하는 저분자 표적항암제 후보물질인 ‘이데트렉쎄드’와 암줄기세포 표면 단백질 'TM4SF4'를 타깃하는 폐암 항체항암제 후보물질 'AGK-102' 가 있습니다.
이 중 이데트렉쎄드는 이달 초 영국 암연구소(ICR) 주도하에 아스트라제네카의 PARP억제제인 린파자와의 병용요법에 대한 임상 1b 상을 개시했으며 첫 환자 투약은 다음 달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합니다.
주력 바이오 사업인 케이비바이오메드와 알곡바이오가 '신약 개발'이라는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모회사와 배터리솔루션즈 등 계열사가 여기에 힘을 보태주는 구조가 완성됐습니다.
◇Market View
SK증권 허선재 연구원은 "2023년과 지난해 각각 인수한 배터리솔루션즈와 한국글로벌제약 등의 수익사업을 통해 안정적 캐시플로우를 확보하고 주력 바이오 사업인 케이비바이오메드와 알곡바이오에 집중하는 게 성장에 대한 큰 그림"이라며 "회사는 제약·바이오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탄탄한 사업구조를 완성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올해 연결 실적은 매출액 약 2285억원으로 전망되며 주가는 올해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 9배 수준으로 다소 저평가돼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케이비바이오메드에 대해선 "2023년 진행한 설치류 대상 비임상시험에서 동사 플랫폼을 활용한 경구용 인슐린은 약 35%의 흡수율(생체이용률)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내달부터 약 5개월간 영장류를 대상으로 인슐린 및 GLP-1 의 SC 제형 대비 생체이용률을 평가하는 대조군 비임상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Keyman & Comments
케이피에스는 김하용 총괄대표가 전체를 이끌고 있습니다. 김 대표는 케이피에스를 제약바이오기업으로 변신시키는 과정에서 배터리솔루션즈와 한국글로벌제약, 케이비바이오메드 M&A와 투자를 진두지휘했습니다. 올해부터는 M&A효과로 연결재무제표상 실적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케이피에스의 지난해 연결회계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38%가량 성장한 약 1276억원,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103% 증가한 62억원이었습니다. SK증권은 케이피에스의 올해 연결회계기준 매출액 2285억원, 영업이익 190억원으로 전망했습니다.
김 대표는 최근 사업 비전에 대해 언론에 알렸습니다. 그는 "사명 변경과 함께 올해부터는 연결 기준 매출 2000억원대의 제약바이오 회사로 정체성을 확고히 하게 됐다"며 "바이오테크 회사로서 성장의 기틀을 마련한 만큼 앞으로는 '먹는 비만약' 플랫폼 고도화와 기술 수출 계약 등 글로벌시장에서 실제 성과를 내는 데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케이비바이오메드와 알곡바이오를 중장기 성장동력으로 탄탄하게 키워내는 게 회사의 핵심 과제가 될 것이란 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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