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큐리티 컴퍼니 리포트]체크멀, 일본에만 쏠린 국외 매출 'IPO 한계 뚜렷'③해외 수익 대부분 차지, 미국·중동·동남아 순차적 진출 구상 '산 넘어 산'
최현서 기자공개 2025-04-01 13:01:26
[편집자주]
해킹의 고도화로 개인정보를 비롯해 기업, 정부의 기밀 유출 위협이 커진 시절이다. 특히 이들 정보는 개인뿐 아니라 우리 경제, 안보와 직결된다. 사이버보안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다만 국내 보안시장의 성장은 여전히 더디다. 과거 벤처 열풍을 타고 탄생한 보안기업 경우 실적이 주춤하거나 주가가 저평가된 곳들이 대부분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저마다의 기술력 강화뿐만 아니라 신사업에도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국내 주요 보안기업들의 현실과 미래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6일 15시5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보안 기업들이 놓치지 않고 진출하는 해외 무대 중 한 곳이 일본이다. 국내 보안 시장이 형성된 2000년대 초부터 지금까지도 그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 국내 사이버 보안 시장보다 2배가량 크기 때문이다. 체크멀도 7년 전부터 일본 시장에서 '앱체크' 사업을 벌이고 있다.일본 시장은 외산 제품에 대한 경계심을 보이는 곳이지만 한 번 준 신뢰를 잘 깨지지 않는 특성도 갖고 있다. 신뢰는 곧 기술력을 뜻했다. 체크멀이 가장 자신 있어 하는 영역이기도 했다. 2년간 체크멀의 일본 매출은 1100% 증가하며 성공적 흐름을 보여줬다.
다만 해외 매출 중 사실상 전액이 일본에서 발생한다는 점은 치명적인 단점이다. 문제는 일본 정부가 자국산 솔루션을 키우겠다고 발표했다는 점이다. 큰 '악재'다. 체크멀은 올해 미국 법인 설립을 추진 중이지만 글로벌 사업자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현지에서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기술력 앞세운 솔루션, 중소기업 공략 성공
체크멀은 설립 2년만에 일본 시장에서 앱체크를 서비스하기 시작했다. 2016년부터 2017년까지 국내 총판을 맡았던 '지란지교'가 일본 진출 파트너가 됐다. 오치영 지란지교 창립자가 대표로 맡고 있는 '지란재팬'의 현지 유통 법인 '제이시큐리티'를 통해 앱체크를 공급했다.
체크멀의 일본 진출은 예상된 수순이었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사이버보안 시장은 6조1500억원이다. 반면 일본 시장 규모는 국내보다 거의 두 배 가까인 큰 1조1600억엔(11조2964억원)이었다. 2018년에도 상황은 비슷했다.
그로 인해 체크멀보다 앞서 사이버 보안 사업을 하던 기업들도 일본 시장에 진출했다. 국내 보안 시장을 개척한 '안랩'은 2002년 일본에 법인을 설립했다. 지란지교시큐리티를 비롯해 시큐아이 등의 기업들도 일본행을 택했다.
특히 국내 시장의 대부분은 공공 부문이 차지했다. 공공 부문은 레퍼런스 없이 진출하기 어렵다. 특유의 '보수성' 때문에 쓰던 제품을 바꾸지 않는 특성도 있었다. 체크멀과 같은 보안 스타트업이 '1세대 보안 기업'의 파이를 가져오기 어려웠다.
반면 일본은 외산 제품에 대한 경계심이 있는 시장이었지만 기술력을 인정 받으면 빠르게 자리 잡을 수 있는 곳이기도 했다. 체크멀은 높은 기술력을 내세워 사업을 영위하고 있었다.
이중 체크멀은 일본의 중소기업을 노렸다. 일본의 IT 솔루션 유통사 '오오츠카상회', '포발'을 통해 앱체크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구체적으로 오오츠카상회는 중소기업 대상 IT 서비스 제품군 '타요레루 시리즈'에 체크멀 제품을 등록했다. 포발도 같은 고객층을 대상으로 서비스하고 있다.
전략은 성공적이었다. 2022년 4억9000만원이던 일본 매출은 지난해 59억3000만원으로 늘었다. 2년만에 1110%나 증가했다. 작년 일본 매출은 앱체크 전체 수익(89억원)의 65%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커졌다. 일본 시장의 중요성이 커진 만큼 체크멀은 올해 중 현지 법인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먹구름 끼는 일본 시장, 미국 시장 생존 '글쎄'
다만 해외에서 발생한 수익 거의 대부분이 일본에서 발생한다는 점은 한계로 꼽힌다. 체크멀이 내년 중 IPO를 준비하는 만큼 한정된 시장은 치명적인 단점이다.
특히 이달 5일 일본 경제산업성은 향후 10년간 자국에서 만든 사이버 보안 제품과 서비스를 우대하는 내용이 담긴 '사이버보안산업진흥전략'을 발표했다. 해외 제품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다.
이미 일본 정부는 2023년 외산 제품이 자국 사이버보안 시장의 57%를 차지하고 있다고 봤다. 해당 시장은 '외자계 우위 시장'으로 분류됐다. 일본 정부의 발표가 시행될 경우 체크멀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체크멀도 이러한 한계를 잘 알고 있다. 체크멀은 올해 중 일본과 더불어 미국 법인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사이버 보안 시장을 갖고 있다.
하지만 그만큼 경쟁도 치열하다. 세계 1위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미국의 '알로팔토 네트웍스'를 비롯한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은 불가피하다. 국내 보안기업 중 미국에서 괄목할 만한 성적을 기록하는 곳이 없을 정도로 공략하기 어렵다.
체크멀 관계자는 "현재 경영진이 미국에 사업을 진출할 수 있는 '루트'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해외 영업도 조직도 내부적으로 꾸미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해외 시장보다는 북미 시장이 더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다"며 "미국을 1순위로 삼고 중동, 동남아시아 순으로 진출하고자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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