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any Watch]안랩, 거듭된 일본 법인 전액 손상차손 '출구전략 깜깜'2002년 설립 이후 4번째 회계 처리 이슈, 지속된 투자에도 '밑빠진 독'
최현서 기자공개 2025-03-31 09:48:49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8일 07시3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안랩이 일본 법인의 지분 가치를 전액 손상차손 처리했다. 2002년 현지 법인 설립 이후 벌써 네번째 반복된 이슈다. 사업을 영위했던 22년 중 16년 동안 적자를 기록한 영향이 컸다. 모기업이 60억원에 가까운 돈을 쏟아붓고 있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B2C 중심으로 전개한 일본 사업의 성과가 부진한 탓이다. 2019년부터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솔루션 공급을 시작했지만 적자는 여전하다. 최근 일본 정부가 자국 보안 제품을 밀어주겠다고 발표하면서 흑자 전환 가능성은 더 낮아졌다.
◇반복되는 손상, 해결되지 않는 적자 밑바탕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안랩의 일본 법인인 '안랩 재팬(Ahnlab, Inc. Japan)' 장부가액은 0원이다. 2023년까지 7100만원이었던 가치가 전액 손상차손 처리됐다.

안랩 재팬의 장부상 가치가 처음부터 1억원 미만이었던 것은 아니었다. 안랩은 2021년 10억원의 유상증자를 통해 일본 법인에 현금을 수혈해줬다. 하지만 안랩 재팬은 그해 말 7억원의 손상차손 처리가 됐고 2022년과 2023년 말 각각 1억6400만원, 1억1300만원의 자산 손상을 기록했다.
비슷한 패턴이 반복됐다. 안랩 재팬의 전액 손상차손은 이번이 네번째다. 2002년 3억원의 자본금으로 닻을 올린 안랩 재팬은 설립 2년만에 처음으로 자산 가치가 전액 손상차손 처리 됐다. 2014년과 2018년 초 각각 31억2000만원, 12억2400만원이었던 가치도 0원 처리됐다.
안랩이 일본 법인에 유상증자, 자금대여 등으로 현금을 보충해줘 메워준 자산이 순손실로 전액 손상차손 처리된 것이다. 첫 자본금 투입을 제외하고 안랩 재팬에 들어간 총 금액은 지난해까지 58억원이다. 일부 금액은 별도로 기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안랩 재팬 수혈에 쓰인 현금은 그 이상일 것으로 보인다.
안랩 재팬은 6개 사업연도(2006~2007년, 2010년, 2012년, 2016~2017년)를 제외한 모든 해에 적자를 기록했다. 최근에는 작년 포함 7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안랩 재팬의 누적 순손실 규모는 83억원이다.
◇'글로벌' 꿈 발판이었던 일본, 현지 전망 글쎄
일본 법인 규모 자체는 크지 않지만 안랩의 첫 해외 진출지라는 점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안랩은 과거 한때 일본을 발판삼아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꿈을 갖고 있었다.
안랩 재팬은 현재 B2C를 중심으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에 최적화된 보안 제품을 공급해 안랩의 인지도를 높여 수익으로 연결시키겠다는 전략을 펼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에는 중소기업을 고객사로 넓히기 위해 B2B 사업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다만 흑자 전환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뚜렷한 성과는 거두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안랩은 사업보고서를 통해 "일본 파트너와 함께 V3 모바일 제품군, AOS 제품군, 보안관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2019년 'V3 시큐리티 포 비즈니스'를 출시해 일본 중소기업(SMB)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향후 일본에서의 사이버보안 사업은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이달 5일 일본 경제산업성은 향후 10년간 자국에서 제작된 사이버보안 제품과 서비스를 우대하겠다고 발표했다. 해외 솔루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2023년 일본 사이버보안 시장의 57%는 외산 제품이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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