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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의 차이나 공략 키워드]가시적 미국 대응책 아직, 현대차와 다른 행보 눈길[대미 투자]반도체·가전 비롯 과제 산적, 대관 역량 강화 '신중 대응'

김경태 기자공개 2025-04-03 07:40:29

[편집자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달라졌다. 수개월간 잠행을 이어갔지만 이달 들어 '사즉생'을 외치며 과감한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중국을 찾아 글로벌 행보에 재시동을 걸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미중갈등으로 상당히 민감한 시기 현지 영업에 직접 나선 모양새다. 그 행보가 보여주는 의미가 적잖다. 이 회장의 중국 행보가 지닌 의미와 삼성 계열사에 미칠 영향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31일 07시1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올 2월 취임한 이후 글로벌 기업인들은 앞다퉈 백악관을 찾았다. 손정의(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 회장은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함께 스타게이트를 발표했다. 웨이저자 TSMC 회장도 이달 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미국 투자 계획을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올해 첫 공식 해외 출장으로 중국을 택했다. 이 회장이 다른 글로벌 CEO처럼 아직 미국의 관세 부과나 반도체 보조금 폐지 향후 미국의 관세 부과, 대미(對美) 투자 등에 관해 공개적인 행보를 보인 적이 없어 향후 대응방안이 더 주목받는다.

일단 삼성은 신중한 대응을 위해 전열을 가다듬는 모양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인연이 있는 로비스트를 선임하며 대관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또 홀로 나서기 보다는 정부와 원팀 대응이 논의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처럼 트럼프 정부의 중요한 정책 과제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그룹사 동원도 선택지로 거론된다.

◇반도체 보조금 축소·가전 판매 고민…백악관, 멕시코 공장 이전 언급

이 회장은 28일 오전 11시께(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국제공상계 대표 회견' 면담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을 비롯해 글로벌 기업 CEO 30여명이 함께 했다.

미국 기업으로는 특송업체 페덱스, 제약사 화이자, 세계 1위 대체투자자산운용사 블랙스톤 등이 참여했다. 영국은 스탠다드차타드은행,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 등이 참석했다. 이 외에 BMW, 메르세데스 벤츠, 아람코, 머스크, 사노피, 이케아 등의 CEO가 자리를 지켰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바로 뒤에 서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첫줄 오른쪽에서 두번째.(출처: 중국 중앙정부 홈페이지)

최근 미중 갈등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현지 반도체 판매와 공장 운영 등에 우려가 큰 상태였다. 이 회장이 글로벌 정세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중요한 시장을 직접 챙기기 위해 과감한 행보를 보인 셈이다.

이 회장은 이날 중국 출장을 마무리하고 귀국했다. 한국에 돌아온 그의 앞에 놓인 최대 과제는 단연 미국 사업이다.

트럼프 정부는 이달 26일(현지시간) 수입자동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백악관에 따르면 수입산 자동차뿐만 아니라 엔진, 변속기, 파워트레인 부품, 전장 부품 등 주요 부품에도 25% 관세가 적용된다. 관세는 오는 4월 2일부터 발효되고 3일부터 징수가 시작된다.

삼성전자의 주력 제품인 반도체 역시 관세의 위협에 놓여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 2월 18일에 자동차, 반도체, 의약품에 최소 25%의 관세를 부과할 방침이라고 예고했었다.


반도체만 고민이 아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가전 사업도 펼치고 있다. 이 품목에도 관세가 부과되면 미국 시장 내에서 가격 경쟁력을 잃게 된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는 LG전자와 마찬가지로 멕시코 케레타로·티후아나에 소재한 생활가전 공장에서 생산하는 물량 일부를 미국 내 공장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멕시코 티후아나에서는 TV, 케라타로에서는 냉장고와 세탁기, 건조기 등을 만든다. 이 중 케레타로 공장의 건조기 생산 물량 일부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뉴베리 생활가전 공장에 넘기는 방안이 거론된다.

실제 미국 백악관에서는 트럼프 정부의 성과를 밝히는 보도자료에서 이런 삼성전자의 움직임을 소개하기도 했다.

백악관은 이달 12일 발표한 자료를 통해 "관세를 피하기 위해 삼성과 LG는 멕시코 공장을 미국으로 이전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고 현대자동차는 미국 내 생산 현지화를 계획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 중 현대차의 경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이달 24일 백악관에서 직접 210억달러(약 31조 원)의 투자를 발표하면서 현실화했다.


◇트럼프 인연 로비스트 조직 선임, 정부 원팀 대응·그룹사 동원 주목

현대차는 홀로 치고 나갔지만 삼성과 SK, LG그룹은 상대적으로 신중한 모양새다. 일단 삼성전자는 미국 대관 역량을 강화하며 전열을 재정비하고 있다.

미 상원 로비공개법(LDA)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 미국법인은 이달 17일 현지 로비스트 업체 콘티넨털 스트래터지(Continental Strategy)와 계약했다. 이 기업은 트럼프 1기 정부에서 미주기구(OAS) 대사를 지낸 카를로스 트루히요가 만든 곳이다. 워싱턴DC, 플로리다, 중남미 지역 관련 이슈의 컨설팅 업무에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콘티넨털 스트래터지에는 백악관 실세로 평가받는 와일스 비서실장의 딸 케이티 와일스가 파트너로 근무하고 있다. 사측은 작년 11월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뒤 와일스 비서실장의 지명 소식이 전해지자 케이티를 승진 발령했다.

카를로스 트루히요(두번째 줄 왼쪽)가 트럼프 대통령과 만난 모습(출처: 트루히요 X 계정)

대관 역량을 강화하는 동시에 정부와 원팀 대응도 준비하고 있다. 독자적으로 나서기보다는 민관과 협의를 거친 뒤에 신중하게 나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국무총리실에 따르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는 이번주 중 국내 4대 그룹(삼성·SK·현대차·LG) 총수와의 회동을 검토하고 있다. 구체적인 회의 일시, 장소, 참석자 등은 논의 중이라는 입장이다. 다음 주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공언한 관세 발효일(4월 2일)이 있다.

삼성전자뿐 아니라 그룹사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대응책도 고려할 선택지다. 정 회장은 백악관 발표에서 미국에 58억달러(약 8조5000억원)을 투자해 제철소를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단순히 완성차 생산이 아닌 미국에서 원하는 공급망 이슈를 건드려 환심을 샀다.

삼성그룹에는 제약바이오(삼성바이오로직스), 조선(삼성중공업) 등의 산업에 속한 대기업이 있다. 모두 트럼프 행정부에서 중국을 견제하거나 에너지 패권 확보 정책의 과업을 실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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