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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경그룹 리밸런싱]애경산업 매각, 유동성 넘어 지배구조 정리 '시그널'①제주항공 사고 후 정부 차원 그룹사 조사, 알짜 자산 매각 발판 구조적 변화 준비

정유현 기자공개 2025-04-03 10:33:11

[편집자주]

애경그룹이 사실상 비자발적인 사업 구조 재편에 나선다. 항공·화학 부문의 부진 속에, 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애경산업의 매각을 저울질하고 있다.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이후 불거진 유동성 압박이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더벨은 그룹의 모태이자 현금화 카드가 된 애경산업의 기업 가치, 유력 후보, 매각이 그룹에 미칠 영향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02일 11시2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애경그룹이 모태 사업이자 그룹의 캐시카우 효자 역할을 하는 애경산업 매각 카드를 들었다. 그룹의 재무 건전성 차원을 위해 지분 매각은 하나의 선택지라는 입장이지만 시장에서 팔릴만한 자산이 애경산업이라는 점에서 실행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이후 정부 차원의 전방위적 조사에 따라 유동성 대응과 지배구조 재정비 필요성이 동시에 부상한 결과로 해석된다.

◇제주항공·AK플라자 지원 위한 레버리지 조달, 재무 여력 악화

애경그룹에 따르면 애경산업 김상준 대표는 전일 오후 5시부터 30분간 내부 임직원을 대상으로 대표이사 간담회를 실시했다. 해당 간담회를 통해 그룹의 재무 건전성 강화 차원에서 애경산업 지분 매각을 검토하는 상황을 공식화했다. 매각 주관사인 삼정KPMG가 내부 실사 중인 상황이다.

업계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애경그룹은 지난해 말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이후 금융당국, 공정거래위원회 등 정부 차원의 정밀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 과정에서 지주사인 AK홀딩스의 재무 건전성과 지주사 체제 전환 이후에도 해소되지 않은 '옥상옥' 형태의 지배구조가 도마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AK홀딩스는 애경그룹의 지주사로 자회사의 지원을 위해 레버리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제주항공과 AK플라자에 지원이 집중됐다. AK플라자는 지주사뿐 아니라 애경자산관리와 애경케미칼, 애경산업 등 그룹 차원의 지원이 이어졌다. 2020년 이후 두 곳에 투입된 그룹의 자원은 최소 4000억원이 넘는것으로 추산된다. 올해 초에도 AK홀딩스는 AK플라자 지원을 위해 1000억원의 단기차입을 추가로 일으켰다.

제주항공의 경우 코로나19로 업황이 악화된 2020년~2022년 2600억원이 넘는 실탄을 투입했다. 이 과정에서 AK홀딩스는 2022년 9월 제주항공의 주식 804만9535주를 기초자산으로 130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EB)를 발행했다.

이를 통해 확보된 자금을 제주항공 유상증자에 투입했다. 제주항공 주가가 하락세를 타면서 투자자들의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이 잇따라 행사되면서 현금 유출이 생기자 AK홀딩스는 차입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했다. 작년 말 기준 787억원 규모의 물량이 남아있었고 올해 2월 초 남은 추가로 풋옵션이 행사됐다. 금융기관 차입과 상장 자회사 주식을 담보로 차입을 일으킨 금액으로 자회사 추가 지원과 풋옵션 대응을 대응하는 상황이다.
이자보상배율: 영업이익/ 이자비용으로 계산.
차입금의존도는 총차입금 기준 계산

이 같은 상황은 재무 지표로도 확인된다. AK홀딩스의 연결 기준부채 비율은 328.%에 달한다. 2020년 이후 200%가 넘는 상태가 유지되고 있지만 최근 들어 300%를 넘겼다. 차입 구조도 단기 중심으로 무게 추가 옮겨지고 있다. 2023년 단기 차입금 비중이 90%를 넘겼지만 지난해는 유동성 위기를 낮추기 위한 작업을 실시한 것으로 보인다. 2024년 말 단기 차입 비중은 80%대다.

별도 기준으로도 최근 3년 간 부채비율이 우상향 했다. 2024년 말 별도 부채 비율은 108%, 차입금 의존도는 51%에 달해 레버리지 확대가 뚜렷하다. 별도 차입금 총계는 2024년 말 5000억원을 넘겼으며 단기 차입 비중이 크다.

AK홀딩스의 차입은 그룹 유동성과 신용등급 유지를 위한 방어적 차원에 가깝다.현금은 일부 창출되고 있지만 그 규모가 매년 감소세에 접어든 가운데 외부 자금으로 재무 여력을 보완하는 구조다. 자회사 중심의 유동성 지원이 장기화될 경우 지주사 재무 건전성에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점에서 당국의 '재무관리 강화' 주문이 내려진 것으로 해석된다.

◇지주사 출범 후 유지된 '옥상옥' 구조 지적, 지배구조 정비 계기 마련 '무게'

애경그룹은 AK홀딩스와 애경자산관리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 63%를 매각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매각을 추진할 경우 업계에서는 약 6000억원~7000억원대 현금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이 자금은 지배구조 개편에도 활용될 시나리오도 열려있다.

애경그룹은 2012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지만 복잡한 지배구조 때문에 지적을 받아왔다. AK홀딩스는 애경그룹의 지주사이지만 지배구조상 최상단에 있지 않다. 오너가의 비상장회사인 애경자산관리가 지배구조 상단에 위치한 '옥상옥'구조다. 2019년 대기업 집단에 편입된 이후 애경개발과 애경자산관리의 합병 등을 통해 지배구조 정리 작업을 실시했다.

2021년 애경그룹은 별도 자회사를 설립해 애경자산관리와 IT사업부문을 분리해 AKIS를 신설했고 이후 제주항공 자회사로 편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여전히 지배구조 문제가 해소된 상황은 아니었기 때문에 공정위 등의 지적을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애경자산관리와 AK홀딩스의 합병, 또는 오너일가가 보유한 애경자산관리 주식을 AK홀딩스로 이전하는 방식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양 시나리오 모두 비용과 시간이 적잖이 소요되고 무엇보다 자회사 실적 개선이 전제돼야 가능하다는 점에서 그간 실행에 옮기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매각이 성사되면 유입 자금을 바탕으로 지배구조 정비를 병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시장과 업계의 공통된 분석이다.

AK홀딩스 측은 공시를 통해 "애경그룹은 그룹 재무구조 개선 및 사업 포트폴리오 재조정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아직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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