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전 돌입한 부동산, 해답은 '똘똘한 한 채'" 양지영 신한프리미어 패스파인더 팀장 "다주택은 옛말, 쏠림 속 양극화 심화"
고은서 기자공개 2025-04-07 14:02:17
이 기사는 2025년 04월 02일 14시2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부동산 시장은 다시 한 번 분기점에 서 있다. 강남3구와 용산구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재지정, 금리 인하 기대감, 공급 부족 등 복합적인 변수들이 맞물리며 집값 향방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뜨겁다. 특히 실수요·투자 수요가 동시에 몰리는 서울 중심지 부동산은 '똘똘한 한 채' 선호 트렌드와 함께 양극화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양지영 신한투자증권 패스파인더 주거용부동산 팀장은 최근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지금의 부동산 시장이 단기 대응보다 장기 전략이 중요해진 국면이라고 평가했다. 자산가와 실수요자 모두 '똘똘한 한 채'로의 쏠림이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토허제 5년 만기, 다시 주목받는 갭투자
양 팀장은 최근 시장을 흔드는 핵심 변수로 '토허제 해제 및 재지정' 이슈를 들었다. 그는 "토허제는 원래 토지 투기를 막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지만 2020년 부동산 과열을 계기로 주택까지 적용 범위가 확대됐다"며 "실거주 의무 강화로 진입장벽이 높아졌고 레버리지를 활용한 투자자 유입이 어려운 구조로 변했다"고 말했다.
과거 부동산 투자자 대다수가 전세나 대출 등 레버리지를 활용하는 구조에서 실거주 의무는 자금 운용의 제약으로 이어졌다. 이에 따라 해당 지역에 투자 수요 유입이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토허제 지정 이후 가격이 하락했다. 실거주 요건이 없는 인근 지역으로 수요가 이동하며 풍선효과도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특히 올해 6월부터 재지정 여부를 앞둔 지역들이 나오면서 갭투자 유입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양 팀장은 토허제가 풀리면 전세를 끼고 주택을 매입하려는 수요가 자연스럽게 증가할 수밖에 없고 이는 특정 지역을 넘어 인근 지역으로도 확산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양 팀장은 지금의 부동산 시장을 '장기전'으로 규정했다. 코로나19, 전쟁, 글로벌 변수 등 예상하지 못했던 사건들이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과거처럼 단기 차익을 노리는 방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것이다. 당장의 방향을 예측하기보다는 장기적인 시각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특히 과거에는 여러 채를 보유하던 자산가들도 이제는 보유 부담이 커져 수도권 및 지방의 매물을 정리하고 있다. 서울 주요 지역이나 중대형 평형 위주로 보유 자산을 집중하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분석했다. 자산가뿐 아니라 실수요자에게도 유사하게 나타나는 흐름으로 다주택보다는 포트폴리오 정리를 통한 실거주 중심 전략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금리·공급·대출 규제, '되는 지역'만 오르는 이유
양 팀장은 집값 상승이 지속될 수 있는 지역은 결국 '되는 지역'에 한정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금리가 낮아지더라도 과거처럼 시장 전반이 오르기보다는 실수요와 투자수요가 함께 몰릴 수 있는 핵심 지역만이 우상향 흐름을 이어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강남 3구,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여의도, 목동 등은 실수요와 재건축 기대감이 동시에 존재하는 핵심 입지로 평가했다. 양 팀장은 "가격이 오르기 위해서는 실수요와 투자수요 두 가지가 모두 필요한데 이들 지역은 인프라와 개발 호재를 동시에 갖췄기 때문에 앞으로도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반면 강북권이나 서남권 지역은 재건축 추가 분담금 부담, 자산 여력 부족 등의 이유로 상승 여력이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 지역은 인프라가 부족하고 재개발을 추진하기에도 재정 부담이 커 현실적으로 추진이 어렵다"며 "결국 서울 내에서도 특정 지역만 오르는 양극화 현상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양 팀장은 서울 전역의 집값 안정을 위해서는 강북 지역 재개발·재건축을 적극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민간, 공공이 함께 나서는 구조를 마련해야 쏠림 현상을 완화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고액 자산가도 변했다…"분산과 리스크 회피"
자산관리 관점에서 고액 자산가들의 트렌드도 변화하고 있다. 양 팀장은 "예전에는 부동산과 주식 중심의 자산운용이 일반적이었지만 지금은 다양한 금융상품이 등장하면서 부동산 비중이 점차 줄고 있다"며 "정치적 불확실성과 환율 변동성 등 거시 환경에 대한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도 분산 투자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장 큰 부담 요인은 세금이다. 다주택자에게는 종부세·양도세·취득세 등 부담이 커지고 있어 '똘똘한 한 채' 전략이 더욱 부각될 수밖에 없다. 특히 정치적 불확실성과 환율 변동성 등의 외부 요인으로 인해 리스크 회피 전략이 강화됐다는 설명이다.
부동산 포트폴리오의 일환으로 주목받았던 비주거용 시장에 대해서는 회복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상업용 부동산의 경우 매도자와 매수자 간 가격 인식 차이가 커 거래 자체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고, 지식산업센터나 꼬마빌딩 역시 수익률 저하로 투자 매력이 줄었다는 분석이다.
한편 양 팀장이 속한 '신한프리미어 패스파인더'는 부동산, 세무, 상속, 금융 등 분야별 전문가들이 팀을 이뤄 자산가 한 명을 위한 원스톱 컨설팅을 제공한다. 기존의 단일 컨설턴트 중심 방식과는 다르게 조직적인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양 팀장은 18년차 베테랑 부동산 전문가로, 애널리스트 출신이다. 지난해까지 부동산 연구소와 광고사를 직접 운영하다가 2024년 11월 신한투자증권에 합류했다. 그는 "고액 자산가들에게 맞춤형 서비스의 필요성을 절감했고 프리미엄 패스파인더를 통해 이를 실현해 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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