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저축은행은 지금]BNK저축, 적자 속 돋보인 서울·부산 '투트랙' 전략②순손실 323억→148억, 부동산 부실 대출 따른 충당금 여파…건전성 지표 평균 보다 '양호'
유정화 기자공개 2025-04-09 12:33:25
[편집자주]
저축은행은 6개 영업 구역으로 구분돼 대출 비중을 제한받는다. 지역 서민금융 활성화라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상호저축은행법 도입 취지에 근거한다. 그러나 지방 인구 감소로 산업 경쟁력이 약화하며 지방 저축은행의 영업 여건도 나빠졌다. 지역 할당 여신 규제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두번째 임기를 시작한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은 주요 공약으로 지방 저축은행의 지원책을 제시했다. 지방 영업권역별 저축은행의 영업 환경, 경영 상황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07일 15시4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산·울산·경남(이하 부울경) 지역 '빅3' 저축은행으로 꼽히는 BNK저축은행이 10년 만에 적자 악몽을 재현했다. 과거 취급한 대출에서 부실이 발생한 데 따른 대손충당금 여파로 2년 연속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그나마 위안거리는 영업구역 내 타 저축은행과 비교해서 건전성 지표가 양호한 수준이라는 점이다. 부산에 본점을 둔 저축은행 중 유일하게 서울 영업구역을 보유한 BNK저축은행은 서울과 부울경 권역 기업대출 규모를 고르게 조절하면서 리스크를 분산했다.
◇10년 만 2년 연속 적자, 부동산 대출이 '발목'
BNK저축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148억원으로, 2023년(323억원 손실)에 이어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BNK저축은행은 2013~2014년 회계연도(2013년 7월~2015년 6월) 당시 각각 123억원, 65억원 손실 이후 10년 만에 적자를 되풀이했다.
부동산 대출이 적자의 원인이라는 점도 유사하다. BNK저축은행은 2012년 프라임저축은행(서울)과 파랑새저축은행(부산)을 패키지로 인수하며 출범했다. 인수 당시 함께 딸려온 부동산 부실자산을 털어내는 과정에서 2013~2014년 적자가 발생했고, 2023~2024년에도 마찬가지로 부동산 대출에서 발생한 부실이 실적 악화의 원인이 됐다.

BNK저축은행은 부동산 호황기 기업금융을 확대했다. 기업자금 대출 규모는 2020년 5977억원에서 2021년 8348억원으로 2371억원(39.7%)급증했다. 이후 2022년 8708억원으로 최대치를 찍고 지난해 말 7402억원으로 감소한 상태다. 기업대출 중 65% 이상은 부동산업, 건설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렇다 보니 부동산 시장 침체가 시작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고정이하여신은 2022년 270억원에서 2023년 531억원, 지난해 965억원으로 불어났다. 여기에 금융당국도 충당금 적립 비율 요건을 강화하면서 BNK저축은행은 2023년과 지난해 각각 722억원, 624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쌓았고 이는 적자로 이어졌다.
지난해엔 신용등급 전망도 강등됐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해 9월 BNK저축은행의 기업 신용등급(A) 전망을 '긍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지속된 수익성·자산건전성·자본적정성 저하와 향후 예상되는 추가부실 부담 등을 고려한 결과였다.
◇영업권역별 가계대출, 기업대출 조절해 리스크 '분산'
건전성 지표도 악화했다. 2020년 1.2%에 불과했던 BNK저축은행의 연체율은 매년 꾸준히 올라 지난해 7.29%를 기록했다. 부동산업종 연체율은 15.69%에 달한다.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2020년 1.1%에서 지난해 10.53%로 상승했다.

BNK저축은행의 건전성 지표는 양호한 편이다. 지난해 국내 79개 저축은행의 평균 연체율과 NPL비율은 각각 8.52%, 10.66%다. 특히 부울경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저축은행의 단순평균 연체율과 NPL비율은 각각 10.22%, 14.61%로 전국 평균과 차이를 보였다.
서울과 부울경 영업구역 2곳을 보유한 이점을 살렸다. 기업대출을 서울과 부울경 권역 가계대출을 고르게 취급하는 식이다. 특히 부산 지역 부동산업, 건설업이 직격탄을 맞으며 해당 권역 저축은행의 연체율과 NPL비율이 크게 악화했는데 BNK저축은행은 영업권역을 활용해 리스크를 헤지(위험 회피)했다.
서울 소재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만약 (BNK저축은행이) 부산을 중심으로 기업대출을 확대하는 전략을 짰다면 부동산 대출 부실에 따른 타격이 더 컸을 것"이라며 "수익성, 건전성 관리를 위해서 저축은행이 수도권 영업권역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저축은행법에 따라 수도권 저축은행은 대출 중 최소 50%를, 나머지 권역 저축은행은 40%를 영업구역 내에서 내줘야 한다. 가령 서울과 부울경 영업권역을 두고 있는 BNK저축은행은 2개 권역에서 최소 여신 비율인 50%를 넘기기 어렵지 않기 때문에 비교적 자유로운 영업이 가능하다.
BNK저축은행은 부울경과 서울에서 중금리대출과 정책자금대출 취급을 늘리고 있다. 중금리대출의 경우 주력 상품인 '마이론'을 앞세워 2021년부터 매해 1000억원 넘는 규모로 공급하고 있다. BNK저축은행은 지난 2023년 구축한 자체 개인 신용평가시스템(CSS)을 통해 계열사와의 연계 영업을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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