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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저축은행은 지금]IBK저축, 영업권·총량 규제에 발목 잡힌 '서민금융'③전체 대출 중 부울경 비중 40%, 2년 연속 적자…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 2~4% '제한'

유정화 기자공개 2025-04-11 13:03:36

[편집자주]

저축은행은 6개 영업 구역으로 구분돼 대출 비중을 제한받는다. 지역 서민금융 활성화라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상호저축은행법 도입 취지에 근거한다. 그러나 지방 인구 감소로 산업 경쟁력이 약화하며 지방 저축은행의 영업 여건도 나빠졌다. 지역 할당 여신 규제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두번째 임기를 시작한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은 주요 공약으로 지방 저축은행의 지원책을 제시했다. 지방 영업권역별 저축은행의 영업 환경, 경영 상황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09일 15시4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IBK저축은행은 부산·울산·경남(이하 부울경) 영업구역을 대표하는 저축은행 중 한 곳이다. 단일 영업구역을 두고 있어 지역 내 전체 여신의 40%를 할당하고 있는데, 부산 지역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금융을 확장하면서 권역 내 가장 먼저 자산 2조원 고지를 넘어선 바 있다.

그러나 지역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라 부실이 발생하면서 경영 여건이 악화했다. IBK저축은행이 택한 활로는 서민금융이다. 중금리대출과 정책자금대출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정비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는 이마저도 어려울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저축은행 가계대출 증가율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일 영업권 한계, 부동산 대출 부실 '직격탄'

IBK저축은행 2024년 통일경영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478억원으로, 부산·울산·경남 지역 저축은행 가운데 가장 큰 손실을 기록했다. 2023년 299억원에 이은 2년 연속 적자다. 부동산 대출 부실에 따른 대손충당금 증가가 적자의 주요 원인이다.


IBK저축은행의 충당금적립전 이익은 143억원으로, 전년(43억원) 보다 100억원가량 증가했다. 가계대출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조달금리를 낮추며 예대마진을 개선한 효과다. 다만 충당금 규모가 전년(401억원) 보다 207억원 증가한 628억원을 기록하면서 적자를 면치 못했다.

특히 부산·울산·경남지역 기업 불황에 큰 영향을 받았다. 다른 지주계 저축은행과 달리 IBK저축은행은 부산·경남권만을 영업구역으로 두고 있기 때문이다. 상호저축은행법에 따라 저축은행은 영업구역 내 개인과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을 총대출 대비 수도권은 50% 이상, 비수도권은 40%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가령 BNK저축은행의 경우 서울과 부울경을 영업구역으로 두고 있어, 두 영업권역에서 전체 여신의 50%만 할당하면 된다. 인구와 기업이 많이 몰린 만큼 대출 수요가 많아 영업 확장에 용이하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지역 경제 침체에 따른 리스크도 분산할 수 있어 저축은행들은 수도권 저축은행 타진에 적극적인 분위기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비수도권 단일 영업구역을 확보한 저축은행의 실적은 지역 경제 상황에 큰 영향을 받는다"라며 "이렇다 보니 저축은행 인수를 희망하는 이들도 지방 저축은행보단 수도권 저축은행 매물에 관심을 가지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IBK저축은행의 수도권 진출은 모기업인 기업은행의 몫이다. 저축은행간 M&A는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최근 당국은 최근 영업구역을 최대 4곳까지 확대할 수 있도록, 구조조정 저축은행 범위를 크게 확대했다. 현행 BIS비율 9%(자산 1조원 이상의 경우 10%)에서 11%(자산 1조원 이상의 경우 12%)로 확대했다.

적기시정조치 대상에 오른 상상인저축은행(업계 10위), 페퍼저축은행(7위)뿐만 아니라, BIS비율 12% 미만의 수도권 대형 저축은행도 구조조정 대상에 올랐다. 이외에도 수도권 지역 JT저축은행, JT친애저축은행, HB저축은행, 오에스비저축은행, 영진저축은행 등이 이름을 올렸다.

◇중금리·사잇돌2 급증…올해 총량규제 탓에 '제동'

IBK저축은행은 가계대출로 활로를 모색했다. 지난해 말 가계대출 규모는 6783억원으로 전년 대비 1621억원(31.4%) 증가했다. 주력이 된 상품은 중금리대출과 정책자금대출이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민간 중금리 대출 취급 규모는 916억원으로 2023년(303억원) 보다 613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사잇돌2 대출 취급 규모는 1248억원에 이른다. 햇살론과 사잇돌과 같은 정책자금대출은 부실이 발생해도 서민금융진흥원 등 공공기관이 대출금의 90% 이상을 채권자 대신 갚아 금융사 입장에서 안정성이 큰 대출이다. 시장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 다수 저축은행이 건전성 기조 아래 정책자금대출 확대에 주력하는 이유다.

그러나 올해 추가적인 가계대출 확대가 어려운 상황이다. IBK저축은행은 올 초 금융당국으로부터 가계대출 증가율을 제한받았다. 구체적인 수치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난해 공격적으로 가계대출을 확대한 만큼 증가율은 2~4% 수준을 지도 받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IBK저축은행은 신용평점 301점 이상에서 고르게 중금리대출을 취급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신용평점 501~600점 구간 중금리대출 평균금리는 14.5%로 32개 저축은행 평균 금리(14.8%) 보다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반면 기업대출 규모는 급격히 축소되고 있다. IBK저축은행의 기업여신은 2023년 3월 말 기준 1조1058억원에서 매분기 감소해 지난해 말 7614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렇다 보니 2022년 2조1000억원에 달했던 IBK저축은행 자산은 지난해 말 1조7078억원으로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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