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곡점 맞은 해운업]'39년만에' 적자났던 고려해운, '1년만에' 턴어라운드⑲작년 매출 3조1441억·영업이익 4180억...두둑한 현금 바탕 '무차입 기조'
이영호 기자공개 2025-04-14 07:01:50
[편집자주]
해운업 호황기는 이어질까. 글로벌 분쟁 장기화와 공급망 재편 등 시황호조로 그동안 해운업은 전성기를 구가해왔다. 유가와 환율 등 변수는 크지만 이를 뛰어넘을 만큼 운임이 상승했다. 해운사들은 지난해에도 호실적을 거뒀다. 이익체력이 탄탄해지자 펀더멘털도 강화됐다. 그러나 2025년 해운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변동성이 커졌다. 긴 호황기를 끝낼 것이란 위기감이 퍼진다. 더벨은 변곡점에 선 해운업계를 진단하고 각 해운사의 경쟁력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11일 10시2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려해운이 지난해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2023년 39년 만에 적자가 발생했지만 1년 만에 다시 흑자로 돌아서는 저력을 보였다. 수익성은 2021~2022년 시절 해운업 호황기 대비 둔화됐지만 여전한 무차입 경영으로 안정감을 더했다. 탄탄한 재무체력이 돋보이는 만큼, 고려해운 경영진의 보수적인 경영 전략이 엿보인다.◇불황 타격에도 곧장 흑자전환
고려해운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3조1441억원, 영업이익은 4180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의 경우 해운업 불황기 여파로 매출 2조6005억원, 영업손실 391억원을 올렸다. 2022년 실적이 고점이었는데 매출 5조118억원에 영업이익 1조7918억원이었다.
2022년 매출과 수익성을 감안하면 지난해 실적은 전성기 수준과는 거리가 있다. 2021년의 경우 매출 3조7093억원이었지만 영업이익은 1조4577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은 무려 39.3%에 달했다. 2022년 영업이익률은 35.8%였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13.2%으로 상대적으로 저조했지만 적자를 신속하게 극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40년 가까이 견조하게 수익을 내왔던 고려해운이지만 2023년 들이닥친 해운업 불황 여파는 피하지 못했다. 코로나19 여파로 2021~2022년 해운업은 전성기를 구가했지만 이후 해운 수요가 둔화됐다. 또 신규 선박이 대대적으로 투입되면서 운임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고려아연뿐만 아니라 대다수의 해운사들은 2023년 수익 악화를 피하지 못했던 이유다.

◇돋보이는 '무차입 경영', 안정감 더해
고려해운이 한 차례 삐끗했지만 장기간 지속됐던 안정적 재무구조를 감안하면 2023년 적자전환이 회사에 큰 타격이라고 보긴 어렵다. 고려해운은 이미 수년간 무차입 경영을 이어오고 있다. 무차입 경영은 차입금이 전혀 없거나 현금성 자산이 총차입금 규모를 상회하는 경영 방식을 말한다.
고려해운의 연간 총차입금과 현금성자산 규모를 살펴보면 재무에 대한 보수적인 기조가 엿보인다. 지난해 총차입금은 약 92억원이었던 것으로 추산된다. 같은 해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670억원으로 총차입금 규모를 크게 넘겼다.
적자를 기록했던 2023년에도 마찬가지였다. 2023년 총차입금은 약 154억원이었지만 현금 및 현금성 자산 규모는 1827억원으로 넉넉한 현금자산을 보유했다. 2020년, 2021년, 2022년에도 차입금을 크게 앞서는 재무구조는 동일했다.

◇그룹 경영권 쥔 '전문경영인 2세' 박정석 회장
고려해운 최대주주는 고려에이치씨로 지분율 42%를 보유하고 있다. 고려에이치씨그룹 지주사로 고려해운을 비롯한 그룹 계열사들을 거느리고 있다. 이어서 이동혁 전 회장이 40.87%를 들고 있는 2대 주주다. 이 전 회장은 이학철 창업주의 장남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있다.
현재 그룹을 이끌고 있는 박정석 회장은 고려해운 지분 2.8%를 보유 중이다. 박 회장은 지난달 말 작고한 박현규 고려해운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고려해운와 고려에이치씨그룹의 독특한 지배구조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지주사인 고려에이치씨는 박 회장과 박주석 부사장 등 박씨 일가가 소유하고 있어 그룹 주도권을 확보했다.
고려해운을 창업한 이씨 가문과 달리 박씨 가문은 전문경영인으로 고려해운에 합류했다. 박 명예회장이 회사를 이끌어오다 이제는 장남인 박 회장이 대를 이어 그룹을 리드하고 있다. 창업가문 일원이 아닌 전문경영인이 대를 이어 경영권을 쥔 사례다. 현재 고려해운의 최고경영자는 신용화 사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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