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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캐피탈마켓 포럼]"기관 단타 IPO 시장, 개인에게 수익 이전"홍성관 라이프운용 부사장 "공모가 안정, 시장 신뢰도 기대"

백승룡 기자공개 2025-04-24 07:41:45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3일 16시2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기관투자자들이 누리던 ‘공짜 점심’이 사라지고 개인투자자 등으로 수익 일부가 이전되는 효과가 기대된다.”

홍성관 라이프자산운용 부사장이 23일 ‘thebell Capital Market Forum 2025’에서 “올해 7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IPO 제도개선 방안은 단타 투자 위주였던 IPO 시장을 합리적이고 정상적으로 돌리기 위한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홍 부사장은 현재의 IPO 시장이 단기 차익 중심으로 왜곡됐다고 평가했다. 2023년 초부터 2024년 상반기까지 증시에 입성한 103개 기업의 공모가 대비 평균 상승률은 상장 당일 80%에서 1개월 뒤 약 50%, 6개월 뒤 20% 미만으로 주가가 우하향하는 흐름을 보였다. 기관투자자들의 공모주 투자 전략이 상장 직후 매도하는 데 방점이 찍히면서 이후 주식 유통시장에서는 물량을 받아주는 주체가 부재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IPO 시장에서는 기관투자자들이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단기적인 투자자인 모습”이라며 “의무보유 확약없이 시장 당일 매도를 선호하기 때문인데, 공모주 투자를 ‘공짜 점심’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단타 투자를 가능하도록 뒷받침 한 배경은 코로나 이후 개인투자자들의 공모주 시장 유입”이라며 “IPO 기업에 대한 정보 비대칭을 활용해 기관들이 ‘공짜 점심’을 향유하고 비용은 상장 이후 개인들에게 떠넘겨지는 구조가 됐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이 추진하고 있는 IPO 제도개선은 이 같은 단기차익 목적의 투자 기조를 기업가치 기반 투자로 유도하는 취지로 △기관투자자 의무보유 확약 확대 △수요예측 참여자격·방법 합리화 △주관사 역할·책임 강화 등 세 가지 측면에서 이뤄진다. 이는 금융위원회가 올해 1월 발표한 방안으로, 오는 7월 1일부터 본격적으로 바뀐 제도가 도입될 예정이다.

우선 기관투자자 의무보유 확약을 확대하기 위해 일반기관투자자 배정물량 중 40% 이상을 확약 기관에게 선제적으로 배정하도록 한다. 확약 물량이 40%에 미달될 경우 주관사가 공모물량의 1%(상한금액 30억원)를 취득하도록 해 보수적인 공모가 산정을 유도한다. 하이일드펀드·코스닥벤처펀드 등 정책펀드도 최소 의무보유(15일 이상)를 확약한 물량에 대해서만 5~25% 별도배정 혜택이 제공된다.

수요예측 참여자격 문턱을 높이기 위해 사모운용사·일임사 참여 요건을 ‘등록 2년, 총위탁재산 50억원’ 또는 ‘총위탁재산 300억원’으로 끌어올린다. 초일 가점 제도도 개편해 수요예측 1~3일차 가점을 모두 1.5점으로 둬 초일 쏠림을 방지한다는 계획이다. 주관사 역할·책임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은 아직 마련 중이다. 보호예수 조건으로 증권신고서 제출 전 사전 배정을 허용하는 ‘코너스톤 투자자’ 제도를 도입할 예정이었지만,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폐기되면서 이른 시일 내 도입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홍성관 부사장은 이번 제도개선이 IPO 시장의 공모가 고평가 기조를 완화하고 가격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공모주 펀드를 필두로 한 무분별한 기관투자자들의 수요가 일부 조정되면서 전반적인 공모가 밴드가 낮아질 것이란 분석이다. 또 발행사 우위의 구조에서 주관사들은 공모가를 상향 평준화하는데 집중했지만, 확약 미달 시 주관사 의무취득 제도로 인해 주관사들도 공모가를 합리화하는 유인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홍 부사장은 “공모가가 보수적으로 책정되면 상장 이후에도 주식 유통시장에서 받아줄 투자자들이 생기게 된다”며 “상장 후 평균 6개월간 우하향하던 주가 그래프의 모양도 바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확약 비율이 높은 기관에 공모주를 우선배정하게 되면서 펀드 사이에서 양극화가 심화되고, 정책펀드는 확약에 보수적으로 나서 일반 공모주 펀드와의 차별성이 줄어드는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관 생태계 측면에서는 중소형 운용사의 진입 장벽이 높아지면서 대형사 위주, 공모펀드 위주로 재편될 것으로 내다봤다. 기관의 공모시장 참여 전략도 확약 기간 등 세부 전략, 리서치 기반의 실질적 기업분석의 중요성이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상장 이후 주가추이에 대한 예측력도 공모 참여 판단의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는 시각도 내놨다.

IPO 시장의 전반적인 수익 분배도 개인투자자 등에게 이전되는 효과도 예상된다. 그는 “기존에는 공모주 펀드 중심으로 기대수익률이 집중되는 구조였지만, 수요예측 과열이 완화되면 일반 개인투자자 등 직접 참여자들이 물량 배정이나 주가 상승 등 차원에서 유리한 환경에 놓이게 된다”며 “개인투자자를 상대로 손실을 떠넘기던 기관투자자들의 ‘공짜 점심’이 어렵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 부사장은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지만, 수익 분배구조가 합리화되고 공모가의 타당성이 높아지면 장기적으로는 IPO 시장 전반의 신뢰도 회복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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