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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더존비즈온 맞손]신한이 매출 4000억대 '중견기업' 선택한 이유는국내 기업고객 13만곳 보유…업계 1위 추정, 방대한 데이터 보유

조은아 기자공개 2025-04-24 12:43:37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2일 15시1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더존비즈온이 제주은행의 2대주주에 오른다. 신한금융 품에 안긴 2002년 이후 제주은행이 민간기업을 주요주주로 맞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최대주주인 신한금융지주를 제외하면 주요주주 명단에 이름을 올렸던 곳은 예금보험공사와 국민연금뿐이다.

신한금융은 그간 제주은행을 놓고 고민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팔기도, 그렇다고 그냥 두기도 애매하다는 점에서 '계륵'으로도 여겨지기도 했다. 신한금융이 오랜 고심 끝에 더존비즈온을 새 파트너로 맞은 배경을 놓고 관심이 쏠리고 있다.

◇ERP 고객만 13만곳 확보…국내 ERP 시장 강자

더존비즈온은 2003년 더존다스로 출발한 소프트웨어 개발사다. 규모상 중견기업으로 분류되며 기업용 소프트웨어를 개발 및 판매한다. 더존비즈온, 더존비앤에프, 더존비앤씨티, 테크핀레이팅스, 더존키컴 등의 회사가 '더존ICT그룹'이라는 이름으로 묶여있다. ERP, 클라우드 서비스, 플랫폼 서비스, 전자금융 서비스(전자세금계산서 발행 및 결제), 모바일 솔루션, 보안, 그룹웨어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주력은 기업의 생산, 영업, 회계, 인사 등 전반을 통합해 관리하는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이다. 2024년 누적 기준으로 중소기업용 ERP 제품은 약 11만개, 중견·대기업용 ERP 제품은 약 2만개의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다. 그룹웨어 서비스 역시 4000개 고객사를 보유하고 있다. 공신력 있는 통계가 없어 정확한 점유율은 알 수 없지만 업계에선 1위, 혹은 1위에 근접한 2위로 보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연결기준 4023억원으로 전년 대비 14% 증가했다. 설립 이후 처음으로 4000억원을 돌파했다. 2022년 주춤하며 전년 대비 5% 줄었지만 2023년 17% 증가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성장세를 이어가며 반등에 성공했다. 사업부문의 매출 비중도 고른 편이다. 라이트ERP 사업부문과 스탠다드ERP 사업부문, 익스텐디드ERP 사업부문 그리고 나머지 기타 사업부문의 매출이 860억원에서 1180억원 사이로 고르게 퍼져 있다.

수익 모델 역시 안정적이다. 처음 제품을 구매할 때 가입비(라이선스)를 받으며 이후 유지보수비 역시 꾸준히 유입된다. 회사별 커스터마이징에 따른 별도 매출 역시 기대할 수 있으며 플랫폼 사용료도 있다. 기존 고객의 충성도도 높은 편이다. 지난해 별도기준 매출의 95%가 기존 고객에서 나왔다. 유지보수 및 플랫폼 사용료 매출이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수익성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영업이익 881억원을 거둬 영업이익률이 무려 21.9%에 이르렀다.


◇ERP 경쟁력에 주목…기술력과 함께 20년 쌓은 데이터도 매력적

신한금융이 주목한 것 역시 더존비즈온의 ERP 사업 경쟁력이다. 제주은행은 앞으로 ERP 뱅킹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ERP 뱅킹이란 국내에서 최초로 시도되는 임베디드 금융 모델로 더존비즈온의 ERP 제품에 뱅킹 서비스를 접목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오랜 기간 쌓아올린 데이터 역시 신한금융이 더존비즈온과 손잡은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더존비즈온은 20년 이상 ERP 사업을 하며 중소기업부터 대기업까지 고객사로 유치했다. 이 과정에서 양질의 기업 데이터를 확보했다.

더존비즈온은 확보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금융·헬스케어·커머스·공공·미디어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금융은 매출채권팩토링이 대표적이다. 매출채권팩토링은 회계 및 ERP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신용평가 모델을 통해 자금 공급자가 기업을 심사한 뒤 일정 할인율로 매출채권을 매입하는 서비스다. 기업들은 이 서비스로 만기 전 채권을 조기에 매각해 빠르게 현금화할 수 있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과 김용우 더존ICT그룹 회장의 신뢰관계 역시 한몫했다. 두 사람의 인연이 시작된 건 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21년 당시 신한은행장이던 진옥동 회장의 주도로 신한은행과 더존비즈온이 업무제휴 양해각서를 맺다. 이후 기업 대상 신용평가 플랫폼 사업자인 '테크핀레이팅스'를 합작법인 형태로 출범시키며 협력 관계를 강화했다.

앞서 3월 더존뱅크 컨소시엄이 제4인터넷전문은행 인가전 참여 철회를 결정했는데 사실상 이때부터 지금의 협력 방안에 대한 양쪽의 합의가 어느 정도 진전됐던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이 더존뱅크 컨소시엄 참여를 공식화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이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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