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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그룹은 지금]HB테크놀러지·솔루션, 신성장동력 가시화 언제쯤④2차전지 업황 악화에 부진, DP·반도체 신규 장비 대형 수주 '아직'

김경태 기자공개 2025-04-28 07:22:03

[편집자주]

HB그룹은 1975년 탄생한 흥보실업이 모태다. 창업주인 문흥렬 회장의 왕성한 경영 활동에 힘입어 반도체, 디스플레이, 벤처캐피탈(VC), 엔터 등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설립 이후 반세기가 지난데다 최근 주력 그룹사가 큰 변화를 앞두고 있지만 시장의 시선에서는 한참 떨어져 있다. 3개의 상장사를 거느려 이해관계자가 적잖은 중견그룹임에도 은둔 경영이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HB그룹의 성장 스토리와 지배구조, 사업 현황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4일 14시5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B그룹은 주력사인 HB테크놀러지와 HB솔루션은 디스플레이와 관련된 장비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기업이다. 각각 전공정과 후공정에 쓰이는 자동광학측정(AOI·Automatic Optical Inspection), 빛샘방지도포(ELB·Edge Light Blocking) 장비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다.

HB테크놀러지와 HB솔루션은 새로운 장비 개발도 게을리하지 않으며 향후 성장을 준비하고 있다. 디스플레이뿐 아니라 유리기판을 비롯한 반도체 관련 장비를 개발했다.

다만 성과가 아직 미진하다. 고객사에 일부 납품을 진행해 시장에서 큰 기대가 나왔지만 본격적인 매출 증대는 요원한 상태다. HB솔루션의 경우 반도체 제조공정에 활용 가능한 나노마이스(Nano-MEIS)를 만들었지만 작년 매출은 '0원'이었다.

◇HB테크놀러지, 2차전지 관련 수주 부진…유리기판 검사장비 성장 '아직

HB테크놀러지의 주력 제품은 LCD와 OLED 전공정에 활용되는 AOI 장비다. 이 제품은 빛을 이용해 패널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결함을 고속으로 검출한다. 디스플레이업계에 따르면 HB테크놀러지는 과거 LCD AOI 장비에서는 일본 경쟁사와 시장을 양분했다. 하지만 OLED에서는 독보적인 지위를 확보했다. 삼성디스플레이 물량의 90% 수준을 책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레이저리페어(Laser Repair) 장비도 있다. 이 제품은 AOI 검사를 한 뒤 활용된다. 검출된 결함을 레이저를 응용한 화학기상증착(CVD·Chemical Vapor Deposition), 커팅(Cutting), 드릴링(Drilling) 등을 통해 제거해 수율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이 외에도 HB테크놀러지는 도광판(LGP), 확산판(DP) 등 부품소재사업에도 일가견이 있다. 주로 삼성전자에 공급하면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반면 신사업에서의 성과는 아직 시장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HB테크놀러지는 전기차 시장 성장에 올라타기 위해 2차전지 제조에 쓰이는 각형, 원형셀 외관검사기, 빗감김 검사기 등을 만들었다. 삼성SDI를 거래처로 확보하기도 했다.

하지만 성과는 아직 미미하다. 지난해 2차전지 검사장비 매출은 108억원으로 전년(105억원)과 비슷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가 발생하면서 수주잔고는 오히려 줄었다. 작년 말 수주잔고는 33억원으로 전년(68억원)의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아직 캐즘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부진한 기간이 길어질 우려도 있다.

최근 HB테크놀러지를 반도체업계에서 큰 주목을 받게 한 유리기판 검사장비 역시 마찬가지다.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SKC 자회사인 앱솔릭스에 파일럿 양산용 글래스기판 검사·리페어 장비를 3대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밸류체인에 진입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덩달아 주가도 출렁였다. 하지만 유리기판 시장은 이제 막 태동하는 상태로 HB테크놀러지 실적에 드라마틱한 변화를 당장 일으키지 못했다.

◇HB솔루션, ELB 경쟁력 보유…잉크젯 코팅 부진·반도체 장비 매출 '0원'

HB솔루션의 주력 제품은 디스플레이 후공정에 쓰이는 ELB 장비다. 이 장비는 스마트폰 화면의 상단에 위치한 전면 카메라와 관련이 있다. 카메라 부분만 뚫려 있는 '펀치홀' 디자인을 만들 때 디스플레이에서 방출되는 빛이 카메라 구멍으로 새어 나오는 빛샘(Light Leak) 현상이 발생한다. ELB 장비는 이런 빛샘 현상을 방지한다.

HB테크놀러지처럼 HB솔루션도 새로운 장비 라인업 출시에 힘을 쏟고 있다. 우선 잉크젯 장비가 있다. 이 장비는 잉크젯 헤드의 노즐을 통해 용액의 형태로 분사해 OLED 디스플레이 패턴을 만드는 기술이다.

HB솔루션은 2022년 3월 미국 잉크젯 장비업체 카티바(Kateeva)의 1350만달러 규모의 전환사채를 인수하며 OLED CF(Color Filter) 잉크젯 장비에 대한 기술협력을 시작했다.

그 후 빠른 속도로 거래처에 파일럿 장비를 납품했다. HB솔루션은 2022년 11월 3일에 삼성디스플레이에 파일럿용 CF 잉크젯 장비를 수주했다고 공시했다. 당시 시장에서는 HB솔루션의 급성장이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졌다.

하지만 1년 뒤 상황이 급변했다. HB솔루션은 2023년 11월 3일 삼성디스플레이와 체결했던 장비 공급계약이 해지됐다고 공시했다. 디스플레이업계 및 증권가에 따르면 공급했던 장비가 성능 미달로 반송됐다고 알려졌다.

그 후 잉크젯 장비와 관련해 눈에 띄는 수주 공시가 없는 상황이다. 실제 2024년 작년 장비별 매출을 보면 잉크젯은 내수에서 1대를 파는 데 그쳤고 금액은 63억원이다.


반도체 역시 HB솔루션이 신제품 공급에 심혈을 기울이는 분야다. HB솔루션은 2021년 케이맥을 흡수합병했다. 이곳은 OLED 정밀 계측장비 기술력을 바탕으로 2020년에 반도체 공정에 적용할 수 있는 나노마이스(Nano-MEIS)를 개발했다.

나노마이스 장비는 반도체 웨이퍼와 산화막의 두께와 물성을 측정할 수 있는 초박막 계측장비다.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HB솔루션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테스트 및 개발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가 디스플레이보다 시장 규모가 크고 대기업들의 투자액이 큰 만큼 HB솔루션의 성장 기대감도 덩달아 커졌다. 하지만 아직 HB솔루션이 대규모 수주에 성공했다는 소식은 알려지지 않았다. 작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장비 품목 중 반도체 관련 매출은 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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