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밸류체인 파트너]HPSP 투자에 웃은 'NHN 이준호 회장·HB그룹'④크레센도 펀드에 LP 참여 평가이익
김경태 기자공개 2024-03-27 10:21:42
[편집자주]
글로벌 시장에 생성형AI 바람이 거세다. 기류를 제대로 탄 곳은 다름 아닌 엔비디아.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제프 베조스의 아마존,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을 제치고 시총 3위에 올랐다. 그야말로 파란이다. 국내 기업에도 영향을 줄만한 이슈다. 하지만 가려져 있는 곳이 많다. 엔비디아 협력사로 SK하이닉스 정도만 잘 알려져 있다. 눈을 넓히면 엔비디아의 사업과 연결된 국내 기업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과연 어떤 기업들이 있을까. 엔비디아 밸류체인에서 활약하는 국내 기업들의 사업 현황과 지배구조, 성장 전망 등을 내밀히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5일 16시1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이하 크레센도)는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로 출자자(LP)의 돈을 굴린다. 에이치피에스피(HPSP)가 급격한 성장을 이루고 기업가치가 상승할수록 크레센도의 펀드에 자금을 댄 투자자들이 주목받는 이유다.크레센도의 HPSP 투자에 가장 큰 힘을 보탠 투자자는 NHN을 창업한 이준호 회장이다. 개인회사를 통해 크레센도가 만든 펀드에 투자했다. 또 HB그룹은 계열사를 내세워 펀드에 자금을 태웠다.
다만 크레센도가 펀드의 만기 연장을 검토할 정도로 장기 투자를 검토하고 있어 이 회장과 HB그룹의 차익 실현이 당장 현실화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크레센도는 2017년 '프레스토 제6호 사모투자합자회사'를 내세워 HPSP를 인수했다. 당시 프레스토 제6호에는 3곳에서 투자했다. 최대 LP는 제이엘씨파트너스로 지분 66.04%를 갖고 있다. 나머지는 HB솔루션과 HB테크놀러지가 각각 12.55%, 11.98%씩 보유했다.
제이엘씨파트너스는 2016년 탄생한 곳이다. NHN을 창업한 이 회장이 지분 100%를 가진 개인회사다. 이 회장은 제이엘씨파트너스를 투자사로 활용하고 있다. 설립 첫해 NHN의 보통주 183만8600주(9.4%)를 취득해 3대 주주가 됐다.
이듬해에는 크레센도가 만든 프레스토 제6호에 투자했다. 제이엘씨파트너스의 초기 투자금은 70억원이다. 그 후 HPSP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보유한 프레스토 제6호의 장부금액이 갈수록 불어나고 있다. 2022년 말에는 장부가를 약 520억원으로 설정했다.
지난해 HPSP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지분가치가 더 커졌다. 작년 4월 25일에는 주당 1만9980원으로 최근 1년래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점차 상승세를 나타냈다. 올 2월 14일에는 6만3900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그 후 일부 하락했지만 이달 22일 종가는 5만2700원으로 여전히 작년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이 회장이 HPSP 투자금을 회수하기까지 장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펀드 무한책임사원(GP)인 크레센도가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장기 투자를 계획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및 IB업계에 따르면 크레센도는 HPSP 투자 당시 펀드 만기를 10년으로 정했다. 또 LP들과의 협의를 거쳐 펀드 만기를 연장하는 방안도 가능한 만큼 투자 기간을 더 늘리는 것도 저울질하고 있다.
펀드 만기 연장은 특정 LP가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고 GP, LP 전원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구조다. 이 회장이 투자금 회수를 위해 펀드를 청산하고 싶다고 해도 이 회장이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 회장의 역할이 제한적이라는 점도 지적된다. 통상 전략적투자자(SI)의 경우 PEF와 동반 투자하면서 우선매수권을 확보한다. 하지만 이 회장의 경우 별도로 우선매수권을 갖고 있지 않은 상태로 전해진다.

이 회장과 더불어 프레스토 제6호에 출자한 곳은 HB그룹 계열사다. HB그룹은 이 회장이나 한미반도체보다 스포트라이트를 더 받지는 못했지만 상대적으로 적극적인 투자에 나섰다.
우선 HB솔루션과 HB테크놀러지가 프레스토 6호의 지분을 각각 12.55%, 11.98% 갖고 있다. 이달 공시한 2023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HB솔루션과 HB테크놀러지가 설정한 프레스토 제6호 장부가는 지난해 말 기준 각각 1263억원, 1206억원이다.
HB그룹은 다른 계열사를 통해서도 HPSP에 투자했다. 문흥렬 HB그룹 회장과 그의 가족이 지분 100%를 보유한 HB콥을 활용했다. HB콥은 HPSP가 상장되기 직전인 2021년 지분 2.66%를 80억원에 매입했다.
그 후 2022년 상장이 이뤄진 이후에도 주식을 매각하지 않았다. 2022년 말 장부가는 236억원으로 증가했다. 아직 지난해 감사보고서는 나오지 않았다. 아직도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면 큰 폭의 장부가 상향이 이뤄졌을 것으로 관측된다.
HB그룹은 벤처캐피탈(VC) HB인베스트먼트를 통해서도 HPSP에 투자했다. 당시 HB인베스트먼트는 '2021 HB 반도체 세컨더리 투자조합'을 내세웠다. 이 투자조합의 최대 LP는 HB테크놀러지로 지분율은 66.74%다. 2021년 6월 프레스토 제6호가 보유하던 구주 일부를 인수했다.
HB인베스트먼트는 HPSP가 2022년 상장한 뒤 일부 지분을 장내매도했고 작년 상반기에 투자금을 회수했다. 당시 HB인베스트먼트는 머니 멀티플(배수) 4배를 상회하는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그 후로도 HPSP의 주가는 지속적으로 상승추세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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