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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R&D 인사이더스]난이도 높은 CNS서 길 찾은 비보존, 비결은 '다중 타깃'①자체 플랫폼 보유, 설립 18년차에 신약 확보…넥스트는 파킨슨

김혜선 기자공개 2025-04-30 07:34:14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8일 08시4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설립 18년차. 유수의 제약사들과 비교하면 짧은 업력의 제약사 비보존. 설립 후 시간들은 국산 38호 신약 어나프라주를 탄생시킨 기간이기도 하다. 블루오션으로 꼽히는 중추신경계(CNS) 시장에 타진한 결과물을 냈다.

하지만 단순히 CNS 진출에 대한 성공으로만 볼 순 없다. 기존 단일 타깃을 넘어 다중 타깃 플랫폼이라는 차별화를 통해 이른바 '미끼 타깃 접근법'을 구현했다.

이 같은 기술을 바탕으로 비보존은 넥스트도 '다중 타깃'을 점찍었다. 약물 중독 치료제인 'VVZ-2471'과 파킨슨병 치료제 'VVZ-3416'이 중심이다.

◇'미끼 타겟 접근법'으로 국산 38호 신약 탄생

CNS는 비보존의 정체성과 다름없다. 2008년 여타 제약사들과 비교해 다소 늦은 설립에도 목표는 원대했다. 다국적 거대 제약사와 경쟁 및 협력할 수 있는 창조적 테크놀로지로 무장한 한국의 거대 제약사를 창출하는 것. 뇌신경질환 중심의 연구를 시작한 건 이에 대한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서였다.

CNS 질환은 중추신경계를 구성하는 뇌·척수의 구조 또는 기능에 영향을 미쳐 발생하는 질환이다. 환자 모집도 어렵고 개발 사례도 많지 않아 해당 치료제 영역은 블루오션이다.

(사진=비보존)

비보존이 CNS 시장에서 경쟁력으로 내세울 수 있던 배경은 다중 타깃 기반의 플랫폼 기술에 있다. 멀티 타깃 기전 설계 방식인 '다중 타깃 약물' 개발 방식을 채택하며 기존 단일 중심 신약 개발과 달리 여러 생물학적 목표를 동시에 작용하는 시너지를 냈다.

더 나아가 비보존은 '미끼 타깃 접근법(Bait-Target Approach)'이라는 기술을 활용했다. 이는 주요 목표물에 우선적으로 결합시키면서 동시에 다른 기능적 타깃도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이다. 쉽게 말해 하나의 목표물을 미끼로 설정하면서 이외의 다른 목표물이 나타나는지 알아내는 방식이다.

단일 타깃보다 복잡한 과정을 겪어야 했지만 급기야 비보존은 'VVZ-149'라는 물질을 발굴했다. 말초에서 중추로의 통증 전달을 촉진시키는 GlyT2를 차단시키는 물질을 미끼로 확보하고 동시에 통증 신호를 전달하는 타깃 중 하나인 5HT2a를 억제하는 최종 물질이다.

다중 타깃을 기반으로 한 VVZ-149의 가능성을 보며 개발을 이어온 끝에 비보존은 국산 38호 신약 '어나프라주'를 탄생시켰다. GlyT2와 5HT2a 두 개의 수용체를 동시에 제어했고 중추와 말초 신경 모두로의 통증 신호 전달을 억제하는 데 성공했다. 이에 작년 말 주사제형으로의 비마약성 치료제 개발을 완료했다.

◇차별점은 개발 전략, 후속 파이프라인 공동연구 계획

어나프라주의 탄생까지 이끈 비보존의 다중 타깃 플랫폼은 미충족 의료수요가 큰 영역까지 뻗어나갈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중추신경계 전반에 작용하는 다양한 기전을 조절할 수 있어 진통 효과뿐만 아니라 다수의 물질을 발굴해낼 수 있다.

비보존의 넥스트도 이와 연관된다. 특히 그 중심에는 약물 중독 치료제인 'VVZ-2471'과 파킨슨병 치료제 'VVZ-3416'이 있다.

우선 'VVZ-2471'은 가장 개발 속도가 빠르다. 경구용 비마약성 진통제로 VVZ-149와 호흡을 맞추며 개발을 진행한 물질이다. 현재 국내 임상 2상 단계에 있으며 연내 환자 모집을 완료한다는 구체적인 목표도 제시했다.

국내로 국한된 연구개발에도 차별점을 뒀다. VVZ-2471을 미국에서 약물 중독 치료제로 개발도 실행하며 투트랙 전략을 내보였다. 동물모델 실험에서 중독과 불안증 등 신경병증성 통증에서도 효능이 확인됐고 마약 문제가 심각한 미국을 공략하기로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비용 측면에서의 계획도 구상했다. 비교적 더 많은 자금이 투입되는 미국 임상은 현지 파트너사를 선정해 공동 개발을 추진하기 위한 논의도 진행 중이다.

비보존 R&D의 중심인 연구소를 이끄는 최대규 부소장은 "국내에서도 마약에 대한 심각성이 대두되고 있지만 실제로 국내 마약 환자를 모집하는 일은 쉽지 않다"라며 "미국은 마약 등 약물 중독 환자들이 비교적 많아 미국 현지 대학교 연구진들과의 공동 개발을 추진하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다중 타깃 플랫폼 기술로 다양한 중추신경계 치료제로 뻗어나갈 수 있다는 또 다른 가능성을 보였다는 점도 주목할 지점이다. 이중 타깃인 VVZ-149와 VVZ-2471에서 나아가 총 3개의 타깃을 동시에 조절하는 VVZ-3416 개발에 나서면서다.

VVZ-3416은 퇴행성 중추신경계 질환을 적응증으로 하는 다중 타깃 기반 신약 후보 물질이다. 파킨슨병과 노인성 치매 등 주요 퇴행성 질환을 대상으로 전임상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데 파킨슨병 동물 모델에서 질환 예방과 진행 억제 효과를 확인했다.

다만 VVZ-3416은 삼중 타깃으로 하는 만큼 자금과 인력 등 개발 체력에 대한 고심이 있다. 비보존은 비공개 중추신경계 적응증을 포함한 여러 프로젝트에서도 효과를 확인했으며 이를 배경으로 글로벌 제약사와의 공동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다.

최 부소장은 "신경퇴행성 질환의 치료제는 수요가 큰 시장이지만 현재는 증상 완화 수준에 머물러 있다"라며 "특히 파킨슨병 치료제의 경우에는 하나의 타겟만으로 개발에 성공하기는 어려워 비보존이 보유한 플랫폼 기술은 확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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