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지주사 전환 전략 점검]지주사 전환 단초 된 SBI그룹 동맹 강화①풋옵션 분쟁, 금융사 M&A '해결사'…SBI홀딩스, 지분 20% 확대 예고하며 SI 정면 등판
김영은 기자공개 2025-05-02 11:15:21
[편집자주]
교보생명의 지주사 전환 작업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구원투수로 나선 SBI그룹의 지원을 바탕으로 신창재 회장과 재무적 투자자들간의 풋옵션 분쟁이 해소되며 물꼬를 텄다. 더불어 국내 1위 저축은행인 SBI저축은행 인수를 단행하며 지주사로서의 경쟁력도 확보했다. 교보생명은 주주총회 특별 결의를 시작으로 금융지주사 인가 신청 등을 거쳐 2026년까지 지주 출범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더벨이 교보생명의 지주사 전환 전략의 면면과 남아있는 과제를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9일 16시18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본계 금융그룹인 SBI홀딩스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지지부진했던 교보생명의 지주사 전환에 속도가 붙고 있다. 교보생명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재무적투자자(FI)와의 풋옵션 분쟁에 막혀 작업 추진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던 데다 생보사를 제외하고는 경쟁력 있는 금융 자회사가 없어 지주 출범 효과에 대한 의문도 컸다.SBI홀딩스는 교보생명의 풋옵션 분쟁과 금융사 M&A의 해결사로 나서며 걸림돌을 치워나갔다. 과거 협업 파트너 정도였던 두 기업은 한층 강화한 지분 동맹으로 시너지 제고에 힘쓰고 있다. 우호 지분 확보와 함께 국내 1위 저축은행인 SBI저축은행을 자회사로 안게된 교보생명은 내년까지 지주 출범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지주사 전환 걸림돌 '풋옵션 분쟁, 빈약한 포트폴리오' 해결
교보생명이 지주사 전환 계획을 공식화한 건 2023년이다. 이듬해까지 출범을 목표로 계획을 세웠으나 신 회장의 풋옵션 분쟁에 부딪혀 사실상 추진은 이루어지지 못했다. 지주사 전환을 위해서는 출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는 특별결의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2대주주였던 어피니티 컨소시엄과의 풋옵션 분쟁이 고조되며 진행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SBI홀딩스가 교보생명의 우군으로 전면 등장하며 상황은 달라졌다. SBI그룹은 지난 3월 어피니티의 교보생명 보유 지분 9.05%를 매입해 풋옵션 분쟁을 해소하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 이후 신 회장이 SPC(특수목적법인)를 통해 싱가포르투자청(GIC) 지분 4.5%를 매입하며 두 주주는 국제중재소송(ICC)을 공식 취하하며 풋옵션 분쟁이 종결 수순에 접어들었다. 아직 IMM PE, EQT 등 일부 FI가 남아있긴 하지만 현재 신 회장의 직접 보유 지분(39.11%) 및 우호 세력 지분 총합은 53.28%로 과반을 넘고 있다.
SBI홀딩스는 교보생명의 금융사 M&A에도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교보생명은 앞서 지주사 전환 계획을 발표했으나 생명보험 빼고는 경쟁력 있는 계열사가 전무해 추가적인 금융사 인수 없이는 지주 출범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생보사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손보사 인수를 최우선으로 고려했으나 시장에 마땅한 매물이 없는 상황이었다.
교보생명은 SBI홀딩스의 한국 금융 계열사이자 국내 1위 저축은행인 SBI저축은행의 지분을 인수하며 포트폴리오 다각화 및 지주로서의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 다만 교보생명의 SBI저축은행 인수는 완전자회사 편입이 아닌 지주사로서의 체급을 키우기 위한 최소 요건을 충족하는 선에서 이뤄졌다. 교보생명은 50%+1주를 인수해 SBI저축은행의 대주주 자격을 획득하지만 수익 및 가치 변동에 따른 이익 지분인 경제적 권리의 70%는 여전히 SBI홀딩스가 보유하도록 구조를 짰다.

◇SBI, 협업 파트너→전략적 투자자로
SBI홀딩스가 교보생명의 SI로 나서며 지주사 전환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SBI홀딩스는 교보생명의 현재 보유 지분 9.3%에서 추가로 지분 매입을 통해 보유 지분을 20%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향후 SBI그룹은 교보생명을 그룹의 지분법적용회사로 편입해 실적을 연결 재무제표에 반영할 뿐 아니라 경영에도 상당한 관여가 가능한 입지로 올라선다.
SBI홀딩스는 캐나다 온타리오교직원연금(OTTP)와 라이프인베스터가 보유한 교보생명 지분 7.62%와 2.30%를 사들일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교보생명 지분은 신 회장 및 특수관계인(46.19%·SPC 몫 포함), SBI그룹(20%), IMM PE·EQT(10.46%), 코세어캐피탈(9.79%) 등으로 재편된다. SBI홀딩스가 추가 지분 확보에 성공한다면 교보생명의 지배구조도 한층 안정적인 구조를 가지게 된다.
과거 교보생명과 다방면에서 협업하며 관계를 쌓아온 SBI홀딩스는 교보생명의 전략적 투자자로 전면에 나서고 있다. 지분 동맹을 통해 일시적인 프로젝트성 파트너가 아닌 장기적 경영 전략을 공유하는 관계로 확장하며 결속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교보생명과 SBI그룹은 2007년부터 전략적 협력 관계를 이어오며 다양한 금융 분야에서 협업해왔다. 과거 우리금융 인수 추진, 제3인터넷은행 설립 논의, 디지털 금융 협력 등 주요 사업에서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지난해 7월에는 토큰증권 발행 등 디지털 금융 분야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하며 협력 범위를 확대했다.
두 기업은 오너 일가끼리도 사이가 돈독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신 회장과 기타오 요시타가 SBI그룹 회장은 지속적으로 만남을 이어오고 있다. 더불어 신 회장의 차남 인 신중현 교보라이프플래닛 디지털전략실장은 교보생명 계열사에서 본격적인 경영 수업을 시작하기 전 SBI홀딩스 계열사인 SBI스미신넷뱅크와 SBI손해보험 등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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