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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캐피탈 "관리보수율 2%로 높여달라" 대펀제도, 협회 차원 대응책 마련..IFRS, 저축은행처럼 일정기간 유예

이상균 기자공개 2012-01-17 14:51:14

이 기사는 2012년 01월 17일 14: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다수의 벤처캐피탈들이 투자조합의 관리보수율을 인상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현재 벤처캐피탈의 관리보수율은 1% 중후반대 수준. 유한책임투자자(LP)의 출자 규모가 늘어나면서 2.5%이던 관리보수율이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통상 해외 조합의 관리보수율이 2.0%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관리보수율이 벤처캐피탈의 수익과 직결되는 것을 감안하면 벤처캐피탈이 느끼는 체감온도는 더 높을 수밖에 없다.

국제회계기준(IFRS) 적용과 대표펀드매니저(이하 대펀) 제도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많았다. 향후 업계의 판도를 좌우할 만한 초대형 이슈인 만큼 업계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GP 트랙레코드 충분치 않아 LP와 협상력 떨어져

머니투데이더벨은 31개 벤처캐피탈 대표 및 임직원, 심사역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이중 국내 무한책임투자자(GP)의 적정 관리보수율을 묻는 질문에 대해 54.5%가 "2.0% 이상"이라고 답했다. "2.5% 이상"이라고 답한 9.1%의 응답자까지 합치면 63.6%의 응답자가 현재의 관리보수율에 불만이 많다는 결론이 나온다.

A 벤처캐피탈 대표는 "현재의 관리보수율에 대해 할 말이 많지만 갑인 LP에게 불만을 제기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아직 국내 GP들의 트랙레코드(track record)도 충분치 않아 협상 여력도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국내 LP들은 정부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선뜻 관리보수율 인상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최근 정책금융공사와 국민연금이 관리보수율을 인하한 것도 감사원 지적이 한몫을 했다. 대신, LP들은 반대급부로 성과보수율 인상을 제시하고 있다. 기존 내부기준수익률(IRR) 8% 이상 초과수익의 20%를 성과보수로 지급했지만 최근에는 초과수익의 30%로 10%포인트 높이는 정책금융공사의 공고가 나오기도 했다. 적극적인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조합 약정액이 아닌 투자자산 잔액 기준으로 관리보수를 지급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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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 대펀 제도 완화 '부정적'

향후 수년간 업계의 최대 관심사로 꼽히는 것이 대표펀드매니저 제도다. 펀드레이징(fund raising) 증가로 운용 조합이 늘어났지만 조합을 대표할만한 경력을 지닌 심사역이 부족한 상황이다. 가장 큰 책임은 벤처캐피탈에 있다. 자체적으로 인력을 양성하기 보다는 다른 벤처캐피탈에서 심사역을 빼오는 데만 열을 올렸다. 단기적인 성과에 급급해 장기 투자를 게을리 한 셈이다.

해외에서는 대펀 제도를 찾아볼 수가 없다. 3~4명으로 이뤄진 키맨(key man)제도가 보편화 된지 오래다. 실전에서 투자를 담당하는 심사역 위주로 팀을 꾸려 여러 개의 조합을 맡기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LP들도 공감하고 있다. 대펀이 투자를 총괄하고 책임만 질 뿐, 모든 딜 소싱을 혼자서 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국내 LP들은 복지부동이다. 여러 명의 키맨을 관리하기 보다는 1명의 대펀을 관리하는 대펀제도를 더 선호한다. 과거의 관습에 젖어 변화를 거부하고 있다. 시시각각으로 변화하는 최전방 투자 일선의 목소리를 제도가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현재의 대펀 제도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의 34.8%가 "한국벤처캐피탈협회 차원에서 실무팀을 만들어 LP들과 협상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제도 변화에 대한 필요성은 인식하지만 칼자루를 쥐고 있는 LP들과의 직접 협상하기보다 벤처캐피탈협회를 통해 조직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응답자의 30.4%는 "현행 제도를 유지해야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LP들이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내는 상황에서 제도 완화는 힘들다는 것이다. 향후 대펀 제도 완화가 결코 쉽지만은 않을 것이란 전망이 가능해진다.

이 외에도 "1개 조합만 맡을 수 있는 대펀의 기준을 조합 규모로 바꿔야 한다", "GP에게 대펀의 해임 및 교체에 대한 융통성 부여", "대펀의 조합 의무투자비율을 현행 60~70%에서 40% 수준으로 완화", "타 조합의 공동 운용을 허용하되 운용 조합을 매칭해서 투자하도록 하자", "사람 중심의 LLC(유한책임회사)를 확대", "스틱인베스트먼트처럼 모회사의 지분을 분배해 주인의식을 갖게 하고 그 파트너 들이 대펀을 맞는 구조로 변화" 등의 주장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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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처럼 IFRS 적용 유예가 최상의 시나리오

IFRS 적용에 대해서도 각양각색의 의견이 나왔다. 대펀 제도와 마찬가지로 신중론이 주를 이뤘다. "공청회를 개최하는 등 업계 의견을 최대한 수렴하자"는 응답자가 47.8%나 됐다. B 벤처캐피탈 대표는 "벤처캐피탈협회가 업계의 의견을 모아 가장 현실적이고 타당한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저축은행처럼 일정기간 IFRS 적용을 유예받아야 한다"는 의견도 30.4%에 달했다. 사실 업계에서 바라는 최상의 시나리오이지만 성공을 점칠 수 없다는 게 문제다. C 벤처캐피탈 대표는 "2조원이 채 안 되는 벤처투자 시장의 민원을 금융당국이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라며 "사실 업계의 로비력이 뛰어난 편도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현실을 인식한 탓인지 투자현장에서 변화를 주문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상환전환우선주를 대체할 금융상품을 개발"해야 한다"는 의견이 21.7%로 집계됐다. 금융당국의 변화를 기대하기 보다는 현장에서 대응책 마련이 먼저라는 주장이다. 벤처캐피탈의 한 심사역은 "2012년 상반기 중 상법개정에 따라 다양한 금융상품이 나올 것"이라며 "이중 상환전환우선주의 대안이 될 만한 금융상품을 발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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