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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힌드라, 금융권 크레딧라인 거절했나 문제는 '돈' 투자비 등 절실..대주주 지원의지 '의문'

김장환 기자공개 2012-06-22 09:30:01

이 기사는 2012년 06월 22일 09: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문제는 '돈'이다. 쌍용차가 마힌드라그룹을 만나 중장기전략을 세운 것까지는 좋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필요한 자금을 과연 어떻게 마련할 수 있을지 아직까지 의문이다.

일단 쌍용차는 마힌드라그룹을 만나 많은 이점을 누리고 있다. 마힌드라의 유통라인을 활용해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규시장 진출의 발판을 마련한 것이 대표적이다. 모처럼 3000억 원대 대규모 투자 계획(소형CUV차량 및 신형 엔진 개발)도 제시했다. 2014년 '손익분기점'으로 거론되는 16만 대 판매 생산 목표를 넘기는 것도 불가능한 꿈은 아닐 것이란 긍정적 전망도 나온다. 마힌드라그룹이란 모기업을 만난 덕에 이전과는 달리 확실한 목표점을 두고 달리게 된 셈이다.

그러나 마힌드라그룹은 정작 쌍용차가 필요한 '자금' 지원에서만큼은 유독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쌍용차는 "향후 투자비를 자체적으로 조달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이를 부정적으로 본다. 내년 말까지는 순이익을 내기 어려울 것이고, 또 쌓여있는 현금 수준을 봐서는 앞으로 투자비를 감당하기에 벅찰 것이란 지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마힌드라그룹은 쌍용차에 자금 지원 의지가 정말 있는지 조차 업계의 의문을 사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쌍용차의 금융권 크레디트라인 개설 제안에 신용보강 조차도 선뜻 나서주지 않는다는 말이 나오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금융권 '크레디트라인' 제공 '러브콜'..마힌드라 거절로 '무산'?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쌍용차는 외국계 은행들로부터 크레디트라인(대출한도)을 제공하겠다는 '러브콜'을 빈번하게 받고 있다. 일단 1조 원대 한도를 설정해 줄 테니 앞으로 자신들과 거래를 트자는 요청이다.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곳은 글로벌시티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이다.

쌍용차에 외국계 은행의 접촉이 유독 많아진 것은 기본 적으로 현재 모기업이 마힌드라그룹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인도에 거점을 가진 마힌드라그룹은 이미 외국 여러 거래선들과 전략적 제휴를 맺어 놓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 쌍용차가 매출면에서 안정성을 점차 찾아가고 있고, 인도 및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해외 신흥시장 진출을 서둘러 선언하고 있다는 점도 한 몫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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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쌍용차는 기존 금융권 대출을 받기 위해서 신규로 대출 한도를 설정해야 하는 상태였다. 현재 산업은행과 맺어진 약정이 있지만 기업회생절차 과정에서 약속한 300억 원 수준의 한도가 전부다. 기업회생절차를 졸업한 기업의 경우 신규 법인 대우를 받고 새롭게 한도 심사를 거친다. 현재 재무구조 및 수익성을 봤을 때는 신규 설정 한도가 턱없이 낮을 가능성도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외국계 은행들이 내민 손을 붙잡으면 안정적으로 투자자금 조달처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는 이점이 있다. 조달 금리가 다소 높을 수도 있지만 국내 금융권에서 신규 대출 한도가 어느 정도일지 불확실하다는 점을 봐서는 결코 거절할만한 사안이 아니다.

그러나 마힌드라그룹이 외국계 금융권의 요청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쌍용차의 해외 금융권과 거래선 계약은 무기한 미뤄진 상태인 것으로 전해진다. 외국계 은행들은 거래를 트기 위한 기본 조건으로 모기업의 '지급보증'을 요구하고 있지만, 마힌드라그룹에서 이를 거절하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마힌드라그룹이 쌍용차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약간의 상환 '리스크'조차도 짊어지기 싫다는 의미가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마힌드라그룹이 쌍용차에 정말 투자 의지가 있는 것인지 의문이라는 평도 이어진다. 자금을 스스로 확보하겠다는 자신감 보다는, 혹시라도 향후 대신 갚아줘야 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는 해석이 밑바탕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해 쌍용차 측은 "기업회생절차를 벗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금융권과 거래를 트기 위해서는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며 "아직까지 해외, 국내 어느 금융기관에서도 특별한 접촉이 없었다"는 공식입장을 밝히고 있다.

투자비 절박, 마힌드라는 '묵묵부답'..지원 의지 '의문'

어쨌든 쌍용차가 미래 수익성 확보를 위해 향후 투자비가 절실한 것은 사실이다. 당장 올해 계획된 소형CUV 및 신형 엔진 개발에 3000억 원이 필요하고, 인도에 렉스턴 CKD(조립생산) 공장(연간 30만 대)도 지을 예정이다. 2013년까지 5개 차종 개선모델, 2016년까지 4개 신규차종 개발을 계획하고 있어 향후 수조 원대 투자비 마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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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는 이를 바탕으로 2013년까지 판매 16만 대, 매출 4조 원 실현을 달성하는 중기 전략 목표인 'Promise 2013'을 세웠다. 업계에서는 16만 대를 쌍용차의 손익분기점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쌍용차의 판매량은 11만4000대다. 또 2016년까지는 판매 30만 대, 매출 7조 원을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경쟁력 있는 제품 개발이 절대적이다. 또 내수시장 판매율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만큼 글로벌 시장 판매확대가 수반돼야 한다. 결국 투자재원 확보가 절박하지만 당장 쌍용차는 가진 '돈'도 없고, 기업회생절차를 졸업한 후 아직까지 자생력에 한계도 있다. 마힌드라그룹의 절대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마힌드라그룹은 기본적으로 "쌍용차는 채무가 거의 없기 때문에 채권 발행 등을 통해서 투자 재원을 자체적으로 마련할 여력이 있다고 본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필요에 따라서 추가적인 투자재원을 지원하겠다는 언급도 있었지만 쌍용차의 부채비율이 빠르게 치솟는 등 재무구조가 악화되는 현 상황에서도 아무런 지원 약속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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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업계에서는 마힌드라의 말처럼 쌍용차가 채권시장에서 자금 조달을 하기 쉽지 않다는 지적을 내놓는다. 2006년 4월 상하이차가 대주주였던 시절에 쌍용차가 발행한 채권 신용등급은 'BBB-(안정적)'로 투자등급의 최하 수준이었다. 여기에 유상증자 등 방식이 가장 편리한 자금 마련이라는 말도 있지만 마힌드라의 지원 없이는 이 역시 불가능하다.

이를 보면 쌍용차가 자체적으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서는 금융권에 손을 벌리는 방법이 가장 현실적이다. 하지만 마힌드라그룹의 소극적 태도로 미뤄볼때 금융권에서 원활하게 투자비를 마련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쌍용차는 당장 단순 외상 물품 구입(매입채무)을 급격히 늘려 현금을 확보하는 부담스러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언젠가 자금압박에 부딪힐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국내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대출을 신청하면 그때 한도를 어느 정도로 잡을 지 평가가 필요하다"며 "마힌드라가 외국계 기업이기 때문에 국내 금융권에서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 신용도를 줄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현재 쌍용차의 재무상태 및 수익성 전망을 보면 대출한도를 크게 가져가기 위해서는 모기업의 지급보증이 필수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올해가 쌍용차에게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으로 보고 있다. 당장 순익은 못 내더라도 손익분기점 가까이는 다가가야 장밋빛 청사진이라도 그려볼 수 있다는 전망이다. 쌍용차 내부에서 최대 과제로 꼽히는 1900여 명의 근로자들의 복직 문제도 올 한해를 기점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 만약 마힌드라그룹의 적극적 지원만 있다면 쌍용차가 지니고 있는 많은 과제들의 해결책에 올해는 한걸음 다가갈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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